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4500만弗에 산 공장이 '신의 한수'…효성 "美서 GE·지멘스 넘겠다"___기업(효성중공업)
1.4조 투입한 울산GPS…"올해 이익 2000억 목표"___기업(SK가스)
영하 196도 버티는 高망간강…2조 새 먹거리 찾은 포스코___기업(POSCO홀딩스)
한일단조 "방산사업 확장…포탄 수출 주력"___기업(한일단조)
차바이오텍, 매출 1조원 돌파…해외 병원·세포 사업 성장___기업(차바이오텍)
4500만弗에 산 공장이 '신의 한수'…효성 "美서 GE·지멘스 넘겠다"
효성중공업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생산량을 두 배 늘려 현지 1위 변압기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 전력기기 호황이 1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내년까지 멤피스 공장의 변압기 생산량을 130대에서 200대로 53.5% 늘리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이 한 차례 더 증설에 나서 총생산량을 연 250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차례 증설에 투입되는 금액이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가정, 공장 등에 송전하기 전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역할을 하는 기기다. 대당 가격은 60억~200억원에 이른다.
효성중공업은 생산 품목을 차단기와 전압 안정화 장치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설계와 시공까지 맡는 전력기기 종합 솔루션 회사로 변신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제이슨 닐 효성중공업 미국 법인장은 “2년 안에 변압기 점유율 10%를 넘겨 지멘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을 제치고 미국 1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의 수주 잔량은 2030년까지 꽉 차 있다.
5년치 물량 납품하려 연일 특근…"설계·시공 능력 키워 수익성↑"
지난달 19일 찾은 미국 테네시 멤피스 거리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피스 빌딩도, 공장도 불이 꺼져 있긴 마찬가지였다. ‘스노 스톰’(눈 폭풍) 예고로 이날 도시 전체에 휴교·휴업령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곳에 터를 잡은 효성중공업 변압기 생산 공장만 다른 세상이었다. 이 공장에선 평소와 다름없이 작업자와 지게차, 이동형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10여 명은 50m 높이의 이동형 크레인으로 ‘부싱’(bushing·발전소에서 만든 고전압 전류를 변압기에 전달하는 장치)을 525㎸짜리 변압기 본체에 연결하느라 분주했다. 제이슨 닐 효성중공업 미국법인장은 “확보해 놓은 5년 치 물량을 제때 납품하기 위해 대다수 직원이 주말에도 특근을 한다”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이 지멘스와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제치고 2년 내 미국 1위 변압기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연 130대 수준인 변압기 생산량을 250대 이상으로 늘려 매출과 생산량 모두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연간 생산량(증설 후 150대)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닐 법인장은 “작년 기준 6% 정도인 미국 시장 점유율이 2년 안에 10%대로 상승할 것”이라며 “지멘스와 GE(10% 안팎)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빈말이 아니었다. 3만3000㎡(약 1만 평)에 달하는 멤피스 공장은 밀려드는 일감에 온갖 자재와 반제품으로 가득 찼다. 공장 밖에도 20m 높이의 변압기 탱크가 쌓여 있었다.
효성중공업의 ‘효자’가 된 멤피스 공장의 원래 주인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었다. 2020년 2월 4500만달러를 베팅한 효성 손에 넘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의 ‘관세 폭탄’을 피해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대당 1억원에 달하는 운송비를 줄이기 위한 결단이었다.
과감한 투자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에 ‘인공지능(AI) 붐’이 부른 신규 설치 수요가 더해져 변압기 ‘몸값’이 한껏 뛰어서다. 2020년 441억원이던 효성중공업 영업이익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625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영업이익은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1999년부터 미국 전력회사에 변압기를 납품해온 효성중공업의 실력 검증은 이미 끝난 상태다. 최근 미국 5대 전력회사 중 한 곳으로부터 가장 난도가 높은 765㎸ 변압기를 수주했을 정도다. 대당 150억원에 달하는 765㎸ 변압기를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회사는 효성뿐이다. 닐 법인장은 “경쟁사들은 초고압 변압기 관련 투자를 주저했지만 효성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했다.
향후 전망은 더 좋다. 트럼프 정부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전력을 늘리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발전소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확대하기로 해서다. 변압기는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필수품인 만큼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만큼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생산 품목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차단기와 전압 안정화 장치(statcom)도 생산해 멤피스 공장을 전력기기 종합 솔루션 사업장으로 키우기로 했다. 이철훈 미국법인 부공장장(상무)은 “여러 전력기기 제품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회사가 될 것”이라며 “설계와 시공까지 맡아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1.4조 투입한 울산GPS…"올해 이익 2000억 목표"
액화석유가스(LPG) 사업이 주력이던 SK가스가 액화천연가스(LNG)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2월부터 상업 가동한 발전소인 울산GPS가 올 들어 연착륙하면서다.
조승호 울산GPS 대표는 지난달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LNG 발전소 이용률을 높여 올해 2000억원대 세전이익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익은 모회사인 SK가스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2875억원)에 맞먹는다. 울산GPS의 이익 확대로 SK가스의 올해 영업이익도 뛸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가 제시한 이용률은 70% 수준이다. 국내 LNG 발전소의 지난해 평균 이용률(40.3%)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조 대표는 “LPG에서 쌓은 노하우로 처음 진출하는 LNG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울산GPS는 발전 용량이 1.2GW로, 연간 전력 생산량은 280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최신 발전소인 울산GPS가 이용률과 효율을 높인 데는 발전소의 ‘심장’으로 불리는 가스터빈(지멘스 제품)을 도입한 영향이 크다. 효율이 높다는 건 적은 연료를 투입해도 생산하는 전력량이 많다는 얘기다. 통상 효율이 1%포인트 올라가면 연간 연료를 1만5000t가량 절약할 수 있다.
울산GPS는 LNG와 LPG를 모두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 발전소다. 이에 따라 두 연료 중 실시간으로 저렴한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고, 2개의 가스터빈에 LNG와 LPG를 각각 따로 넣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국내 전력 가격을 낮추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행 제도상 3일 전에 신고한 LPG와 LNG 중 한 가지 연료로만 당일 전력을 생산해야 한다는 규제를 받고 있다. 이 규칙 사항이 원만하게 적용되면 보다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대표는 “앞으로는 수소 또는 암모니아를 혼소해 발전하는 청정수소발전의무화제도(CHPS)에도 입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하 196도 버티는 高망간강…2조 새 먹거리 찾은 포스코
지난달 26일 전남 광양제철소 공장에선 시뻘겋게 달궈진 쇳덩어리(슬래브)가 컨베이어 롤러 위로 흘러내렸다. 표면 온도는 1300도. 슬래브는 롤러를 지나며 밀가루 반죽처럼 점점 얇고 길게 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망간강(망간 함량 20% 이상)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과 저장에 특화된 소재로 태어난다. LNG를 저장·운반하려면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고망간강은 영하 196도까지 변형이 없다.

고망간강 상용화에 포스코가 본격 나섰다. 포스코가 만든 고망간강은 내마모성이 좋으면서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석이 붙지 않는 비자성(非磁性)을 띤다. 자기이상탐지기(MAD)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잠수함을 만들고, 초고전압 변압기 등 전력기기용으로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LNG운반선 및 저장탱크를 만드는 데엔 니켈이 9%가량 들어간 니켈강이 쓰인다. 니켈은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만 생산돼 t당 가격이 현재 1만5658달러(약 2287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반면 세계 곳곳에서 쉽게 채굴되는 망간은 t당 1950달러(약 285만원)에 그쳐 니켈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고망간강에 오래전부터 주목했지만 함량을 높일수록 부서지기 쉬워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5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니켈강보다 인성(파괴하는 힘에 대한 저항)과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에 버티는 저항)가 우수한 고망간강을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22년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극저온 화물·연료 선박용 국제 표준 소재로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제품으로 팔린 적은 아직 없다. 시장성을 높게 본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스코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한화오션 경영진을 설득했고, 한화오션은 2018년 LNG 연료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선박 36척에 고망간강 연료탱크를 적용했다.
포스코가 노리는 시장은 LNG운반선과 저장탱크다. LNG운반선은 척당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글로벌 LNG운반선 시장은 2023년 144억달러(약 21조원)에서 2030년 176억달러(약 25조74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NG운반선에서 화물창은 선가의 5~10%를 차지한다. 아직 고망간강을 적용해 화물창을 만든 LNG운반선은 없지만, 고망간강의 가격 경쟁력과 물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고망간강 LNG운반선 신규 발주는 시간문제라는 게 포스코 측의 계산이다. LNG운반선 화물창에 고망간강이 적용되면 포스코는 연간 약 2조원의 매출이 새로 생긴다.
육상 LNG 저장탱크엔 고망간강이 이미 적용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9년 준공한 광양 LNG 5호 저장탱크를 시작으로 6·7·8호 저장탱크에 고망간강을 넣었다. 포스코는 초대형 변압기, 선박용 발전기, 자기부상열차, 스텔스 잠수함 등을 다음 시장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시장이 가라앉은 상황이지만 새로운 고부가가치 철강 제품으로 시장을 뚫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일단조 "방산사업 확장…포탄 수출 주력"
국제 방산업계에선 앞으로 10년간 155㎜ 포탄 수요를 ‘1억 발’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첨단 무기가 아니라 재래식 무기인 155㎜포 위력이 재조명되면서다.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포탄 부족(shell crisis)에 시달리며 간신히 하루 2000발을 사용한 반면 러시아는 다섯 배인 1만 발을 쏟아부었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포탄 비축에 나서는 배경이다.

박정영 한일단조공업 대표는 3일 “155㎜ 포탄 수출을 추진 중”이라며 “추가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단조업은 ‘현대식 대장간’으로 불리는 산업으로 자동차·중장비·선박 등 기계산업의 부품 소재를 생산한다. 초기 설비투자액이 커 진입이 쉽지 않고 업력이 길수록 특화된 기술력이 축적되는 특징이 있다.
국내 최고령 단조회사로 1966년 설립된 한일단조는 자동차 부품인 액슬 샤프트와 155㎜ 포탄, 항공투하탄 등이 주력 제품이다.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구동축을 이루는 액슬 샤프트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80%로 1위다. 현대차의 1t 트럭 포터가 모두 한일단조의 액슬 샤프트를 쓰고 있다. 육군 60㎜ 박격포 포탄이나 현무에 투입되는 탄두구조체도 한일단조 제품이다. 폐기할 때까지 자동차 구동축이나 포탄이 깨져선 안 되는 만큼 한일단조가 제시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일단조는 방위사업 부문 성장에 힘입어 매년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매출은 1782억원으로 2020년(1383억원) 대비 28.8% 늘었다. 영업이익도 2021년 34억원 적자에서 박 대표 취임 첫해인 2022년 14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14개국에 수출 중이며, 수출이 전체 매출의 58.6%에 달한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상승한 원자재값에 맞춰 미국 거래처와 가격 협상이 잘 이뤄져 이익률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세계 방산 수요가 커지면서 올해 매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155㎜ 포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박 대표는 “세계적으로 비축 물량이 예상만큼 많지 않다”며 “첨단 무기에 비해 재래식 무기 비용이 저렴하고 전장에서 유용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력 제품인 항공투하탄(BL Mk8)도 태국과 브라질 등에 수출했다.
다만 기존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품에서 인도 업체가 급성장하며 경쟁이 가열되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한 해 매출이 6000억원에 달하는 라마크리슈나, 바라트 등이 인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미국 시장 등에서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어서다. 한일단조는 품질 대비 가격경 쟁력과 기술력으로 대응하고 있다. 박 대표는 “구동축에 투입되는 하이포이드 기어는 기술 수준이 높고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미국 다나에 적용하는 제품으로 앞으로 판매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관세 이슈에는 단가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1기 때도 관세 인상에 대응해 미국 자동차 벤더회사에서 단가 인상을 이끌어낸 만큼 이번에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바이오텍, 매출 1조원 돌파…해외 병원·세포 사업 성장
차바이오텍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1조450억원, 영업손실은 5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9.5% 증가한 수치로,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선 면역세포 및 줄기세포 보관, 유전체 분석,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사업 부문 등에서 매출이 늘었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호주의 병원 사업 호조, 싱가포르메디컬그룹의 연결 재무제표 편입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영업손실은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의 신사업 투자, 할리우드 차병원 신축 병동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증가, 호주 동부 지역 내 신규 클리닉 개점 등이 주요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는 “연구개발(R&D)에 본격적으로 투자해 CGT 조기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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