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머스크·베이조스 이어…'우주전쟁' 뛰어든 빌 게이츠___우주
한화에어로, 베트남도 접수…K9 앞세워 첫 방산 수출 초읽기___방산
유방암 ADC 신약 美서 시판 허가…차세대 표적항암제 경쟁 본격화___바이오
연 10조 美 시밀러 시장서 앞서간 삼성에피스___바이오
삼성중공업 올해 첫 수주…LNG운반선 3800억___기업(삼성중공업)
현대차그룹 삼형제, 작년 매출 337조 '사상 최대'___기업(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조직 개편…한국타이어 출신 포진___기업(한온시스템)
뇌 수술용 로봇 FDA 승인…고영 "17조 세계 시장 공략"___기업(고영)
선진뷰티사이언스 "에스티로더 협력사 등록…화장품 ODM 사업 속도")___기업(선진뷰티사이언스)
머스크·베이조스 이어…'우주전쟁' 뛰어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미니 스페이스X’로 불리는 민간 재사용 발사체 기업 스토크스페이스에 투자했다. 원전과 같은 에너지, 기후테크 등 다방면에 투자해온 게이츠 창업자의 첫 우주 포트폴리오다.
20일 스토크스페이스는 2억6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C 자금조달 라운드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게이츠 창업자의 첫 우주 분야 투자로, 그가 2016년 설립한 기후 전문 회사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가 주도했다. 우주항공 기술의 명문 미국 미시간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전문 투자 인큐베이터인 Y콤비네이터도 참여했다.
스토크스페이스는 재사용이 가능한 중형 로켓을 개발하는 민간 우주기업이다. 나스닥시장 상장사 로켓랩과 비슷하다. 최근 워싱턴주 모세스레이크에 있는 발사 시험대에서 1단 ‘제니스’ 엔진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능동 냉각 방식의 열 차폐체를 적용해 로켓 1단의 궤도를 변경하는 등 신속한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스토크스페이스는 이번 투자금을 중형 재사용 로켓 ‘노바’ 개발과 플로리다주 발사 시설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 로켓 엔지니어 출신인 앤디 랍사 스토크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궁극적으로는 여객기처럼 지상보다 공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로켓을 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우주 투자로 게이츠 창업자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한층 다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4세대 원전인 소듐고속냉각로(SFR) ‘나트륨’과 용융염원자로(MSR)를 개발하는 테라파워를 2008년 설립했다. 태양광을 집중시켜 산업용 열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헬리오젠과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제공하는 카본클린솔루션에도 투자했다. 이 밖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 유전자 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일루미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퀀텀스케이프 등이 게이츠 창업자의 주요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
게이츠 창업자가 우주에 투자한 건 우주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고 있어서다. 맥킨지에 따르면 발사체와 위성, 관련 서비스를 포괄하는 우주 경제 규모는 2035년 1조8000억달러(약 2611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영국의 우주 전문 투자 회사 세라핌스페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우주 스타트업들은 총 86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년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올해는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에어로, 베트남도 접수…K9 앞세워 첫 방산 수출 초읽기
K방산의 무대가 유럽과 중동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넓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가 조만간 베트남 군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계획대로 20~30문이 수출 길에 오르면 한화는 4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추가로 올리게 된다.
K방산, 베트남에 첫 수출 전망
20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베트남 정부와 K9 자주포 도입 시점 등 세부 조건에 대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K9 자주포 가격이 1문당 140억~200억원인 만큼 전체 수출 규모가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이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산 무기를 들여온 건 과거 퇴역 초계함을 무상으로 넘겨받은 게 전부다. 베트남 국방부는 2023년 2월 한국군 제7기동군단을 찾아 K9 자주포를 살펴보며 도입 여부를 저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장병들이 K9 자주포 조종·사격·정비 교육을 받으며 수출 논의가 탄력받았다.
베트남이 K9 자주포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무력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필리핀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전투기 12대를 올 상반기 도입하려는 것과 같은 이유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 등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남중국해 일대에는 해군과 공군이 주로 투입되지만, 중국과 국경이 맞닿은 베트남은 육군 전력 강화도 병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봉쇄에 나선 미국이 베트남에 손을 내민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인도 호주 일본 등과 함께 구성한 비공식 협의체인 ‘4자 안보대화’(쿼드) 멤버에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 국가가 군비를 증강하면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들도 K9 자주포에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계약이 성사되면 베트남은 K9 자주포를 쓰는 11번째 국가가 된다. 한화는 2001년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 루마니아 등에 K9 자주포를 수출했다. 나라마다 현재 운용하는 무기를 토대로 병력 체계와 작전 계획을 짜는 만큼 한 번 K9을 도입한 국가는 대개 추가 수입에 나선다. 2017년 K9 자주포 100문을 도입한 인도가 최근 100문 추가 구매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1300문가량 팔린 K9 자주포는 글로벌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55㎜ 탄약을 지속적으로 판매해 추가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9월부터 K9 자주포에 STX엔진이 만든 국산 엔진이 장착된 것도 수출국 다변화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독일 MTU의 엔진을 장착했을 때는 독일 정부 허가를 받아야 K9 자주포를 수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독일의 대(對)중동 무기 수출금지 방침으로 2020년 아랍에미리트 수출이 최종 단계에서 무산되기도 했다.
‘엔진 족쇄’에서 벗어난 한화가 노리는 다음 무대는 중동이다. 한화는 2022년 계약한 이집트 수출용 K9 자주포에 국산 엔진을 장착해 올해부터 양산에 나선다. 다른 중동 국가도 K9 자주포를 수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이 K방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며 “올해 방산 수주는 중동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방암 ADC 신약 美서 시판 허가…차세대 표적항암제 경쟁 본격화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 1위인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함께 두 번째 ADC를 승인받았다. 국내에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제약사 얀센과 함께 유사 계열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방암 ADC 신약 ‘다트로웨이’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일본에선 지난해 말 승인받았다.
FDA는 이 약을 특정 유전변이(호르몬 수용체 양성, HER2 음성)가 있는 유방암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이이찌산쿄는 미국에 있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2주 뒤부터 이 약을 처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약값은 월평균 4000만원 정도로 전해졌다.
한국 승인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 신청을 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독성이 강한 약물을 붙인 항암 신약이다. 유도탄처럼 암세포만 찾아가 공격해 ‘마법의 탄환’으로 불린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세계 1위 ADC 신약인 ‘엔허투’를 보유하고 있다. 엔허투는 2019년 유방암에 쓰도록 FDA 승인을 받은 뒤 4년 만인 2023년 연 매출 3조원을 넘었다. 첫 허가 후 치료 가능한 질환군을 확대하면서 폐암 위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이 약을 쓸 수 있다.
앞서 미국 길리어드가 TROP2 표적 ADC인 트로델비를 2021년 출시했지만 아직 기대할 만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치료 대상을 폐암 등으로 늘리기 위한 후속 연구에 잇따라 실패하면서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추격자’인 다트로웨이 시장을 넓히기 위해 폐암 등 20여 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연 매출 목표는 7조원에 이른다. 다만 다트로웨이도 약효 면에서 기존 화학항암제보다 압도적으로 생존율을 높이지 못한 것은 한계다. 후발 주자의 진입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의미다.
국내 바이오 기업 리가켐바이오는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2023년 TROP2 표적 ADC 후보물질인 ‘LCB84’ 기술을 얀센에 2조2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임상 1상 단계다. 미국 머크(MSD)는 중국 켈룬바이오텍이 보유한 TROP2 표적 ADC 후보물질을 도입해 공동개발하고 있다. 켈룬은 지난해 말 중국에서 해당 약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연 10조 美 시밀러 시장서 앞서간 삼성에피스
연간 글로벌 14조원 매출 규모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다음달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국내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동아에스티 등을 포함해 세계 7개 바이오 기업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인 피즈치바는 미국 의약품 유통 판로를 책임진 현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한 곳과 최근 계약을 따내 시장 선점에 우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바이오시밀러 회사인 산도즈의 리처드 세이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피즈치바의 미국 공급과 관련해 현지 PBM 한 곳과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미국 의약품 유통의 핵심 역할을 하는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협상하고 처방집에 등재될 의약품을 선정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선 암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미국 현지 판로를 뚫은 것이다.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는 미국 제약사 얀센이 개발한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면역 반응과 관련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12, 23의 활성을 억제한다. 바이오시밀러 회사들은 얀센 모회사인 미국 존슨앤드존슨과의 특허 합의에 따라 올해 총 7곳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 2023년 전 세계 10곳의 업체가 연간 21조원 규모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뛰어든 후 최대 규모의 쟁탈전이 펼쳐진 것이다. 지난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미국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미국 제약사 암젠이 이달 가장 먼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내놨고 다음달 아이슬란드 알보텍,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독일 프레제니우스카비, 인도 바이오콘 등 5곳이 잇따라 출시할 전망이다. 동아ST가 개발해 인도 인타스에 기술 수출한 이뮬도사는 오는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삼성의 피즈치바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아 동아ST의 이뮬도사(2024년 10월), 셀트리온의 스테키마(2024년 12월)보다 빨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해 적과의 협업도 불사했다. 피즈치바의 유럽 및 북미 판매를 오랜 경쟁자이자 바이오시밀러 강자인 산도즈에 맡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도즈 입장에서 굳이 경쟁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제품의 퀄리티와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직판 ‘번들링’ 전략 구사
셀트리온은 현지 파트너사 없이 직접 판매망을 구축해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특히 스테키마 출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서만 4종의 제품을 구축하게 됐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명가’로 입지도 다지고 제품 간 시너지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세계 유일의 자가 주사가 가능한 피하주사(SC)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를 미국에 출시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미국 대형병원에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개별 제품 단위가 아니라 제품군별로 대량 공급을 협상하는 ‘번들링(결합) 판매’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전망이 밝은 점도 국내 바이오업계에 호재다. 오리지널약 대비 20~30% 저렴하게 공급되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 정책이 예상된다. 지난해 FDA는 전년(5개)의 3배가 넘는, 역대 가장 많은 18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허가했다. 시장 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40.16%씩 성장해 2028년에는 약 10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올해 첫 수주…LNG운반선 3800억
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새해 첫 수주를 기록했다. 최근 LNG운반선의 시세 하락에도 시장가 대비 높은 약 3800억원에 수주 계약을 따냈다. 삼성중공업이 LNG운반선 건조 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은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1척을 3796억원에 수주했다고 20일 공시했다. 선박은 2027년 6월까지 건조를 마치고 인도할 예정이다.
조선업계에선 삼성중공업이 시장 평균가에 비해 높은 가격에 수주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리서치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LNG운반선의 평균 가격은 대당 2억5800만달러(약 3742억원)다. 삼성중공업 계약액은 평균 가격 대비 54억원(1.4%) 높다.
최근 시세 하락세는 중국 조선사들이 LNG운반선을 저가에 수주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일부 선종의 신조선가가 조정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월 이후 업황 회복기가 오면 본격적인 수주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뛰어난 선박 품질을 인정받아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경쟁에서 삼성중공업이 한 발짝 앞서 치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LNG운반선 수주잔량이 84척으로 늘어났다. 금액으로는 191억달러(약 27조7064억원)다.
현대차그룹 삼형제, 작년 매출 337조 '사상 최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 등 고부가가치 차종을 앞세워 2년 연속 300조원 매출을 넘어서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 추정치는 337조486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2023년(321조7264억원)보다 15조3222억원(4.8%) 많다.
현대차그룹 3사의 합산 매출은 중국 등 신흥국에서 판매가 급증한 2007년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12년 만인 2019년 20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300조원 달성까지는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차값이 비싼 제네시스와 SUV 등 고급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면서다.
기아의 지난해 매출은 106조8732억원으로 추정돼 사상 첫 1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영업이익도 2023년에 비해 10.1% 늘어난 12조7819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73조541억원, 영업이익 14조8326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보다 매출은 6.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 감소했다. 판매량(414만1791대)이 2023년에 비해 1.8%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는 북미와 유럽 지역 사후서비스(AS) 부문 성장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2% 증가한 2조87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온시스템, 조직 개편…한국타이어 출신 포진
세계 2위 자동차 열관리 부품 기업인 한온시스템이 지난 3일 한국앤컴퍼니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아시아·태평양, 중국, 미국, 유럽 등 네 곳에 지역 비즈니스 그룹을 신설한 게 골자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온시스템 조직 구조 개편 계획을 20일 발표했다. 다음달 1일 시행하는 개편안에 따라 그동안 글로벌 헤드쿼터가 갖고 있던 영업과 제품기획, 생산, 품질관리, 구매, 재무 기능은 4개 비즈니스 그룹에 이관된다. 지역별로 다른 시장 상황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4대 그룹장 중 세 곳은 한국타이어 출신이 맡는다. 현대자동차그룹 및 아태 비즈니스 그룹은 박정호 한온시스템 사장이 책임진다. 3일 한온시스템에 합류한 박 사장은 한국타이어 마케팅총괄 겸 경영혁신총괄 부사장 등을 지냈다. 유럽은 한국앤컴퍼니에서 미래전략실장을 지낸 서정호 부사장이 맡는다. 중국은 한국타이어 중국본부에서 전략기획담당 등으로 일한 박정수 전무가 임명됐다. 미주 지역은 한온시스템에서 글로벌 세일즈 그룹을 담당했던 브라이언 트루도 부사장 몫으로 배정됐다.
뇌 수술용 로봇 FDA 승인…고영 "17조 세계 시장 공략"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 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체 개발한 뇌 수술용 의료 로봇을 최종 승인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고영 주가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22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회사가 FDA 승인을 받은 의료 로봇은 ‘지니언트 크래니얼’로 국내 판매용 로봇인 ‘카이메로’의 글로벌 브랜드다. 환자의 의료 영상을 토대로 의사에게 수술 부위 위치와 경로를 안내하는 게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침대 부착형 광학 센서를 넣어 로봇의 위치와 자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 뇌전증 같은 고난도 수술을 할 때 소요 시간과 환자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고영은 반도체 검사에 쓰이는 3차원(3D) 납도포검사장비(SPI)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로 2011년부터 신사업으로 의료 로봇에 주목했다. 2016년 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판매 허가 승인을 받은 뒤 2020년 세브란스병원에 납품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서울대병원 등 전국 6개 대형 병원에서 500차례 이상의 수술에 활용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토대로 2023년 미국 현지 업체와 협업해 의료 로봇 FDA 승인 여부를 사전 검토했다.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는 미국 법인장을 맡아 현지 진출을 지휘했다. 당시 고 대표는 의료용 로봇에 대해 “반도체 검사장비 이후 고영을 책임질 새 먹거리”라고 설명했다.
고영은 FDA 승인을 계기로 해외 판로를 적극 개척할 방침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의료 로봇 시장 규모는 17조원으로 추산된다. 북미 비중은 약 62%며 뇌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보유 병원은 14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영 관계자는 “FDA 인증을 받으면 현지에서 곧바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어 회사 실적이 확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본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허가도 조속히 끝내 해외 매출을 늘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뷰티사이언스 "에스티로더 협력사 등록…화장품 ODM 사업 속도"
지난 17일 만난 이성호 선진뷰티사이언스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을 설명하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우선 이 회사는 화장품 원료업계 최초로 설립한 미국 지사가 올 2월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한다. 6월이면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230억원을 투자해 세운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공장이 본격 가동한다. 이 대표는 “소재부터 처방, ODM, 임상연구로 이어지는 뷰티케어 영역의 수직 통합 플랫폼 사업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1978년 선진화학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화장품에 특화된 소재를 생산해 50여 개국에 수출하는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샤넬, 로레알, 에스티로더, 에르메스, 루이비통뿐 아니라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가 설립한 어니스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조선미녀,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에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수출 제품을 생산하는 4만6000㎡(약 1만4000평) 규모의 장항공장은 인건비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다. 자외선 차단 소재, 미세입자 파우더(마이크로비드), 스킨케어 소재 등을 연간 1560억원가량 생산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수출 비중이 80%대로 고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2007년 ‘300만불 수출탑’을 달성한 뒤 2023년에 수출을 4026만달러로 늘렸다. 제조 역량을 강화한 덕에 수출이 급증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먼저 35m 높이인 스마트 팩토리 공장에서 중력을 이용한 직하형 수직 이송(톱다운 분체)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화장품 분체 이송 과정에서 막힘이 없어져 수율이 올라간다. 이 회사는 또 2019년 국내 화장품 소재 업체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를 무결점으로 통과해 글로벌 수준의 제조 공정과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아이레시피라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올리브영과 무신사, SSG에 입점했다. 이 대표는 “화장품 원료업계 최초로 미국 지사는 에스티로더 협력사로 등록돼 올해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며 “이를 발판으로 160조원 규모의 미국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항 ODM 공장을 가동하면 특히 미국에서 처방전 없이 소비자가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 시장에서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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