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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5.01.13.

by FROMA_W 2025. 1. 13.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유무상생(有無相生)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호불호는 필요없다. 거대한 파도가 온다. 그 파도를 타는 자와 바라보는 자로 나뉜다. 난 그저 트럼프의 파도에 올라탄다. 트럼프의 파도는 조선,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광, 전력기기이다. 좋은 종목은 많다. 공부하고 자신의 직감을 믿고 올라타라.

 

"트럼프 스톰은 위협 아닌 퀀텀점프 기회"___트럼프

2개월간 美 8개 도시 취재…韓언론 첫 필리조선소·SMR 공사현장 방문___트럼프

美해군, MRO·신규건조 빗장 풀땐…'350조 블루오션' 열린다___K조선

HD현대중공업도 분주…"美해군 MRO 대비 4번독 비운다"___K조선

"꿍꿍이 뭐냐" 말 나왔는데…한화의 1억달러 베팅 '잭팟' 되나___K조선

HD현대중공업, 6400억 페루 함정 착공___K조선

빅테크 격전지 된 '로봇 시뮬레이션'___로봇

JPM 3대 관전 포인트…ADC·비만약·AI 신약___바이오

딸기 재배·수확까지…'농업 로봇' 선보인 대동___기업(대동)

LG이노텍 "AI칩용 기판, 빅테크 러브콜 쇄도"___기업(LG이노텍)

현대모비스 "美생산 확 늘려 글로벌 브랜드 파워 키울 것"___기업(현대모비스)

韓·美 원자력 협력에 원전주 '들썩'___K원전

 


"트럼프 스톰은 위협 아닌 퀀텀점프 기회"

‘세계 최강 미국 해군의 심장’이란 명성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5개 독(dock·선박 건조장) 중 2번 독은 카페로 바뀌었고, 3번 독은 수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선박용 철강을 독까지 나르는 기찻길은 이제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이 됐다.

지난 6일 찾은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는 쇠락한 미국 조선산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선박이 들어선 독보다 비어 있는 독이 더 많았고, 배 만드는 사람보다 철거 인력이 더 많았다. 중국의 ‘해군 굴기’에 맞서 군함을 대폭 늘리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에 ‘SOS’를 친 이유다. 작년 말 이 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낡고 녹슨 독과 안벽 등을 새로 단장한 뒤 본격적인 선박 건조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전력기기 등 국내 주요 산업의 미국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수입품에 10% 보편관세 부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을 예고해 모두가 국내 기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실제 현장에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대표적인 게 조선 분야다. 중국에 맞서려면 해군력부터 복원해야 한다고 판단한 트럼프 차기 정부가 한국 조선업체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서다.

미국은 번스-톨리프슨 수정법에 따라 7함대 소속 함정을 제외한 다른 군함의 해외 건조와 유지·보수·정비(MRO) 위탁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예외를 두는 방안을 우리 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 352조원인 미국 해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선박 건조·MRO 분야를 한국 업체가 맡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필리조선소 인수로 미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 한화오션은 현지 일감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2기는 메가톤급 악재가 될 것’이라던 태양광·배터리·전기차 분야 전망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이 분야 최강자인 중국에 대한 제재가 강화돼 ‘넘버2’인 한국이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커져서다. OCI는 이런 판단에 미국 내 태양광 셀과 모듈 생산 공장 신·증설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와 현대차·기아는 당장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을 이겨내기 위해 각각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하이브리드카로 체력을 비축한 뒤 언젠가 본격화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2개월간 美 8개 도시 취재…韓언론 첫 필리조선소·SMR 공사현장 방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지난해 11월 6일 코스피지수는 0.52% 하락했다.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물리고 전기자동차와 반도체 보조금 등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을 쥐는 만큼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주력 산업이 코너에 몰릴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한쪽에선 트럼프 정부가 중국 제재 수위를 높여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긍정론을 폈다.


한국경제신문은 ‘트럼프 2.0 시대’의 불확실성에 우리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취재 대상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조선, 디스플레이·가전, 전선·전력, 태양광, 원자력발전 등 한국을 먹여 살리는 8대 산업이다. 하나같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생산시설과 판매법인을 뒀다. 미국 전역에 퍼진 취재 장소를 훑기 위해 기자들이 이동한 거리는 9만5824㎞에 달했다. 지구 둘레 두 배에 이르는 거리다.

한경은 한화오션이 지난달 인수한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국내 언론 최초로 다녀왔다. 산업 기반이 무너진 필리조선소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파견 직원을 심층 인터뷰했다. 와이오밍주 한 시골 마을에선 세계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의 선두 주자 테라파워가 짓고 있는 SMR 건립 현장을 최초로 방문해 이 회사에 지분을 투자한 ㈜SK가 그리는 에너지 시장의 미래를 들었다.

‘트럼프 2.0 시대는 재앙’이라던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현장은 예상과 달리 활력이 넘쳤다.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에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 텍사스 OCI홀딩스 태양광발전 단지와 모듈 생산 공장에선 희망을 봤다. 트럼프 당선인의 ‘석유 시대’ 회귀 선언에도 OCI와 한화솔루션은 “세계 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맞설 절호의 기회”라며 공장 증설과 합작사 건설에 분주했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공장과 LS전선 전선 공장은 인공지능(AI)이 불러온 ‘전기의 시대’를 만끽하고 있었다. 글로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반도체와 자동차업계도 찾아 트럼프 2.0 시대 전략을 들었다.
 

12일 울산 미포동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독(dock·선박건조장)에는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한국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다산정약용함이 있었다. 50m 떨어진 안벽엔 필리핀 정부에 건넬 초계함 두 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美해군, MRO·신규건조 빗장 풀땐…'350조 블루오션' 열린다

“선박 건조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을 때만 해도 국내 조선업계는 긴가민가했다. 한국 업체가 미국 선박을 건조하거나 수리하려면 미 군함 및 상선의 해외 건조 및 수리를 막는 번스-톨리프슨 수정법과 존스액트법부터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은 미국 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트럼프 당선인의 ‘립서비스’에 그칠 것이란 해석이 많았다. 허언이 아님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중국 ‘해군 굴기’에 맞설 유일한 방법은 한국 조선업체와의 협업이란 판단에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예외 조항을 두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어서다.

미 군함 건조·MRO 품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미국 정부와 양국 함정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 방사청은 이를 위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을 대상으로 협력 가능한 MRO·신규 건조 분야와 가용 인력, 독(dock·선박 건조장) 보유 여부 등을 실태조사했다. 미국은 이를 토대로 예외 조항 범위를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번스-톨리프슨 수정법에 따라 군함 해외 건조 및 수리를 금지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지키고 기술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다만 예외 조항이 있다. 국가 안보 관련 긴급 상황이거나 기술적 이유가 있을 때만 해외 건조 및 수리를 허용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6일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는 선박이 필요하지만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다른 나라에) 입찰하겠다”며 예외 적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언급은 사실상 국가 안보, 기술 부족 등 예외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됐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되면 연간 352조원에 달하는 미 해군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한국 몫으로 돌릴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을 뺀 이지스 구축함 신규 건조와 MRO 등 수조원의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외엔 대안 없다”

미국이 왜 한국을 조선 분야 파트너로 콕 집었는지는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을 보면 알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점유율은 중국 70.6%, 한국 16.7%, 일본 4.9%였다. 20위권 밖인 미국이 군비 경쟁을 벌이는 중국에 군함 건조·수리를 맡길 수는 없는 터. 일본은 일찌감치 조선업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력과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 몇몇 기업이 살아남아 미국 7함대 모항인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해군기지 인근에서 MRO를 하고 있지만 그 이상 일감을 수주할 여력이 없다.

한국은 다르다. 미국의 ‘혈맹’인 데다 기술력으로 따지면 세계 1위다. 시설 여유도 있다. 미국은 주력인 이지스 구축함을 1년에 1.6~1.8척 제작하지만, 한국은 세 척 이상 건조할 수 있다. 건조 가격도 미국의 절반 이하다. 납기도 잘 맞춘다. 이지스 구축함 외에 초계함, 호위함 등 여러 군함을 만든 경험이 있는 것도 강점이다.

미국이 당장 눈독을 들이는 건 군함 분야다. 중국에 밀리는 해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과 토머스 앤더슨 미 해군 함정프로그램 총괄책임자 등이 지난해 잇달아 방한해 국내 조선업체의 함정 생산 능력을 꼼꼼히 확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 국방부 보고서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중국의 해군 함정은 370척으로 미국(297척)보다 많다. 2000년만 해도 미국(318척)이 중국(110척)을 압도했지만 한순간에 역전됐다. 2035년에는 중국(475척)과 미국(317척)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

미국의 고민은 자체 시설만으로 함선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작년 4월 미 해군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제너럴다이내믹스일렉트릭보트와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즈가 함께 건조 중인 컬럼비아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은 12~16개월, 버지니아급 잠수함 4번 블록은 36개월 지연됐다. 동맹국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마리네트마린에 맡긴 호위함 신규 건조도 36개월 밀렸다.

상선 건조도 열리나

군함 외 상선 시장이 열릴지도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당장 급한 함정 건조·MRO는 한국에 맡기되 한국 조선업체에 미국 내 생산시설 구축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로선 미국 조선업을 재건해야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고용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진출을 위해 조선소 인수를 따져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과 달리 기술 인력 수천 명이 필요한 조선업은 미국 진출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함정 수주 등의 반대급부를 미국 정부가 요구할 가능성이 커 미국 투자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도 분주…"美해군 MRO 대비 4번독 비운다"

이곳에서 제작하는 함정과 잠수함은 모두 6척. 동시 건조 기준으로 세계 최고라고 HD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박용열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부문장(전무)은 “미국에서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할 수 있는 제너럴다이내믹스와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는 미 해군이 요구하는 연간 신조 건수(5척)에 한참 못 미치는 연 1.6~1.8척만 만들고 있다”며 “나머지는 한국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트럼프2.0 시대가 열리면서 조선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는 물론 신규 건조 시장까지 열릴 가능성이 커져서다. 미국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이 미국 현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거점을 확보한 것이라면, 함정 MRO는 미 해군 일감을 수주해 울산과 거제 조선소에서 처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별도 투자비가 들지 않는 데다 국내 조선소 주변에 잘 갖춰진 하도급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할 수 있는 미 해군의 MRO 물량은 7함대 군수지원함 35척뿐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수주한 MRO사업 역시 전투함이 아니라 군수지원함(월리시라)과 급유함(유콘)이 전부였다. 2023년 기준으로 7함대가 군수지원함 MRO에 쓴 돈은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였다.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한 척 수주 분량밖에 안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 척에 2000만~3000만달러에 불과한 군수지원함 MRO를 따내기 위해 세계 1, 2위 조선사가 독을 비울 수는 없는 일”이라며 “더 큰 일감을 따내기 위해 일단 군수지원함 MRO로 신뢰를 쌓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미 해군이 전투함 MRO부터 개방의 폭을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방문한 HD현대중공업은 MRO 수주를 위해 4번 독을 비우는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특수선사업부 독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서부 태평양과 인도양 등을 담당하는 미국 7함대는 제때 수리하지 못해 전투함 100여 척 중 30~40척 정도만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상황도 비슷하다. 2021년 10월 좌초한 핵 추진 공격 잠수함 코네티컷함은 20개월을 기다리다 겨우 수리에 들어갔는데, 수리 기간만 최소 31개월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수리 기간과 기술력 측면에서 MRO 경쟁국인 미국과 싱가포르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미 해군도 지난해 8월 월리시라 군수지원함 MRO를 맡은 한화오션의 실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전투함 신규 건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해당하는 이지스 구축함을 연간 3척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꿍꿍이 뭐냐" 말 나왔는데…한화의 1억달러 베팅 '잭팟' 되나

“조선소 콘셉트의 카페인 줄 알고 왔는데 진짜 조선소였네요.”

지난 6일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만난 관광객 캐롤리나 애보니는 “이곳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하루 4만 명이 일하는 세계 최고 조선소 중 하나였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 배 대신 큼지막한 카페와 어반아웃핏 같은 의류 스타트업들이 자리잡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조선업 쇠락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이런 낡은 조선소를 지난해 한화오션이 1억달러를 주고 인수했을 때 “꿍꿍이가 뭐냐”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트럼프2.0 시대가 열리면서 한화의 베팅은 ‘잭팟’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조선업 재건을 선언한 만큼 필리조선소에 상당한 일감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돼서다.

조선업 자립 불가능 판단에 韓에 SOS

미국은 1950년대 이전까지 조선업 1위 국가였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전국 50여 개 조선소를 통해 한 해 1000척 넘는 선박을 쏟아냈다. 독일의 잠수함 공격으로 미국~유럽 간 바닷길이 막히자 4년 동안 화물선 리버티선을 2710척이나 건조해 보급로를 확보하기도 했다.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해상운송법(존스액트)이 부메랑이 됐다. 미국 연안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메이드 인 USA’여야 하고, 선원도 75% 이상 미국인으로 고용해야 하는 규제에 하나둘 조선사업을 버리기 시작했다. 가격 경쟁력과 노동 숙련성이 일본 등에 밀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1983년부터 2013년까지 약 300개 조선소가 사라지면서 현재 미국에서 대형 상업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3개로 줄어들었다.

조 바이든 정부는 소규모 조선소를 보유한 12개 주에 각각 보조금 875만달러를 지원하고 국영 조선소 현대화를 위해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투자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발 빠르게 움직인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이 틈을 발 빠르게 비집고 들어갔다. 조선업 재건이 필요한 미국 상황을 감안할 때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인수한 필리조선소에 ‘한국 조선업 DNA’를 이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선 필리조선소 인수 금액에 맞먹는 1억달러가량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노후화한 플로팅 독(dock·선박건조장)과 안벽 중심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한국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시설을 갖춘 조선소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한국의 전문 인력 수십 명을 필리조선소에 파견해 ‘일대일 과외’도 하고 있다. 필리조선소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 500여 명 가운데 3년 이상 선박 건조 경험이 있는 숙련공이 100명을 밑돌아서다. 비싼 건조 비용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인건비가 워낙 비싼 데다 기초 기자재를 멕시코 등지에서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는 3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은 대당 3억달러(약 4350억원)에 달한다. 1500억원 이하로 건조할 수 있는 한국의 세 배 수준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내 하도급업체가 줄줄이 도산한 탓에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블록을 만들어 미국에서 조립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부품 해외 조달 금액이 선박 가격의 25%가 넘으면 ‘바이 아메리칸 액트’ 정책에 걸려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위해 일부 항목을 완화해줄 수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있다”며 “필리조선소가 한화오션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6400억 페루 함정 착공

HD현대중공업이 지난 10일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함정 4척의 착공식을 열었다고 12일 발표했다. 지난해 4월 6406억원에 수주한 중남미 최대 방산 수출 사업이 본격화했다.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는 3400t급 호위함 1척, 2200t급 원해경비함 1척, 1400t급 상륙함 2척 등 4척을 이날부터 건조해 2026년부터 순차로 페루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이 함정 설계, 기자재 공급, 공정 노하우를 지원하고 시마조선소가 건조한다. 이 사업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경쟁국을 제치고 기업과 정부가 ‘팀 코리아’를 이뤄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수주할 당시 페루 정부·해군으로부터 15년간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다. 향후 후속 함정 사업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HD현대중공업은 시마조선소 기술 인력 12명을 13일부터 2주간 울산대의 ‘조선해양공학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페루 조선업 역사에서 이번 착공식은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는 “K함정이 중남미에 진출하는 서막을 열었다”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빅테크 격전지 된 '로봇 시뮬레이션'

인공지능(AI) 분야 경쟁이 언어에서 ‘로봇 시뮬레이션’으로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 구글 네이버 등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을 이끌던 기업이 새로운 전장에서 맞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0일 폐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로봇 시뮬레이션 학습을 위한 종합 생태계를 선보였다. 로봇 시뮬레이션 학습은 가상 세계에서 로봇 동작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로봇을 실전에 배치하기에 앞서 가상 환경에서 모든 가능성을 시험하는 예행연습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 항공우주, 게임 등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

엔비디아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새로 공개한 월드파운데이션모델(WFM) 플랫폼 ‘코스모스’를 결합했다. WFM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설계된 대규모 AI 모델로 현실 환경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예측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공장의 로봇 운영 효율화와 휴머노이드 로봇 동작 구현을 위한 학습 데이터 세트 생성이 가능하다.

다른 국내외 빅테크도 로봇 시장을 노린다. 네이버는 공간지능 기술 플랫폼 ‘트윈XR’을 밀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발자 콘퍼런스 ‘단 2024’에서 공개된 트윈XR은 디지털 트윈 솔루션 ‘어라이크’를 기반으로 가상 공간에서 로봇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네이버는 신사옥 1784의 도우미 로봇 ‘루키’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현실 세계를 시뮬레이션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팀을 구성했다.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모델 ‘소라’ 개발을 주도한 팀 브룩스는 SNS를 통해 “구글 딥마인드는 세계를 시뮬레이션하는 대규모 생성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 시뮬레이션은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AGI는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춰 다양한 과제를 이해하는 범용 AI를 뜻한다. LLM은 언어 데이터 기반으로만 학습하다 보니 ‘컵이 넘어지면 물이 쏟아진다’와 같은 물리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약점이 있었다. 로봇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하면 현실 세계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AI에 효과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다.
 

JPM 3대 관전 포인트…ADC·비만약·AI 신약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행사 개막에 앞서 신약 기술이전,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빅딜이 잇달아 성사되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13일부터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1주일 앞두고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M&A 움직임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받을 분야로는 단연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가 꼽힌다. 일명 ‘유도탄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해 기존 화학요법의 부작용을 크게 줄일 차세대 항암제로 평가된다.

연초부터 ADC 분야에서 기술이전 계약이 쏟아졌다. 지난 8일 일본 주가이제약은 아라리스바이오텍으로부터 최대 1조원에 ADC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로슈는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로부터 최대 1조4000억원 규모로 ADC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신약 개발 기간,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인공지능(AI) 도입도 올해 행사의 주요 이슈다. 지난해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등장해 신약 개발 비전을 제시한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바이오네모’의 성과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성 AI는 십수 년이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해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리커전, 템퍼스 등 AI 신약 개발사들의 성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비만약 개발사의 연구개발 성과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선두 주자인 일라이릴리를 비롯해 로슈,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등 후발 주자의 발표가 이뤄진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등은 최근 심혈관 질환,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크게 주목받았다. 이번 행사에는 알약 형태 비만약으로 지난해 주목할 만한 임상 성과를 거둔 바이킹테라퓨틱스, 턴스파마슈티컬스 등이 참가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도 출격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완공된 ADC 생산시설과 오는 4월 완성되는 5공장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과 서진석 대표는 신약 개발 성과와 임상 계획을 공개한다.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공식 석상에 처음 나선다. 브릿지바이오, 클래시스, 휴젤 등도 공식 초청을 받아 발표에 나선다.
 

딸기 재배·수확까지…'농업 로봇' 선보인 대동

베테랑 농부의 손기술을 익힌 인공지능(AI) 로봇팔이 1㏊(1만㎡) 규모 딸기밭 사이를 가로지르며 사진을 찍는다. 사람이 “작황 상태를 분석해 줘”라고 말하자 AI가 딸기 숙성도, 꽃의 수정 등 밭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자체 계산한 81점이라는 결과값을 개선하는 것도 AI다. 러너(불필요한 가지) 제거, 적화(열매 솎기), 운반 등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끝마치면 점수가 93점으로 오른다.

국내 농기계 전문업체 대동이 지난 10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현장 부스에서 공개한 다기능 농업로봇 ‘AI 애그리 로봇’의 청사진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동은 5년 전 “농기계 기업을 넘어 농업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뒤 로봇과 정밀농업(최적 생육 및 환경 관리), 스마트팜 등 AI 농업 기술을 개발하는 데 매진했다. 올해는 다년간 닦은 AI 농업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기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CES에 참가했다.

이날 대동이 선보인 AI 애그리 로봇은 반년간 농부들이 딸기를 채집하는 손 모양을 딥러닝했다. 별도의 코딩 없이 작물 파종과 수확, 선별 전반을 아우르는 작업을 해낸다. 초보 농부도 간단한 말 몇 마디면 최적의 생육 상태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동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자체 자율운반로봇 상단에 이 로봇을 장착해 현장 검증을 할 예정”이라며 “특정 작물에 국한하지 않고 작업을 수행하도록 기술 역량을 확장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옆에는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AI 가정용 식물 재배기를 유심히 바라보는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세 칸으로 나뉜 이 재배기는 층마다 AI 카메라가 달려 있다. 씨앗 캡슐을 재배기에 넣으면 이 카메라가 스스로 품종을 인식한다. 이를 통해 온도와 습도, 조도, 배양액 등 각 품종에 맞는 환경 요소를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성장 상태를 토대로 수확 시기와 양을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 삼성전자 부스에 스마트홈 기기 중 하나로 전시됐다.

대동은 AI 재배기로 키운 식물의 영양 성분을 분석해 알려주는 기능을 서울대와 공동 개발 중이다. 특정 영양분을 늘린 기능성 식물을 재배하는 기술도 함께 선보여 농기계 위주의 기존 고객층을 일반 소비자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대동 관계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간 기능, 항비만, 항노화 분야에 탁월한 기능성 식물 7종을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며 “간 건강 개선에 탁월한 자체 지식재산권(IP) 품종 이고들빼기는 자사 카페 메뉴의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밀농업 서비스를 본격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대동은 지난해 1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쌀·콩 재배 농가 12곳을 대상으로 60㏊에 달하는 정밀농업 솔루션을 제공했다. 인근 지역 농가보다 비료량을 7% 줄이면서 쌀 수확량은 약 6.9% 늘리는 성과를 냈다. 2029년까지 농가 3만6500곳에 정밀농업 서비스를 공급할 방침이다.

대동은 또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을 적용한 무선통신(텔레매틱스) 서비스 ‘커넥티드’를 미국에 수출되는 중·대형 트랙터에 장착해 제품 차별화를 꾀한다. 커넥티드를 통해 미국의 농기계·농작업 데이터를 수집해 챗GPT에 기반한 정보 제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든 트랙터에 레벨4 자율 작업 기술도 적용한다. 특정 환경에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기존 3단계 기술과 달리 스스로 돌발 상황에 대처해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LG이노텍 "AI칩용 기판, 빅테크 러브콜 쇄도"

LG이노텍이 고성능·고밀도 칩 제조에 필요한 차세대 기판 패키징 기술인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를 적용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의미다.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유리기판은 올해 말부터 시제품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유리기판은 기존 소재로는 불가능한 첨단 기술을 구현해 줄 ‘꿈의 기판’으로 불린다.

문 CEO는 지난 8일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수 글로빅 빅테크와 개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FC-BGA를 조(兆)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2022년 FC-BGA 시장에 뛰어든 지 2년여 만에 초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고 양산에 들어간 것이다.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징 기술이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 주로 AI용 반도체에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인텔 퀄컴 브로드컴 같은 빅테크가 LG이노텍의 새로운 FC-BGA 고객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후지카메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FC-BGA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달러(약 11조6912억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약 23조9669억원)로 두 배 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 최대 강점으로는 높은 수율과 수익성을 꼽았다. 그는 “LG이노텍이 구축한 스마트 팩토리는 초기 투자비는 들지만 수율이 훨씬 높고 인건비가 적게 들어간다”며 “FC-BGA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등 외부 협력 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북 구미에 FC-BGA 생산 거점을 둔 LG이노텍은 구미 4공장을 AI·자동화 공정을 갖춘 ‘드림 팩토리’로 구축해 대형 고객사 모집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행보는 LG이노텍이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 제조사에서 반도체, 자동차, 로봇 등 미래 핵심 시장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정보기술(IT) 부품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FC-BGA를 이을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유리기판과 관련해 문 CEO는 “유리기판은 가야 하는 방향이고 많은 업체가 양산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상용화 일정 등에 맞춰) 유리기판 사업을 늦지 않게 준비 중”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이 세계 1위인 카메라모듈 사업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주요 휴머노이드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CEO는 “글로벌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으로 카메라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올해 CES 기조연설에 등장한 세계 주요 14개 휴머노이드 업체 중 절반 이상과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CEO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비해 베트남 멕시코 등의 해외 공장 활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감가상각이 끝나고 베트남 공장 증설이 올해 완료돼 가동되면 원가 경쟁력은 물론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 "美생산 확 늘려 글로벌 브랜드 파워 키울 것"

현대모비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기로 했다. 관세 장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악셀 마슈카 현대모비스 글로벌영업담당 부사장은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간담회를 열어 “새로운 정부가 북미 거점 생산을 강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생산 거점을 늘리고 협력사도 현지 조달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선 “아직 트럼프 정부가 제시한 명확한 규제 방침이 없어 최대한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모든 국가를 상대로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해 해외 제조업이 미국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마슈카 부사장은 현대모비스의 현대차·기아 의존도를 낮추고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파워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재차 강조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1월 인베스팅 데이에서 10% 안팎인 글로벌 매출 비중을 2033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10년간 CES에 참가해 다양한 고객사와의 네트워킹을 꾸준히 넓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브랜드에서 ‘현대’를 지우는 방안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모비스라는 기업을 글로벌 완성차 대상으로 알릴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2001년 10억달러에 불과하던 해외 수주 실적이 2023년 92억달러까지 뛰었고, 지난해도 예년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핵심은 기술 혁신이다. 마슈카 부사장은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가 매출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단순히 부품 회사가 아니라 테크 기업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메시지를 각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미국 모셔널과 합작 투자해 자율주행기술 레벨 4를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 외 시장을 대상으로 맞춤화 영업 전략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韓·美 원자력 협력에 원전주 '들썩'

국내 원자력발전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한·미 원자력 분야 협력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오르비텍은 지난 10일 13.28% 급등한 2260원에 마감했다. 오르비텍은 원전 시설과 방사성 폐기물 등을 관리하는 업체다. 발전용 기자재 기업 비에이치아이(10.45%), 체코 원전 수주전에 참여한 두산에너빌리티(6.21%)를 비롯해 비츠로테크(6.02%), 현대건설(5.34%), 우리기술(4.73%) 등도 이날 강세를 보였다.

비츠로테크는 한국수력원자력에 원전용 차단기를 납품한 이력이 있다. 현대건설은 원전 건설 경험이 있고 우리기술은 원전 감시제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에너지부 및 국무부는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을 체결했다. 양국이 원전 협력에 나서면서 올 3월 본계약을 앞둔 24조 규모 체코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 수주에 걸림돌로 여겨진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여서다. 체코 수주에 성공하면 관련 기업의 수출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회성 요인 외에도 당분간 원전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원전은 발전 효율이 높아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전력원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자국 회귀), 전기차 보급 확대 등도 발전 수요를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산업 내 전방위적 수혜가 기대된다”며 “두산에너빌리티, HD현대일렉트릭, 산일전기 등의 미국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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