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유무상생(有無相生)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비대면 플랫폼에 환자정보 연동 … 투약·검진 내역 한눈에
제네시스 美 최다 판매…현대차·기아 '실적 대박'
"애플·앤스로픽도 우리 AI칩 쓴다"…아마존, 엔비디아 천하에 도전
뉴로메카 "협동로봇 100% 국산화 성공"
'1박 80만원' 호텔 방 동났다…비수기에 특급 호황 누린 까닭
비대면 플랫폼에 환자정보 연동 … 투약·검진 내역 한눈에
정부의 의료 마이데이터 시스템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필두로 민간 업체에 연동된다.
그동안 막혀 있었던 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시장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주요 헬스케어 기업이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때 환자 기록 열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나만의닥터에 연동되는 의료 마이데이터는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공개한 ‘건강정보 고속도로’ 시스템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진료내역, 건강검진 이력), 건강보험심사평가원(투약 정보), 질병관리청(예방접종 이력), 의료기관 860곳의 데이터를 모은 것이다. 비대면 환자의 의료정보 제공 동의를 플랫폼에서 먼저 받고, 의사들은 관리페이지를 통해 정보 제공에 동의한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중 ‘적극해석’을 통해 나만의닥터에 기회를 처음으로 열어줬다. 대면 진료가 아니라 비대면 진료에서부터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나만의닥터 운영사인 메라키플레이스의 선재원 대표는 “그동안 비대면 진료 의사들로부터 환자의 이전 진료 기록을 볼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란 건의가 많았다”며 “비대면 진료의 한계로 꼽혀온 중복 진료, 동일 성분약 처방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선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이 사실상 막혀 있다. 환자들은 병원을 옮길 때마다 본인의 의료 정보를 CD로 따로 받거나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를 확인해 새 병원에 전달해야 한다. 과거 다른 병원에서 진행한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 상황도 흔했다.
정부로선 비대면 진료와 먼저 결합해 마이데이터 활용 성공 사례를 만들고, 비대면 진료 제도화 명분까지 쌓을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 접근성을 높여 환자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정보기술(IT)과 보건의료 분야를 결합한 신산업을 키우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른 플랫폼 업체의 규제 샌드박스 신청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의료 데이터 시장 선점 경쟁
주요 기업은 발 빠르게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에겐 약물 관리 서비스, 의료진에겐 중복 처방 방지 서비스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 사업을 위한 선도사업자로 카카오헬스케어를 선정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룰루메딕도 해외 병원을 이용할 때 개인 의료 정보를 조회,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내년 3월 개인 정보 전송 요구권 제도 시행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마이데이터 선도사업 지원 업체의 75%가 의료 분야였다. 그만큼 의료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기업이 많았다는 뜻이다. 진료 기록을 활용한 정말 진단이나 생활 습관 데이터를 결합한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신약 개발과 질병 예측 기술까지 활용 범위가 넓다.
한 헬스케어 업체 관계자는 “토스는 금융 마이데이터 사업 1년 만에 10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았다”며 “의료 마이데이터도 금융처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건의료 데이터 시장은 2033년 1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의료 정보가 워낙 민감한 만큼 상업적 활용을 우려하는 반대 여론도 있다. 민간 업체의 돈벌이에 개인 의료 정보가 이용돼선 안 된다는 논리다. 마이데이터가 환자만의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생성, 가공, 보관한 의사들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의사단체도 설득해야 한다. 현재 건강보험 관련 진료 정보는 건보공단 등이 보유하고 있지만, 비급여 항목의 진료 정보는 각 의료기관에 있다.
제네시스 美 최다 판매…현대차·기아 '실적 대박'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다. 10월(17.4%)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하이브리드카, 제네시스 등 수익성이 큰 차종 위주로 판매량이 늘어 현대차·기아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15만4118대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가 전년 대비 10% 증가한 8만4011대, 기아가 20% 늘어난 7만107대를 미국 시장에서 팔았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량은 8003대였다. 제네시스가 미국에 진출한 201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다 판매량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차종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두 회사는 지난달 친환경차를 1년 사이 78% 급증한 3만5529대 팔았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3.1%로 역대 최대로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86% 급증한 2만4296대로 집계됐다. 인기 차종인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카는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 양사의 전기차 판매 실적도 1년 전과 비교해 63%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효자 품목인 SUV의 순항도 이어졌다. 지난달 SUV와 카니발, 스타리아 등을 포함한 레저용차량(RV) 판매량은 11만5210대로 전체 차량 판매의 75%에 달했다. 지난달 두 회사가 미국에서 판 4대 차량 중 3대가 RV인 셈이다.
특히 지난달엔 대형 SUV인 기아 텔루라이드 판매가 크게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텔루라이드는 1년 전보다 31% 이상 늘어난 1만1568대가 팔리며 한 달에 1만 대 판매를 넘겼다. 통상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SUV는 투싼, 스포티지 등 준중형 차종으로 인식돼 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와 SUV는 같은 플랫폼의 내연기관 세단보다 20~30%가량 비싸고, 대형일수록 마진이 커진다”며 “고가의 제네시스도 월간 기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해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1월 원·달러 환율이 오른 점도 두 회사의 이익을 높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판매 비중이 큰 현대차와 기아는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영업이익이 2000억~3000억원가량 늘어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두 회사가 올해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는 3분기까지 매출 128조6075억원, 영업이익 11조4174억원을 기록했고, 기아는 80조3006억원의 매출과 9조950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현대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2조7000억원, 15조1000억원이었으며 기아는 매출 99조8000억원, 영업이익 1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애플·앤스로픽도 우리 AI칩 쓴다"…아마존, 엔비디아 천하에 도전
아마존이 새로운 멀티모달 인공지능(AI) 모델을 전격 공개했다. AI 챗봇에 특화된 경량형 모델부터 자사 최초의 영상 생성 AI 모델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신형 자체 AI 칩까지 공개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에 이르는 거대한 AI 제품군을 완성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호텔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2024’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사들은 많은 걸 원했고 우리가 자체적으로 선구적인 모델을 개발했다”며 새로운 대규모언어모델(LLM) ‘노바’ 시리즈를 공개했다. 첫 자체 생성형 AI 모델 ‘타이탄’을 출시한 지 1년8개월 만이다. 한국어를 포함해 200여 개 언어를 지원하는 노바는 AWS의 AI 개발 플랫폼 ‘베드록’에 적용된다.
노바 시리즈는 총 여섯 종류로 구성됐다. 먼저 ‘마이크로’는 텍스트만 처리할 수 있는 경량형 모델이다. ‘라이트’ ‘프로’ ‘프리미어’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다루는 멀티모달 모델이다. 이날 아마존은 각 모델의 구체적인 매개변수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오픈AI 챗GPT, 구글 제미나이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시 CEO는 “노바 라이트는 GPT-4o 미니와 견줘 19개 벤치마크 중 17개에서 동등하거나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아마존이 처음으로 내놓은 영상 생성 AI 모델 ‘노바 릴’이다. 노바 릴은 자연어 명령어를 입력하면 6초~2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어 준다. 마케팅과 광고 목적의 영상을 생성하는 데 탁월하다는 게 아마존의 설명이다. 여기에 워터마크와 콘텐츠 모더레이션 등 AI 윤리를 강조한 이미지 생성 모델 ‘노바 캔버스’도 선보였다.
이날 “클라우드 컴퓨팅의 원조 대부”라는 맷 가먼 AWS CEO의 소개와 함께 입장한 재시 CEO는 노바가 경쟁 업체 모델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속도는 빠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타사 주요 모델과 비교해 노바는 약 75% 더 저렴하다”며 “지연 시간 측면에서 가장 빠른 모델”이라고 했다.
아마존은 내년에 노바 시리즈를 AI 비서 형태로 한층 더 발전시킨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내년 1분기 대화형 AI 비서 모델인 ‘노바 스피치 투 스피치’를, 중반에는 텍스트·이미지·영상·음성 등 어떤 형태로 질문해도 모두 받을 수 있는 ‘노바 애니 투 애니’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규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오픈AI 구글 메타 등과의 경쟁에서 승부수를 던진 아마존은 새로운 AI 칩으로 엔비디아와의 정면 승부도 예고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AWS는 이날 신형 AI 칩 ‘트레이니엄 3’를 공개했다. 연산 성능을 직전 모델인 트레이니엄 2보다 40% 개선한 제품이다. 가먼 CEO는 “트레이니엄 3는 AWS가 3나노 공정에서 만드는 첫 번째 칩”이라며 “트레이니엄 2와 비교해 두 배 더 많은 컴퓨팅을 제공하고 효율성은 40%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리인벤트 행사에서 공개된 트레이니엄 2가 이날 정식 출시됐다. AWS는 전날 개막식인 ‘먼데이 나이트 라이브’ 행사에서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앤스로픽과 함께 트레이니엄 2 수십만 장이 들어간 초대형 클라우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레이니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톰 브라운 앤스로픽 공동창립자 겸 최고컴퓨팅책임자(CCO)는 “트레이니엄 2에서는 클로드 3.5 하이쿠 모델을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AWS는 이날 애플이 트레이니엄 2를 사용해 자체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훈련했다는 것을 처음 공개하며 자체 AI 칩 생태계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뉴로메카 "협동로봇 100% 국산화 성공"
4일 서울 성수동 뉴로메카 본사에서는 층마다 협동로봇 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1층 무인카페 코코플래닛에서는 주문과 동시에 협동로봇 인디가 아메리카노 한 잔을 30초 안에 뚝딱 만들어냈다. 5층 실험실에서는 로봇 옵티가 360도 회전을 하면서 위용을 뽐냈다. 옵티는 용접에 특화된 협동로봇으로 뉴로메카가 지난 6월 HD현대삼호에 12대를 공급했다. 옵티는 선박용 크레인을 통해 각 선박을 넘나들고 좁은 공간까지 파고들며 용접한다.
박종훈 뉴로메카 대표는 “일본 히타치 산업용 로봇보다 1분 이상 빠르면서도 전 구간 용접이 가능하다”며 “용접 품질이 정말 예쁘게 나오다보니 이달에 추가 수주까지 따냈다”며 웃어 보였다.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인 뉴로메카는 국내 대표적인 협동로봇 제조사다. 협동로봇이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이다. 치킨집 소상공인부터 공장 제조현장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하고 있다. 로봇 산업은 크게 플랫폼, 솔루션, 서비스, 부품 등 네 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박 대표는 “이 모든 영역을 다 제공할 수 있다는 게 뉴로메카의 최고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협동로봇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로봇 관절 구동장치)를 직접 만들고, 이를 토대로 로봇팔을 경북 포항 공장에서 제조한다. 특히 수입에 의존했던 감속기와 브레이크까지 100% 국산화에 성공한 로봇 ‘인디7’을 개발했다. 그 덕분에 로봇 생산비용이 기존보다 30% 줄어드는 등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뉴로메카의 경쟁력은 기계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각 산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로봇에 적용하고 판매한 뒤 사후관리 등 각종 서비스까지 전담한다. 지난달 30일 포스코에서 100억원 투자를 받는 성과도 발표했다.
카지노 DX에도 나섰다. 뉴로메카는 강원랜드에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을 구축했다. 사람이 하던 단순 반복 작업을 현금상자 운반 자율주행 로봇 등 뉴로메카 로봇이 대체한다. 현금상자 수거 카트 무게는 평균 200~250㎏에 달해 그동안 직원들이 3인 1조로 운반해야 했다. 박 대표는 “강원랜드에서 성공하면 국내 다른 카지노뿐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중견·중소기업, 특히 뿌리산업 인력난 해결책은 결국 로봇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신념이다. 그는 “중소기업 제조 현장 생산성을 높이려면 로봇 도입 등 DX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텍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자신의 박사 논문을 사업화하기 위해 2013년 뉴로메카를 창업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사상 최대인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로봇 산업 특성상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에 흑자 전환, 내후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해 로보틱스 전문 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박 80만원' 호텔 방 동났다…비수기에 특급 호황 누린 까닭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의 지난 10월 평균 객실단가(ADR)가 80만원 후반까지 치솟았다. 2015년 이 호텔이 문을 연 이후 가장 높은 ADR을 찍었다. 지난해 ADR은 60만원 선이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성수기, 비수기가 따로 없을 만큼 요즘 객실 판매가 잘 된다”고 했다.
국내 호텔들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 더해 내국인까지 몰려들고 있어서다. 요금을 높여도 객실점유율(OCC)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호텔의 ‘슈퍼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OCC는 80% 안팎에 달했다. 11월은 연말 성수기 이전에 잠시 ‘쉬어가는 달’로 통하는데, 성수기 못지않게 객실이 팔렸다. 포시즌스와 웨스틴조선호텔의 OCC가 각각 88%를 기록했고 신라호텔은 85% 수준이었다. 초호화 스위트 객실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만실이었다. 객실이 1000개 이상이어서 여간해선 OCC 70%를 넘기기 어려운 소공동 롯데호텔과 서울 외곽에 있는 워커힐호텔도 각각 75%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런 높은 점유율이 최근 가파른 숙박가 상승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서울 신천동 시그니엘은 10~11월 ADR을 연초 대비 20%가량 올렸는데 OCC는 80%를 웃돌았다. 럭셔리 호텔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서울드래곤시티호텔 또한 지난해 15만원 정도이던 ADR을 올 들어 약 17만원으로 올렸는데 80% 이상의 객실을 꾸준히 판매했다. 올 들어 ADR을 3만원가량 올린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의 OCC는 지난달 95%에 달했다.
호텔 ADR 상승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다. 올 들어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374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해인 2019년의 94% 수준을 회복했다. K팝, K푸드 등 ‘한류’에 원화가치 하락까지 겹친 영향이다.
소비력이 큰 북미와 중동 관광객 수요가 호텔 ADR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방한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5%였다. 이 비중은 올 들어 29%로 떨어졌다. 10월까지 중국인 399만 명이 방문했는데,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79.8% 수준이다.
반면 북미 등 미주 관광객은 2019년의 112%, 중동은 115%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앞질렀다. 한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 저가 단체 패키지 관광객이 확 줄고 여행객 국적이 다변화하면서 객실료가 높아졌다”고 했다.
내국인의 호텔 이용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본격 해제된 작년부터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폭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증가폭이 빠르게 둔화했다. 1월 27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0월 238만 명으로 떨어졌다. 특히 4분기 들어 달러뿐 아니라 엔화까지 강세로 돌아서 환율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해외여행을 계획했던 사람 중 일부가 국내 ‘호캉스’로 방향을 튼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BC카드, 신한카드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내국인의 호텔 소비액은 약 5783억원으로 2019년 연간 소비액(5280억원)을 뛰어넘었다. 2023년 사상 최대치(6337억원)도 넘어설 기세다.
호텔 실적은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 롯데호텔 워커힐호텔 서울드래곤시티호텔 등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했고,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매출 증가율은 19.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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