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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4.10.21.

by FROMA_W 2024. 10. 21.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유무상생(有無相生)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변화하는 세상을 느끼는 것이 참 좋다. 
 

 

르네 마그리트

조선사 새 먹거리 떠오른 해양 플랜트

그린플러스 "호주·중동 스마트팜 시장 개척"

원전 확보 나선 빅테크…전력 ETF '훨훨'

넷플릭스 올 63% 상승…2002년 상장 후 역대 최고가

KT, '통신 대장주' SKT 넘본다

 

 


르네 마그리트

벨기에 출신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는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낯익은 존재들을 재구성한 그림을 통해 보는 이의 허를 찌르고자 했다. 밤의 거리 위에 대낮의 하늘이 펼쳐진 그의 ‘빛의 제국’ 연작이 단적인 예다. 이를 통해 그는 관람객을 생각에 빠지도록 하고, 인간의 인지로 이해할 수 없는 신비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터무니없는 상상이 담겨 있는데도 마그리트의 작품은 결코 우습거나 유치하지 않다. 철학과 인문학적 통찰, 섬세한 상상력과 뛰어난 그림 실력을 모두 갖춘 덕분이다. “낮과 밤이 이렇게 동시에 존재한다는 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홀리게 한다. 나는 이런 힘을 시(詩)라고 부른다.”

작가 생전부터 인기 높았던 그의 작품은 갈수록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세계 양대 경매사 중 하나인 크리스티는 애틀랜틱레코드 공동창립자의 부인 미카 에르테군이 남긴 컬렉션을 오는 11월 미국 뉴욕에서 경매에 부친다. 그중 핵심이 1954년작 ‘빛의 제국’이다. 작품 추정가는 약 1300억원으로, 기존 기록이던 1961년작 빛의 제국(약 109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조선사 새 먹거리 떠오른 해양 플랜트

움직이는 생산기지’라고 불리는 부유식 해양 플랜트가 국내 조선업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심해 탐사·개발이 활발해지며 이와 관련한 특수선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하부 구조물(선체) 생산에 그친 과거와 달리 핵심 설비인 상부 구조물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SG홀딩스는 전날 싱가포르 다이나맥홀딩스 지분 3356만6200주(2.77%)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수를 통해 다이나맥 지분 총 26.1%를 확보했다. SG홀딩스는 한화오션이 다이나맥을 인수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지난 5월 SG홀딩스는 1158억원을 들여 싱가포르 조선사 케펠이 보유한 다이나맥 지분 23.9%를 인수했다. 이후 지난달 11일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지분 23.9%를 추가 확보해 지분율 50%를 넘기는 게 1차 목표다.

1990년 설립된 다이나맥홀딩스는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의 상부 구조물을 직접 설계한다. 정유 공장과 천연가스 액화 설비를 선박 위에 압축해 설치하는 역량을 갖췄다. 한화가 다이나맥 인수에 공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선박의 원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상부구조물이다. 선박 원가의 70%를 차지한다.

부유식 생산설비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치솟자 엑슨모빌, 셸 등 글로벌 에너지 업체가 심해 탐사·개발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심해 시추 과정에선 부유식 생산설비가 필수다. 설계 역량 부족은 국내 조선사의 최대 핸디캡으로 꼽힌다.

국내 조선사들은 해외 업체가 과점하는 석유·가스 생산설비 대신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암모니아로 개발 방향을 맞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최대 엔지니어링업체 KBR과 손잡고 암모니아 해양플랜트 기술을 개발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부터 부유식 SMR 바지선 개발에 나섰다. 부유식 해상 원자력발전선(FNPP) 시장을 선점하려는 조치다.
 
 

그린플러스 "호주·중동 스마트팜 시장 개척"

기후위기에 따른 농산물 수급 불균형과 저출생·청년 인구 이탈로 인한 농가 인력난 문제가 악화하면서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스마트팜이 떠올랐다. 스마트팜은 단순히 농경지 위에 비닐하우스를 얹어 놓는 온실이 아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해 농산물 생산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산업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그린플러스는 국내 스마트팜 시공능력 평가 1위 기업이다. 정순태 그린플러스 대표는 지난 18일 “스마트팜 설계·시공·운영 능력을 고루 갖춘 것이 경쟁력”이라며 “온도와 습도를 포함해 1600개 조건의 상관관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게 우리의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플러스는 1997년 공동대표인 박영환 대표가 창업했다. 알루미늄 압출 판매로 출발한 이 회사는 스마트팜 시공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정 대표는 “당시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알루미늄은 거의 네덜란드에서 수입해 왔다”며 “1999년 경북 구미 화훼단지에 알루미늄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린스마트의 경쟁력은 ‘업다운시스템’에 있다. 일반 농지에서는 작업자가 활동할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그린플러스 스마트팜은 재배 라인의 상하 이동이 가능해 한 줄을 올려놓고 옆줄을 수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 덕에 동일 면적에서 두 배 더 생산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업다운시스템은 세계 최초로 우리가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 덕분에 첨단 온실 전체를 재배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플러스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최근에는 호주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호주 퓨어그린과 253억원 규모 딸기 스마트팜 구축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 대표는 “4년 전 스마트팜 수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 교류하고 있었는데 그 회사가 망해 한 번 어그러졌다”며 “철수하지 않고 현지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호주에서 산불과 홍수가 잇따라 나면서 스마트팜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돼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퀸즐랜드주 정부에서 진행하는 스마트팜 단지뿐 아니라 퀸즐랜드대와 협력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린플러스는 호주에 이어 중동 등 적도 벨트 진출을 구상 중이다. 정 대표는 “지역과 품종에 맞는 최적의 생육 환경 조성을 위해 연구개발(R&D) 인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며 “적도 벨트의 스마트팜 시장이 팽창돼 수백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 시장에 최적화된 온도를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원 출신인 정 대표는 2016년부터 그린플러스 자회사 그린케이팜 이사로 합류했다. 창업주인 박 대표의 매제로 스마트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린플러스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약 388억원, 영업손실은 약 2억8000만원이다. 국내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원전 확보 나선 빅테크…전력 ETF '훨훨'

“미래 인공지능(AI)은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할 것이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전력 인프라가 AI산업 발전의 핵심 변수로 떠올라 관련 기업과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의 원자력발전소 확보 경쟁이 날로 치열해져 글로벌 원전 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최대 소형모듈원전(SMR) 업체인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18일 뉴욕증시에서 1.05% 오른 18.21달러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98.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샘 올트먼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오클로는 189.37% 급등했고, 미국 최대 원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도 34.25% 올랐다.

17일 아마존이 SMR 개발에 5억달러(약 685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도미니언에너지, 에너지노스웨스트, X-에너지에서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빅테크의 투자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자 주가에 불이 붙었다.

AI가 고도화하면서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자, 빅테크는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특히 원자력은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으면서도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 주목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빅테크들이 AI 개발 경쟁을 벌이면서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올해 393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1063T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브랜든 락사프스키 이사는 “올해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했고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가 합쳐지면서 원자력 발전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관련 주식을 담은 ETF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ETF’는 최근 한 달간 30.41% 올랐다. 이 ETF는 콘스텔레이션에너지를 비롯해 뉴스케일파워, 오클로, 버티브홀딩스 등을 담고 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ETF’와 ‘KOSEF 글로벌전력GRID인프라’도 각각 25.79%, 7.84% 상승했다.

핵연료의 재료인 우라늄에 베팅하는 글로벌 ETF 역시 이달 강세를 나타냈다. 우라늄 광산업체에 투자하는 ‘스프라우트 우라늄 광산업체 ETF’(URNM)는 10월 들어 12.4% 올랐다. 카메코(16.67%)와 카자흐스탄 국영 광산기업 카자톰프롬(12.95%) 등을 편입한 ETF다.

마켓워치는 “카자톰프롬은 시설 공사 지연과 황산 수급 문제로 내년 우라늄 생산 계획을 대폭 조정했다”며 “우라늄 공급이 줄어들면서 내년 우라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우라늄 가격은 2월 초 파운드당 106달러로 치솟았다가 3월부터 현재까지 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넷플릭스 올 63% 상승…2002년 상장 후 역대 최고가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 주가가 2002년 상장한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지난 18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11.09% 상승한 763.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63.05%에 달한다. 코로나19로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뒤 성장 둔화 우려로 주가가 급락한 2022년 5월과 대비하면 약 4배 올랐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3분기 기준 가입자 수가 전 분기보다 507만 명 증가한 2억8272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2억8215만 명)를 소폭 웃돌았다. 3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98억2500만달러(약 13조4553억원)와 5.4달러로, 월가의 추정치(매출 97억7000만달러, EPS 5.12달러)를 웃돌았다.

넷플릭스는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4.7%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넷플릭스의 전망에 대한 월가의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넷플릭스 목표주가를 740달러에서 800달러로 올려 잡았다. JP모간도 목표주가를 기존 750달러에서 850달러로 높였다.

투자회사 하그리브스랜스다운의 매트 브리츠먼 수석전략가는 “기존 미디어업계 경쟁사들은 손실을 보고 있어 추가로 투자를 집행할 여력이 없다”며 “반면 넷플릭스는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콘텐츠 제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T, '통신 대장주' SKT 넘본다

KT가 통신 대장주 SK텔레콤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올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연말 배당주 매력이 부각되면서 13여 년 만에 주가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지난해 말 2조원 넘게 차이 나던 양사 시가총액은 1조원대로 좁혀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지난 18일 장중 3.50% 올라 신고가(4만4300원)를 새로 썼다.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가다.

KT 주가는 창사 이후 첫 분기 배당 실시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가는 반년 사이에 27.5% 뛰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10.9%) LG유플러스(2.5%)를 압도했다. KT 시총은 이날 10조8100억원(41위)으로 SK텔레콤 12조712억원(36위)에 바짝 다가섰다.

외국인이 KT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결과다. 외국인의 KT 지분율은 연초 42.7%에서 현재 48.3%로 늘었다. 통신주 외국인 지분 취득 한도인 49%를 턱밑까지 채운 것이다. 외국인은 SK텔레콤(41%→42.5%) 비중을 다소 높인 반면 LG유플러스(38.5%→34.9%) 비중은 대폭 낮췄다.

다음달 공개될 3분기 실적을 계기로 통신 대장주 간판이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통신 3사 가운데 KT의 실적 개선세가 가장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KT의 영업이익은 46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15%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반영된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비용이 올해는 2분기 선반영되면서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SK텔레콤은 4.84% 늘어난 52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신사업 성장성이 부각되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며 “성공 시 주가가 20%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뫼의 눈물' 스웨덴의 변신…미래 해양기술 '두뇌'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서남쪽으로 약 470㎞ 떨어진 항구 도시 예테보리. 스웨덴의 통합 국책 연구기관인 RISE는 이곳에서 SSPA마리타임이라는 해양 솔루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설립 85년 차다.

테마파크처럼 긴 터널과 사다리처럼 가파른 계단을 지나면 플룸 라이드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 나타난다. 125명이 넘는 연구진이 수력학을 연구하기 위해 대형 수조 위에 유유자적 떠 있는 소형 선박을 활용하는 공간이다. 지난달 예테보리에서 만난 라르스 구스타프손 SSPA 영업장은 “조선업 강국이던 스웨덴은 이제 조선·해운의 지속 가능성과 회복력 있는 미래 해양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하는 산실”이라고 말했다.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은 20세기 조선업을 주름잡았다. 하지만 1990년 무렵 한국 일본 등 신흥 강자에 밀려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2002년엔 조선사 코쿰스가 최남단 항구 도시 말뫼에서 운영하던 조선소의 크레인을 단돈 1달러를 받고 현대중공업에 팔아넘기는 비운을 겪어야 했다.

당시 분해된 코쿰스 크레인이 배에 실려 스웨덴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슬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이는 ‘말뫼의 눈물’로 불리며 스웨덴 조선업의 쇠퇴를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그 이후 스웨덴은 절치부심했다. ‘제조업 기반은 내줬지만, 미래 해양 기술을 연구하는 세계의 두뇌가 되겠다’는 판단에서다.

그 중심엔 수력학, 해운, 선박 디지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SSPA가 있다. 최근 SSPA의 최대 관심사는 선박 위에 최신식 닻을 설치한 뒤 세찬 해상 바람을 이용해 연료를 절감하는 효과를 연구하는 풍력 추진 선박이다. 해상부유식 소형모듈원전(SMR)도 연구 과제 중 하나다.

소피아 베르너 책임연구원은 “현재까지 총 30대가량의 풍력 추진 선박이 건조됐고, 대부분이 SSPA의 연구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사우디가 CJ를 주목하는 이유

2016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발칵 뒤집어놓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K팝과 K드라마의 매력에 빠진 여대생 두 명이 감행한 ‘한국으로의 가출’이다. 사우디는 중동에서도 손꼽히는 폐쇄 국가다. 여성의 해외여행은 아버지, 남편 등 남성 후견인의 허락을 얻어야 가능하다. 법에 그렇게 돼 있다. 두 여대생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 아버지 휴대폰으로 몰래 여행 허가를 얻어 출국하는 일종의 ‘범죄’를 저질러 버렸다.

두 여대생의 '한국행' 그 이후

“대체 한국 음악과 드라마가 뭐길래….” 사우디 사회가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트위터에선 ‘한국으로 탈출한 두 사우디 소녀’를 뜻하는 아랍어 해시태그가 전 세계 트렌드 상위에 랭크됐다. 두 여대생의 한국행은 여행의 자유조차 누리지 못하는 사우디 여성 인권 문제를 세계에 다시 한번 환기하는 계기가 됐다.

사우디가 어떤 국가였나. 카페·레스토랑 등 공공장소에서는 음악조차 틀 수 없었다. 음악은 인간을 타락시킨다고 가르쳤다. 특히 타국 문화에 일절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그런데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조용히 커졌다. 두 여대생의 가출은 그런 변화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었다.

요즘 사우디 현지 분위기는 그때와는 판이하다고 한다. 올 1~7월 사우디 넷플릭스 TV 시리즈 주간 상위 10위권에 ‘눈물의 여왕’ ‘스위트홈’ 등 한국 콘텐츠가 무려 17개나 포함됐다. K컬처에 대한 관심도가 여느 나라 못지않다. 작년 10월 열린 ‘KCON 사우디아라비아 2023’엔 2만3000여 명의 팬이 찾아와 K팝 가수들의 공연을 만끽했다. 8년 전 두 여대생의 한국행 때 벌어진 논란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할 만하다.

"소프트파워 함께 키워보자"

급기야 사우디 정부까지 나서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류 확산에 기여한 대표 기업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을 지난달 초 리야드로 초청한 것. 이 회장은 관광부, 문화부 등 사우디 정부 부처 고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모두 사우디 국가개발계획인 ‘비전 2030’의 실행과 집행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비전 2030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로 국가 경제를 개방해 다각화하고 엔터테인먼트·관광 등 소프트파워를 육성하는 게 핵심이다.

사우디가 이 회장을 고대 문명 도시 알울라(AlUla)에 건설한 대규모 영화제작 스튜디오로 안내한 것도 주목된다. 자국 문화·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로 CJ그룹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와 CJ 간 미래 협력은 한류의 무한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중동은 아프리카와 함께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가 산업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약 6억 명이 사는 중동·북아프리카(MENA·Middle East North Africa)는 K엔터·푸드·뷰티가 주력인 기업들에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 있다. 이 시장 공략을 위해서도 엔터·미디어산업 육성에 대한 지원 의지가 큰 ‘중동의 맹주’ 격인 사우디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이 회장은 “CJ의 사업 노하우와 사우디의 문화 자원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한류 확산을 이끈 CJ가 사우디에서 어떤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지 벌써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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