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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4.09.09.

by FROMA_W 2024. 9. 10.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AI 선글라스·400g 미니 컴퓨터…'860조' 웨어러블 시장 열린다

김포공항에 '비행택시 환승센터' 들어선다

삼성SDI, 화재 예방 ESS로 '전기차 캐즘' 넘는다

SK어스온, 말레이시아 케타푸 광구 운영권 땄다

"AI로 맞춤 화장품 개발"…K뷰티 혁신의 산실 코스맥스

치폴레의 인재경영, 스타벅스에서도 통할까


AI 선글라스·400g 미니 컴퓨터…'860조' 웨어러블 시장 열린다

이탈리아의 안경 제조사 룩소티카는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6일 개막한 유럽 최대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4’에서 신개념 스마트 선글라스를 선보였다. 미국 빅테크 메타가 레이밴이라는 브랜드에 자사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한 선글라스다. 2021년 협업을 선언한 후 최신 버전을 이번에 공개한 것이다. 메타의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를 적용한 선글라스는 렌즈를 통해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거의 모든 것에 답을 내놨다. “저기 빨간색 건물이 뭐야” 같은 ‘자연어’(일상 언어)까지 알아듣는다. 안경에 달린 렌즈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도 가능하다. 페이스북 연동을 염두에 둔 메타의 전략이다.

올해 100주년을 맞은 IFA의 핵심은 ‘웨어러블 AI’로 집약됐다. 옷에 부착하거나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아주 작은 정보기술(IT) 기기에도 AI 기능이 들어갔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내놓은 ‘갤럭시 링’이 경쟁을 촉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기와 사람이 하나가 된다”

8일 전시장에서 만난 한 바이어는 IFA 출품작을 두고 “기기와 사람이 하나가 되는 진정한 웨어러블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가전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가 출현하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글라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2010년대 초반부터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증강현실(AR) 기능만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현재 산업용으로 대부분 전환했다”며 “메타의 레이밴 선글라스는 패션으로서 선글라스 기능을 잃지 않으면서 AI를 적용해 일상에서 쓸 수 있는 사용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플라우드는 챗GPT를 도입한 초소형 녹음기 ‘노트핀’을 공개했다. 무게 25g, 세로 5.1㎝, 가로 2.1㎝, 두께 1.1㎝에 불과해 새끼손가락 크기만 한 노트핀은 목걸이처럼 걸거나 브로치로 양복에 달 수 있다. 성능은 AI폰 못지않다. 녹음은 20시간 연속 가능하고, AI가 녹음 내용을 텍스트로 만들어 스마트폰에 저장한다. 가격은 169달러다.

‘국제가전박람회(IFA) 2024’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게임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 손에 들어온 게이밍 PC

전문가들은 IT 기업이 가전 범위를 ‘집’에서 ‘몸’으로 확장했다고 입을 모은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 집 안 가전을 하나로 연결하는 ‘AI 홈’을 넘어 소비자가 밖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IT 기기에도 AI를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브리지, 마켓리서치 등에 따르면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시장은 2031년 6438억달러(약 86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IFA 2024에서 ‘올해의 혁신상’을 받은 중국 테크노의 ‘포켓고’가 대표적이다. 조이스틱과 헤드셋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웬만한 최신형 컴퓨터 성능을 누릴 수 있다. 무게는 400g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나온 웨어러블 컴퓨터 중에선 가장 가볍다. 테크노 관계자는 “215인치 초대형 텔레비전을 6m 거리에서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며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스크린으로 선명하고 끊김 없이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신체 기능을 보완해준 제품도 눈에 띄었다. 일본 업체 비션(ViXion)은 사용자가 착용한 순간 근시·원시·노안 등에 맞춰 초점을 자동을 조정해주는 ‘비션01’을 선보였다. 에스토니아 헬스케어 기업 럭스사나트는 미주신경을 자극해 뇌 성능을 향상하는 헤드셋으로 관람객을 사로잡았다.

IFA 전시장에서는 갤럭시 링과 비슷한 웨어러블 링도 곳곳에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웨어러블 스타트업 서큘러는 심박수, 혈중 산소 농도, 칼로리 소모 등 일곱 가지 신체 활동을 측정하는 실버 재질의 서큘러링 슬림을 공개했다.
 
 

김포공항에 '비행택시 환승센터' 들어선다

2030년 서울 김포공항이 도심항공교통(UAM) 이착륙장과 버스 택시 지하철 등 복합환승 시설(조감도)이 연계된 최첨단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도쿄 하네다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처럼 모빌리티 중심의 미래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김포공항 일대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UAM 타고 김포공항에서 여의도로

서울시는 공항동 김포공항 일대(35만4000㎡)가 9일 ‘김포공항 도시재생 혁신지구’로 지정 고시된다고 8일 밝혔다.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공공이 사업 시행 주체가 돼 산업·상업·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개발사업이다.

지구 지정안에는 김포공항을 기존 공항 인프라와 UAM 이착륙장·S-BRT(간선급행버스) 등 신규 복합환승 시설과 연계한 모빌리티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확대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사업비는 2조9640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3만여 개 일자리와 약 4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포공항 혁신지구(전체 면적 35만㎡)는 크게 세 개 블록으로 나뉜다. 2030년 준공 예정인 1블록은 연면적 67만㎡의 복합환승 시설이 지어진다. 지하 2층~지상 1층에 택시, S-BRT, 지하철과 연계된 대중교통 환승시설이 들어선다. 지상 5~7층에는 UAM 이착륙장이 설치된다.

UAM은 김포공항~여의도 구간이 먼저 운항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이 노선을 UAM 2단계 실증노선으로 선정했다. 여의도공원엔 버티포트(이착륙장)가 연내 설치될 예정이다.

2033년 준공 예정인 2블록(연면적 24만㎡)은 항공 업무시설을 중심으로 교육과 상업, 창고시설 등이 설치된다. 연면적 28만㎡ 규모의 3블록도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할 예정이다. 오피스텔과 공공시설 등도 계획돼 있다.

서울시와 한국공항공사는 내년 기본계획, 2026년 건축설계, 2027년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차례로 착공한다.

지역민에게 개발이익 재투자

서울시는 민간사업자의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에서 나온 개발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포공항 일대에 공공·체육·보육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짓고 지역민을 위한 일자리도 창출한다. 공항 근처는 소음이 심하고 그동안 건축규제도 엄격하게 적용받았던 만큼 공공기여를 통해 지역 발전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포공항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상가와 오피스텔 임차료를 깎아준다. 공영주차장 이용료 할인 혜택도 제공할 방침이다. 혁신지구 입주 회사가 지역민을 우선 채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서울시는 “노후화로 침체한 공항 주변에 산업 클러스터와 기반 시설이 확충되면 보존과 개발이 공존하는 ‘2세대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포공항 혁신지구 개발사업은 2021년 말 국토부로부터 국가시범지구로 조건부 선정되면서 첫발을 뗐다. 지난해 6월 공공기관 사업타당성조사(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등 개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월엔 국토부가 발표한 공간혁신구역(화이트존)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용도와 건폐율, 용적률 등 건축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국토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지정·고시까지 이뤄져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시는 이번 지구 지정으로 사업비 투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사업시행자인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김포공항이 미래교통 허브이자 첨단산업 중심의 경제활력 도시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힘 있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 화재 예방 ESS로 '전기차 캐즘' 넘는다

삼성SDI가 화재를 예방하는 차세대 배터리를 앞세워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한다. 열 확산을 방지하는 기술을 접목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을 넘기겠다는 취지다.

삼성SDI는 9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에너지 전시회인 ‘RE+ 2024’에 참가한다고 8일 발표했다. RE+ 2024는 매년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청정에너지 전시회다. 삼성SDI는 이번 행사에서 ESS 전용 세 가지 신규 배터리를 선보인다.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고출력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이다. 모두 ESS에 들어가는 제품군이다.

삼성SDI는 특히 SBB 1.5에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화재를 예방하고 열 확산을 방지하는 모듈 내장형 직분사(EDI) 기술이다. SBB 내부에 화재가 발생하면 해당 배터리 셀이 들어간 모듈에 소화약제를 분사해 화재 확산을 막는 식이다. SBB는 20피트(ft) 크기의 컨테이너에 니켈 함유량을 대폭 높인 니켈·코발트·망간(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 관련 설비를 모두 장착한 ‘올인원’ 제품이다. 지난해 내놓은 1세대 제품보다 에너지 밀도를 37% 제고했다. 총용량은 5.26메가와트시(㎿h) 수준이다.

삼성SDI는 내년에 양산하는 UPS 전용 고출력 배터리도 출시한다. UPS용 배터리는 소재 개발을 통해 기존 제품 대비 랙당 출력을 40% 이상 향상했으며 설치 공간은 9분의 1로 줄이고 수명은 3배 이상 늘렸다. UPS는 데이터센터에서 정전으로 데이터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설치하는 전원 공급장치다.

삼성SDI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LFP 배터리 기술을 비롯해 RE100, 탄소발자국 인증, 폐배터리 재생 노력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와 전략도 소개할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속화하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 ESS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미국 등 글로벌 ESS 시장에서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력으로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어스온, 말레이시아 케타푸 광구 운영권 땄다

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이 말레이시아에서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 SK어스온은 2031년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어스온은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케타푸 광구 운영권을 낙찰받고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와 생산물 분배 계약을 맺었다고 8일 발표했다. 생산물 분배 계약은 회사가 탐사·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위험을 부담하고 원유·가스 생산 시 현지 정부와 생산물을 나눠 갖는 계약이다.

SK어스온은 계약에 따라 케타푸 광구 운영권과 지분 85%를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15%)은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소유의 석유개발회사(PSEP)가 갖는다. 이에 따라 케타푸 광구에서 나올 원유와 가스 생산량의 85%를 SK어스온이 소유한다.

케타푸 광구는 사라왁주 인근 해상의 미개발 광구 4개를 총칭하며, 2022년 SK어스온이 운영권을 따낸 ‘SK427’ 광구 권역 내에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지만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 SK어스온은 내년부터 두 광구의 자원 탐사에 나선다. 이후 개발 타당성 검증을 마친 뒤 이르면 2031년부터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SK어스온은 두 광구의 사업성이 이 회사 해외 자원 개발의 첫 성공 사례인 남중국해 ‘17/03 광구’(매장량 5000만 배럴)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7/03 광구는 SK어스온이 2015년 남중국해 해상 광구 개발에 착수한 뒤 8년 만인 지난해부터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이 덕분에 SK어스온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500억원가량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1983년 민간기업 최초로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선 SK어스온은 동남아시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에너지 자원 개발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AI로 맞춤 화장품 개발"…K뷰티 혁신의 산실 코스맥스

한국인 1000명을 기준으로 내 피부는 몇 등인지부터 피부 나이, 유형, 알맞은 화장품 성분과 원료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경기 성남 판교 코스맥스 연구혁신(R&I) 센터. 조형우 코스맥스 책임연구원은 기자에게 피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생태계) 채취를 권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기다란 면봉으로 얼굴 피부를 문질러 마이크로바이옴을 채취한 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면 개인별로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익균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확보한 피부 유익균은 3000여 개로,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할 수 있다.

2011년 판교에 둥지를 튼 코스맥스 R&I 센터는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1위 기업이자 ‘K뷰티 열풍’의 숨은 주역인 코스맥스의 심장부다. 이곳에 모인 연구원 1000명은 연간 8000개 이상 신제품을 개발한다.

연구개발(R&D) 아닌 ‘연구혁신’

코스맥스는 연 29억 개 화장품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ODM 회사다. 1992년 설립 후 국내 화장품산업 발전과 함께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코스맥스 매출은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코스맥스는 R&D 대신 R&I라는 용어를 쓴다. 11개국 R&I 센터 20여 곳에 연구 인력 4000여 명을 보유한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을 벤치마킹해 ‘혁신성’을 강조했다.

창업자 이경수 회장은 코스맥스의 R&I 혁신 경쟁력으로 코스맥스만의 원료·소재, 새로운 제형과 처방, 개인화·맞춤화 등 세 가지를 강조한다. 최근 역점을 두는 분야는 미래 화장품 시장 트렌드로 꼽히는 개인화·맞춤화다. 올해 5월 개발에 성공한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사진)이 대표적 성과다. 코스맥스는 뷰티업계 최초로 색조 등 메이크업 제품 개발 과정에 딥러닝을 비롯해 AI 기술을 적용했다. 과거엔 연구원 개개인이 원하는 색상이 나올 때까지 색소 종류·함량에 변화를 주며 일일이 색을 맞춰봐야 했다.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정확한 색상을 도출할 수 있다.

조색에 AI 기술을 접목하자 색조화장품 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었다. 박천호 R&I 유닛장은 “국내를 비롯해 중국·일본에 쿠션 파운데이션 등을 선보일 때는 5~6가지 색상이면 충분했지만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선 30~50개 색상을 개발해 공급해야 하는데, AI 시스템 덕분에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가수 겸 배우 설리나 고메즈가 선보인 ‘레어뷰티’, 팝스타 리애나의 ‘펜티뷰티’ 등이 이렇게 개발해 생산한 코스맥스 제품을 판매한다.

日 기술 종속 끊어낸 뚝심

글로벌 유수의 뷰티 브랜드는 이런 코스맥스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제품 개발과 생산을 맡겼다. 코스맥스는 2007년 젤 타입 아이라이너를 개발해 로레알그룹의 랑콤, 메이블린 등에 1억5000만 개 이상 공급했다. 2013년 개발한 쿠션 파운데이션은 랑콤과 시세이도, 에스티로더 등이 5억 개 넘게 사갔다.

현재 코스맥스 고객사는 3300개에 달한다. 이 중 1500여 개가 국내 K뷰티 브랜드다. 글로벌 뷰티 기업 ‘톱20’ 중에선 로레알, 랑콤, 입생로랑 등 18곳이 코스맥스와 거래하고 있다.

ODM 업체 코스맥스가 세계적 기술 경쟁력을 갖춘 배경엔 이 회장의 기술을 향한 집념이 있다. 코스맥스는 1992년 설립 당시 일본의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 미로토와 기술 제휴를 하고 ‘한국미로토’란 사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로토가 한국에 자체 연구소를 세우는 데 반대하자 과감히 제휴를 끊고 1994년 사명을 코스맥스로 바꿨다. 이후 코스맥스는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R&I에 투자하는 원칙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ODM을 넘어 브랜드까지 직접 고안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제조업자브랜드개발생산(OBM)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치폴레의 인재경영, 스타벅스에서도 통할까

미국 Z세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스트푸드 브랜드로 알려진 치폴레멕시칸그릴의 수장 브라이언 니콜이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발표 당일인 지난달 13일 스타벅스 주가는 24.5% 급등하고, 치폴레 주가는 7.5% 하락했다. 이는 니콜 CEO가 스타벅스의 난관을 타개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니콜 CEO는 ‘CEO 사관학교’로 불리는 P&G에서 경력을 시작해 피자헛을 거쳐 타코벨 CEO를 지냈다. 이후 타코벨의 경쟁사였던 치폴레의 수장이 됐다. 2018년 치폴레 부임 이후 노로바이러스 감염 사태로 위기에 빠진 치폴레의 주가를 여덟 배나 끌어올리며 극적인 회생을 이뤄냈다.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인재경영으로 직원 이직률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인 것이다. 치폴레는 패스트푸드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와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내부 승진을 장려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또 젊은 직원이 많은 점을 고려해 학자금 지원과 대출금 탕감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했다.

특히 ‘프로젝트 스퀘어 원(project square one)’은 식자재 재고 확보와 피크 시간대 직원 최적 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크게 향상했다. 치폴레는 프로젝트 스퀘어 원을 매장 운영의 플레이북으로 실행하기 위해 매장 내 직무 관찰(job shadowing)을 적극 활용했다. 신입 직원은 고성과 직원의 업무 수행을 어깨 너머로 관찰하고 직접 따라해 보는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일을 배웠다.

니콜 CEO의 인재경영은 전형적으로 ‘허츠버그의 2 요인 이론’ 중 위생 요인에 집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현대 심리학 동기부여 이론의 토대인 이 이론에 따르면 직원의 위생(불만족) 요인과 동기부여(만족) 요인은 각각 서로 다른 차원에서 존재한다. 급여, 복리후생, 근무 환경 등 기본적 업무 환경인 위생 요인은 불만을 해소하고 성취감, 소속감, 직무 몰입 같은 동기부여 요인은 만족도를 높인다.

신규 매장 출점을 위한 대규모 직원 채용, 3~5월 부리토 시즌에 집중되는 단기 채용, 짧은 근속 연수와 시간제 근무의 높은 비중 등 패스트푸드산업의 인력 구조 특성을 고려해 니콜 CEO는 위생 요인 중심으로 직원 불만을 줄이고 퇴직률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개선된 인력 지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얻은 성과를 다시 직원에게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하지만 인재경영을 통해 치폴레를 반등시켰다는 외부 평가와 달리 내부 직원 평가는 그리 높지 않다. 전현직 직원들의 회사 평판 조회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치폴레의 만족도 총평점은 5점 만점에 3.4점이며, 니콜 CEO의 지지 점수는 100점 만점에 56점에 그쳤다. 이는 패스트푸드업계 내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꼽히는 인앤아웃버거의 총평점 4.3점 및 CEO 지지 점수 92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치폴레의 긍정적 리뷰는 주로 급여와 복리후생, 특히 무료 식사 제공에 집중됐다. 부정적 리뷰는 경영진과 매장 리더들의 리더십 부족을 지적했다.

니콜 CEO가 스타벅스에서도 치폴레에서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까. 니콜 CEO는 아마 자신의 강점을 살려 스타벅스의 레거시 시스템과 인력 구조를 과감히 개혁하고 다시 한번 위생 요인을 중심으로 한 경영 혁신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치폴레보다 규모가 큰 글로벌 기업으로 조직 운영이 더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공존한다. 고급 커피와 매력적인 매장 분위기로 사랑받아 온 스타벅스의 핵심 가치와 조직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혁신을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커피산업에서는 바리스타의 자부심과 전문성,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가 서비스 품질의 핵심이다. 생산성 차원에서 단순히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을 넘어 직원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동기부여 요인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월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스타 CEO 니콜이 스타벅스의 다양한 경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그의 인재경영 전략이 세계 커피 체인의 특수성에 맞춰 어떻게 진화할지, 이를 통해 스타벅스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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