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1700억' 쓸어담았다…현대차 덕분에 '초대박' 터진 회사
고무·타이어…전통 車부품은 불황 몰랐다
종주국 미국도 깜짝 놀랐다…'K원전' 66년 만에 대역전
LG CNS, 美 스마트시티 시장 첫 진출
52주 신고가 근접한 한전…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1700억' 쓸어담았다…현대차 덕분에 '초대박' 터진 회사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의 호실적 덕에 국내 자동차 협력사들도 대부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부품별로 분위기는 달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배터리 협력사들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 급증으로 다른 전자장치(전장) 회사들은 고공행진을 했다. 하이브리드카 전용 부품 회사와 제품 교체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타이어업체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95개 차 부품사(대기업 제외)의 매출 합계는 99조1798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5개 국내 완성차 업체와 6개 대기업 부품사의 매출 증가율(5.5%)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부가가치 부품으로 꼽히는 전장 업체 8곳은 모두 매출을 늘렸다. 국내 최대 전장업체 한국단자는 지난해 매출이 1조5098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3% 급증한 17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8.6%에서 지난해 11.3%로 높아졌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인쇄회로기판(PCB) 부품과 전자모듈 등을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한다.
차량 전자제어시스템 등을 공급하는 모베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1조3017억원으로 2023년보다 3.1% 늘었다. 영업이익은 2023년 402억원에서 지난해 533억원으로 32.6%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납품 물량이 소폭 줄었지만 차량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이 증가하면서 현대차·기아 공급량이 650억원어치가량 많아져 실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모베이스 자회사인 모베이스전자와 에코캡도 전장 부품 주문 증가로 지난해에 매출과 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이브리드카 전용 부품 기업들은 그 어느 때보다 큰 낙수효과를 봤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11.7%, 24.5% 불어났다.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카를 찾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하이브리드카 전용 배터리(AGM) 등을 생산하는 세방전지는 지난해 급성장했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22.2%, 38.2%에 달했다. AGM은 일반 차량용보다 수명이 세 배 더 길고 차량 충돌 시 배터리 내부 액체가 흘러나오지 않아 안정성이 높은 배터리로 알려져 있다. 일반 배터리보다 비싸 이 회사의 수익성 개선에 효자 노릇을 했다는 게 세방전지 측 설명이다.
가스 누설 진단 부품(카본 캐니스터)과 연료이동관을 제조하는 코리아에프티도 하이브리드카 수혜 업체로 꼽힌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75억원으로 2023년보다 10.6% 늘었다. 하이브리드카 전용 자동 변속기 부품 등을 생산하는 삼보모터스도 지난해 1년 전보다 9% 많은 1조57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5% 늘어난 542억원을 찍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캐즘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부품 기업들은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전기차용 모터 등을 제조하는 SNT모티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673억원(-14.7%) 줄어든 9689억원이었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9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억원(-15.8%) 감소했다. 이 회사는 방위산업용 모터와 친환경 차량 구동모터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지난해 방산 분야 수출은 230억원가량 늘었지만 차량 부품 수출은 1223억원 줄었다. 차량 부품 내수 매출도 590억원 감소했다.
전기차 열관리 공조 시스템을 많이 생산하는 한온시스템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023년보다 5% 늘어난 9조9987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 2835억원에서 지난해 955억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다른 공조업체 우리산업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5%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경기 침체와 전기차 화재 등으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해 전기차 부품사들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앞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부품사가 지난해 전기차 판매 둔화에 따라 고전을 면치 못했다”며 “올 들어 유럽에서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무·타이어…전통 車부품은 불황 몰랐다
지난해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도 오랜 업력의 부품회사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압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친환경차 가리지 않고 필수 부품 점유율을 늘린 결과다.

고무 관련 부품사가 대표적인 예다. 일반적으로 차체에는 습기와 먼지, 소음 등을 막기 위해 여러 고무 부품이 들어간다.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알앤에이, 평화산업, 동아화성 등 4개 고무 부품 제조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했다.
국내 1위 차량용 고무 업체 화승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년 전보다 3.9% 늘어난 1조698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4% 증가했다. 이 회사는 차량 문과 트렁크 사이에 비나 먼지 등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고무 실링’을 생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모두 신규 차종 고무 제품을 고급화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고무를 많이 쓰는 타이어업체는 ‘교체 특수’로 콧노래를 불렀다. 국내 양대 타이어 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각각 9조4119억원, 4조53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3%, 12.1%씩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두 회사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32.7%, 43.2%에 달했다. 영업이익률도 19%와 13%로 부품사 평균(6.2%)의 두 배 이상이었다. 레저용 차량(R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고가 타이어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전기차 타이어 교체 수요가 증가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일반 차량 타이어는 보통 4~5년마다 교체하는 데 비해 전기차 타이어 교체 주기는 2~3년이다. 전기차 배터리 출력이 내연기관 차량 엔진보다 강해 급제동과 급가속이 많아서다. 지난해 전기차 신차 타이어 수요는 주춤했지만 2021년 이후 판매된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교체용 전기차 타이어 판매가 급증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일반 차량에 들어가는 헤드램프 회사들도 불황을 비켜갔다. 1954년 창립된 헤드램프 제조 1위 업체인 에스엘은 지난해 4조973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2.8% 증가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3951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현대 제네시스용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중국 둥펑자동차와 지리자동차도 이 회사 LED 램프 도입을 확대한 영향이다.
종주국 미국도 깜짝 놀랐다…'K원전' 66년 만에 대역전
한국이 원자력 기술 종주국인 미국에 차세대 연구용 원자로를 수출한다. 1959년 미국에서 기술을 이전받은 지 66년 만의 역수출이다. K원전 기술의 산실인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상업 원전 설계에서 40여 년간 경험을 축적한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구성된 ‘원팀’이 달성한 쾌거다. 차세대 원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 선두 주자인 뉴스케일 등을 제쳤다는 점에서 미래 원전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현대엔지니어링과 미국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업 MPR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차세대 연구로 사업’ 첫 단계인 초기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미주리대의 현행 열출력 10메가와트(㎿)급 노후 연구로(MURR)를 20㎿급 고성능 신규 연구로로 교체하는 게 계약의 골자다.
초기 설계에 해당하는 1단계 사업 규모는 1000만달러(약 142억원)로 추산된다. 미주리대가 밝힌 차세대 연구로 사업의 전체 예상 사업비는 10억달러(약 1조4201억원)에 달한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초기 설계에서 원자로 설계 개발 및 핵연료 공급을 담당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업 관리와 종합 설계를, MPR은 미국 규제위원회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40여 년간 원자로 설계 사업을 해온 현대엔지니어링은 230여 개 원자로 설계 관련 사업 경험을 보유한 베테랑 기업이다.
연구용 원자로는 실제 대형 원전을 도입하기 전 테스트용으로 쓰이는 장비다. 미주리대는 우선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면서 최종적으론 1966년부터 운영한 기존 원자로(MURR)를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차세대 원전 분야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을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원전 종주국인 미국이 선택했다는 점이 다른 나라로의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한국은 아르헨티나 인밥, 미국 뉴스케일 등 7개 컨소시엄을 제치고 계약을 따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세계 유일한 고성능 핵연료 기술과 한국형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를 2009년 요르단에 수출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연구로 시장만 해도 신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달까지 전 세계 54개국에서 총 227기의 연구로가 운용되는데 이 중 70% 이상이 40년 이상 된 노후 연구로로 분류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향후 20년간 30~50기 정도의 연구로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한국의 연구로 설계 기술력을 선보인 만큼 세계 각국에서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SCL)에 올린 것과 관련해서도 이번 계약이 불씨를 어느 정도 잠재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기정통부와 DOE는 차세대 원전을 포함해 합성생물학, 핵융합, 차세대 배터리 등 4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도 이날 “(이번 계약은) 민감국가 지정이 한·미 과학기술 동맹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미국 측 입장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한 과학기술계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며 민감국가 지정 해제를 위한 정부 교섭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LG CNS, 美 스마트시티 시장 첫 진출
LG CNS가 미국 뉴욕시 경제개발공사와 전기차 충전소 및 관제 시스템 구축 파일럿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스마트시티 관련 축적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공공시장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루클린 아미 터미널은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전에 실제 환경에서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뉴욕시의 스타트업 허브다. LG CNS는 이곳에서 전기차 충전소(사진)와 함께 실시간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충·방전 관제 시스템, 앱 등을 구축해 운영할 예정이다.
LG CNS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반으로 공장, 건물 내에 있는 다양한 설비를 감시하고 제어하는 자체 스마트시티 플랫폼 ‘시티 허브 빌딩’을 관제 시스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각종 센서를 원격으로 제어해 시설물 고장과 건물의 전력 사용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뉴욕시에 초급속 충전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조지아주 호건스빌시와도 스마트 가로등 및 관제 시스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호건스빌 중심가와 공원 등에 스마트 가로등 및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스마트 가로등은 신호등, 가로등에 IoT 기능을 결합한 도시 기반 시설이다. LG CNS는 스마트 가로등에 기본적인 IoT 기능을 포함해 전기차 충전기와 디지털 사이니지, 경찰서 등과 연결된 비상 호출 버튼도 설치한다. 향후 라그레인지, 웨스트포인트 등 조지아주의 인근 도시로 확대할 방침이다.
LG CNS는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스마트시티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LG CNS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3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1.9%에 달한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미국에서의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 사업은 LG CNS가 축적한 디지털전환(DX) 역량과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사례”라며 “미국 내 친환경 스마트시티 인프라를 확대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루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52주 신고가 근접한 한전…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골칫덩이로 전락했던 ‘왕년의 우량주’ 한국전력이 52주 신고가에 근접했다.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반 하락하고 정책 호재까지 기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쌍끌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0.41% 하락한 2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만4350원까지 오르며 직전 52주 신고가인 2만4600원 턱밑까지 다가섰다. 올 들어 한국전력 주가는 20%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전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가 구조에 큰 영향을 주는 유가와 환율이 하락 안정세다. 4~5개월 시차를 두고 한전 연료 구입비에 영향을 주는 유가는 지난해 11월 말 대비 배럴당 약 9달러(브렌트유 기준) 하락했다. 대신증권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하락하면 5개월 뒤 한전 영업이익이 314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이 내려가면서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배당 매력도 높아졌다. 올해 별도 기준 순이익 예상치는 약 6조8700억원이다. 지난해 배당성향(16.4%)을 적용하면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7% 이상이다. 2022년 글로벌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32조6552억원의 천문학적 영업적자를 낸 ‘골칫덩이 공룡’이 과거 우량주 명성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관세전쟁과 무관한 내수주라는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이날까지 기관은 11거래일 연속, 외국인은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 순매수(755억원)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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