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신문

생각신문 25.04.15.

by FROMA_W 2025. 4. 15.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K전차·대포 '폭풍 실적' 뒤엔…국산화 80% 방산 공급망

車·砲 '낙수효과'에 중기도 대박

한전 주도 팀코리아, 베트남 12조 원전 수주 '청신호'

현대건설, 핀란드 원전 수주 '초읽기'

저가 중국산 이긴 K조선 소부장…비결은 맞춤화

국내 독 꽉찼다…해외로 눈돌리는 K조선

동성화인텍 "세계 LNG선 보랭재 40% 석권"

그래도 잘 팔린다…'관세 전쟁'에도 끄떡없는 이 종목

노바텍 21% 급등…희토류 업체 주가 들썩

AI시대 떠오른 '해저 데이터 동맥'…美·中 바닷속 경쟁 치열


K전차·대포 '폭풍 실적' 뒤엔…국산화 80% 방산 공급망

지난해 국내 방산업계 매출이 섬유패션산업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철강산업을 추월해 국내 제조업 ‘빅5’ 반열에 올랐다. 80%에 달하는 국산화율을 바탕으로 탄탄한 공급망을 구축한 덕에 국내 중소기업까지 낙수효과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31개 상장사의 지난해 매출은 4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2021년(29조6000억원) 이후 3년 연속 성장세를 나타내며 국내 상장된 71개 섬유패션기업 매출(39조8684억원)을 뛰어넘었다. 방산 기업의 영업이익은 2021년 1조1132억원에서 지난해 3조6449억원으로 세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철강산업 영업이익(1조7522억원)의 갑절 수준으로 뛰어올라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조선에 이어 국내 제조업 5위에 올랐다.

재래식 무기 수출이 급증한 게 K방산의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K-2 전차와 K-9 자주포 주문이 급증했다. K-2 제조사인 현대로템과 K-9 제조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이 급증했다. 두 회사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 매출도 1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박혜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K방산의 주요 수출 지역은 유럽과 중동이어서 미국의 관세 폭탄에서 자유로워 당분간 관련 기업의 매출이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K전차·대포 '폭풍 실적' 뒤엔…국산화 80% 방산 공급망
전자전 장비업계도 반사이익

‘재래식 무기’의 귀환이 예고된 것은 지난해 2월이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일제히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 중단에 서명하면서 재래식 무기 구매가 본격 시작됐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재래식 무기 부족이 EU 현안으로 떠오르면서다. 1991년 이후 유럽의 무기 재고를 절반 이하로 떨어뜨린 CFE의 효력이 끝나자 K방위산업은 날개를 달았다. 부품, 완성 무기에 이르기까지 저렴하게 즉시 공급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 공급망을 갖춘 곳은 미국과 독일을 제외하면 한국이 거의 유일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EU를 향해 방위비를 늘리라고 압박한 것도 세계 최대 전차 생태계를 구축한 한국 방산엔 호재였다.

그래픽=전희성 기자

◇전차·포탄 기업 실적 개선

CFE 효력이 중단된 지난해 1분기부터 K-9 자주포는 폴란드(3조4300억원), 루마니아(1조2420억원)에 차례로 수출됐다. 내년엔 폴란드에 추가로 7조840억원 규모의 K-9 자주포가 공급된다. K-2 전차도 지난해 폴란드(9조원), 루마니아(4조5000억원)에 수출됐다. 2026년엔 폴란드 대규모 수출 계약(21조1200억원)이 체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조2401억원, 4조3766억원의 매출을 각각 벌어들였다. LIG넥스원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27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 낭보가 이어지면서 포탄회사뿐 아니라 재래식 무기에 첨단 장비를 접목한 전자전 장비업체의 실적도 개선됐다. 전쟁 이후 요동치던 원자재값도 안정되자 수익성이 좋아졌다. 국내 유일의 포신(K-9) 제조사인 현대위아는 지난해 방산 부문에서 전년 대비 55% 증가한 34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포탄 제조사인 풍산 방산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1791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K-9에 쓰이는 155㎜탄 위주로 수출이 40% 이상 증가하면서다.

국산 미사일인 천궁·현무용 유도탄 구동장치를 만드는 퍼스텍의 매출은 지난해 2073억원으로 19.7% 늘었다. 이 밖에 K-2와 K-9의 변속기를 제작하는 SNT다이내믹스의 매출은 지난해 6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5억원으로 166% 급증했다.

K-1 전차와 K-9 자주포 외에 한국형 구축함(KDX)·잠수함(KSS)의 엔진을 생산하는 STX엔진도 지난해 7246억원(전년 대비 14.9% 증가)의 매출과 422억원의 영업이익(124%)을 기록했다.

◇전자 장비도 장밋빛 전망

재래식 무기를 첨단화하는 데 필수적인 ‘전자전’ 장비의 수요도 늘고 있다. 지상 무기체계용 컴퓨터와 K-2 및 K-21 장갑차의 상황 전시기를 납품하는 코츠테크놀로지는 지난해 650억원의 매출(27%)과 95억원의 영업이익(8%)을 올리며 급성장했다. 빅텍은 LIG넥스원으로부터 전자전시스템 방향탐지장치 수주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매출 715억원(30%), 영업이익 18억원(흑자전환)을 올렸다.

적외선 센서를 공급하는 아이쓰리시스템의 영업이익은 2023년 122억원에서 지난해 148억원으로 소폭 개선됐다. 센서에 필요한 반도체 웨이퍼 가격이 2023년 대비 40% 뛰자 해외로 구매처를 돌려 원가 상승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항공기 분야는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공격기인 FA-50과 초음속 전투기 KF-21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대형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주요국을 공략 중이다. 군용 항공기 설계 및 조립 업체인 켄코아에어로스의 지난해 매출은 8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항공기 분야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주요 전투기를 생산하는 글로벌 방산업체의 공급망에 들어가는 게 국내 방산 중소기업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車·砲 '낙수효과'에 중기도 대박

K-2 전차와 K-9 자주포 수출이 늘면서 관련 중소·중견기업의 이익률이 급등했다. 80%가 넘는 국산화율 덕에 낙수효과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방위산업체 중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SNT다이내믹스의 영업이익률이 18%로 가장 높았다. SNT다이내믹스는 K-2용 자동변속기와 120㎜ 자주박격포 등을 생산한다. 다음으로 이익률이 높은 코츠테크놀로지(15%)와 엠앤씨솔루션(12%)도 K-2에 통합형 차량 제어 장치와 포탑 구동 장치 등을 각각 납품한다. 아이쓰리시스템(12%)은 K-2와 K-9에 적외선 영상 센서를 넣고 있다.

K-2의 포탑과 전면부 복합장갑을 생산하는 삼양컴텍의 지난해 매출은 1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억원에서 180억원으로 162% 급증했다. 전장 분야에선 K-9 송탄제어기를 공급하는 영풍전자가 매출이 632억원에서 1053억원으로 67%, 영업이익은 9억원에서 51억원으로 불어났다.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의 협력사들 역시 고공 행진했다. 천궁 측정 장치를 생산하는 단암시스템즈는 매출이 570억원에서 734억원으로 뛰었다. 천궁에 연료전지를 납품하는 비츠로밀텍의 매출은 135억원에서 281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한전 주도 팀코리아, 베트남 12조 원전 수주 '청신호'

한국과 베트남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서 협력한다. 한국전력이 주도하는 ‘팀 코리아’가 베트남 원전을 수주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하노이에서 응우옌홍디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과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11일에는 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 팀 코리아가 베트남 산업부와 원전 발주처를 상대로 기술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국 정부의 프로젝트 금융 지원 역량을 알리기 위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관계자 등도 함께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말 발전원에 원자력을 새롭게 추가하는 내용으로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DP8)을 수정하겠다고 발표했다. 2009년 베트남의 첫 원전 사업으로 추진한 닌투언1·2원전 프로젝트를 되살리기로 한 것이다. 당시 두 프로젝트는 원자로 2기씩 총 4기로 발전 용량이 4.8GW에 달했다. 당시 러시아 로사톰과 일본 원자력발전주식회사가 닌투언1·2 프로젝트를 각각 89억달러(약 12조7000억원)에 수주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년 중단됐다.

한전은 2011년 닌투언1·2와 별개로 베트남 중부 지역에 들어설 원전 2기의 사전타당성 조사를 했다. 한국형 차세대 가압경수로(APR-1400)의 경제성, 기술적 타당성, 입지 조건 등을 평가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작년 말 원전 재추진을 선언한 이후 베트남 의회가 사업 재개를 승인한 프로젝트는 닌투언1·2이고, 중부원전은 베트남 정부의 국가전력개발계획 개정안이 나와 봐야 사업 재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베트남 정부가 기존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를 이어서 추진하기로 하면 한전의 중부원전 수주가 유력해진다고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조사 당시 규모는 발전 용량이 1.4GW인 APR-1400 2기다. 한전 등 팀 코리아가 중부원전 2기를 수주하면 사업 규모가 약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체코에서 수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APR-1000 2기의 사업비 규모가 24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부원전의 사업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거론한다. 원전업계 한 관계자는 “한전이 1.2GW 응이손2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는 짓고 있는 등 베트남 전력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탄탄하고 베트남 당국의 한전에 대한 신뢰도도 높다”고 말했다. 국가전력개발계획 개정안에는 중부원전 재개 여부뿐만 아니라 닌투언1·2 프로젝트의 사업 방식 등을 구체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핀란드 원전 수주 '초읽기'

현대건설이 불가리아에 이어 슬로베니아와 핀란드에서 신규 원전 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유럽 대형원전 사업 수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핀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사전업무착수계약(EWA)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핀란드 국영 에너지기업 포툼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웨스팅하우스 컨소시엄을 포함한 3개 사를 사전업무착수계약 대상자로 정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발주처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본공사 수주에 앞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슬로베니아에서도 원전 사업 참여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올초 슬로베니아 국영 전력회사(젠 에너지)가 추진 중인 ‘크르슈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JEK2)의 최종 공급사 후보로 선정됐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향후 예정된 설계·조달·시공(EPC) 입찰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에너지 사업 관련 조직을 확대 재편하는 등 원전 분야 경력 인재 확충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부문의 수행·공정·품질 관련 분야에서 경력 직원을 채용한다.

 

저가 중국산 이긴 K조선 소부장…비결은 맞춤화

지난해 조선 분야에서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납품하는 협력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컨테이너선 같은 범용 선박 관련 회사와 부품 교체 주기를 맞추지 못한 협력사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선박 내부 배관 모듈을 뜻하는 ‘파이프 스풀’ 전문업체인 동화엔텍의 지난해 매출은 2980억원으로 전년(2512억원) 대비 18.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8억원에서 333억원으로 60% 급증했다. 다른 파이프 스풀 기업인 동방선기 매출은 2023년 273억원에서 지난해 357억원으로 30.8% 증가했다.

파이프 스풀은 선박 설계도에 맞춰 연료와 냉각수, 가스 등이 오갈 수 있도록 배관을 공장에서 사전 조립하는 모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인도 등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액화천연가스(LNG)선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선 기술력이 특화된 국내 기업이 아직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LNG 선박용 패널을 만드는 기업도 급성장했다. 한국카본의 지난해 매출은 7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했다. LNG 선박용 보랭재를 만드는 동성화인텍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1.9%, 35% 늘었다. 선박용 엔진 밸브를 제조하는 케이에스피는 지난해 853억원의 매출과 1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납품 주기가 맞지 않은 부품사는 부진을 겪었다. 배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BWTS)를 생산하는 케이티마린은 전년보다 21% 줄어든 3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77억원에서 지난해 9억원으로 88%가량 떨어졌다. BWTS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비상장사인 테크로스의 2023년 매출은 1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45억원에서 155억원으로 급감했다.

BWTS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배 안에 채워 넣는 평형수를 소독해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가 승인한 25개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가운데 한국 제품이 9개일 정도로 국내 업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와 BWTS 수명이 비슷해 납품이 끝난 뒤엔 배를 다시 수주하기 전까지 BWTS를 납품하기 힘들어 유의미한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저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실적도 우하향했다. 선체에 부착되는 철 의장품을 제조하는 일승은 지난해 매출 51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2.3% 줄었다. 파이프 스풀 실적은 늘었지만 철 의장품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액체 측정기 등 단순 선박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미부는 매출이 2023년 300억원에서 지난해 26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었다.

패키징 솔루션으로 반전을 꾀한 기업도 있다. 한라IMS는 평형수 처리 장치를 비롯해 선박 레벨 계측 장치, 밸브 원격 제어 장치 등을 포함한 ‘통합 제어 관리 솔루션’을 내세워 매출을 늘렸다.

 

국내 독 꽉찼다…해외로 눈돌리는 K조선

수주가 밀려들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이 앞다퉈 해외 조선소의 독(dock·선박 건조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국내 조선소에서 더 이상 일감을 수주하기 힘들어지자 베트남,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조선소에 독을 추가로 짓거나 빌리는 식으로 확보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통행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인 여파로 글로벌 선주들이 차례차례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국내 조선사의 해외 생산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동남아 집중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홍콩 선사 시도시핑으로부터 수주한 11만5000DWT(재화중량톤)급 운반선 4척을 필리핀 수비크조선소에서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선사 닛센카이운이 발주한 같은 급의 운반선 4척도 수비크조선소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수비크조선소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10㎞ 떨어진 수비크만에 있는 조선소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5월 미국 사모펀드인 서버러스캐피털에서 1개 독을 임차했다. 유지·보수·운영(MRO)을 위해 사용하다가 해외 수주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부터 선박 건조용으로 전환했다. 수비크조선소에서 건조되는 홍콩·일본 선사 주문 선박은 2028년 인도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또 다른 수주 요청이 있으면 나머지 독 하나도 임차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선박에 대한 불안이 커진 글로벌 선사들이 한국 조선사에 접촉해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당분간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선박을 건조 중인 HD현대미포는 유럽, 아프리카 선주들로부터 유조선 수주가 밀려들자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1000억원 이상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베트남 국영조선공사와의 합작회사인 HD현대베트남조선은 연간 15척의 생산 능력을 2030년까지 23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조선사 경영권 확보 나서

한화오션은 해외 조선소 인수 및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공개매수를 통해 싱가포르 해양설비 제조사 다이나맥홀딩스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경영진을 교체했다.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모듈 29기를 싱가포르 조선소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경남 거제 조선소에서 해양플랜트 선체를 생산하고, 싱가포르 다이나맥 시설에서는 상부 구조물을 제작해 결합하는 분업 방식으로 생산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아커로부터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총 7척의 선박을 수주해 시설 투자를 하고 있다. 미국에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주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자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선박의 항만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고, 중국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은 동남아 조선사와 현지 조선소 활용과 관련해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유럽 선사에 한해 중국 생산기지를 활용하는 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일 그리스 선사 센트로핀으로부터 수주한 원유 운반선 4척을 중국 조선사 팍스오션에 하도급을 맡기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그리스 다이나콤탱커스가 발주한 수에즈막스급 탱커 신조선 4척은 중국 저장성 저우산 조선소에 하청을 줬다.
 

동성화인텍 "세계 LNG선 보랭재 40% 석권"

세계 곳곳에서 밀려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로 2027년까지 생산 가능한 보랭재 예약 주문량이 꽉 찼습니다.”

최용석 동성화인텍 대표는 14일 경기 안성시 미양면 안성 1공장에서 “중국이 자국 운송을 위해 LNG 운반선 건조 물량을 늘리고 있지만 전 세계 LNG 선주는 여전히 한국 조선소와 한국산 보랭재를 선호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난도 초저온 보랭재 기술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동성화인텍은 LNG 운반선 내 화물창(저온단열탱크)을 만들 때 필요한 초저온 보랭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보랭재에 필요한 강화 폴리우레탄폼(R-PUF), 단열 패널, 멤브레인(분리막)까지 일괄 생산 체제를 갖췄다. 전 세계 LNG 운반선 650여 척 중 40%가 이 회사 보랭재를 쓴다.

기체인 천연가스는 부피가 커서 액화한 뒤 600분의 1로 줄여 운송한다. 액화점이 영하 163도인 까닭에 LNG 저장탱크 내부 온도는 이보다 낮아야 한다. 이 온도를 유지해주기 위해 탱크 벽면에 열을 차단하는 단열재를 입히는데 이게 바로 보랭재다.

보랭재는 LNG 운반선에서 최고난도 제작 기술이 필요한 핵심 자재로, 전체 선가의 약 10%를 차지한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주문량이 이 회사 보랭재 발주량의 90%에 달한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5974억원으로 2021년(3650억원)보다 63.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01억원에서 539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이 증가한 주된 이유는 유럽발 수요 확대다. 최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끊긴 유럽 국가들이 해상을 통해 미국·중동산 LNG 공급을 늘리면서 LNG 운반선 발주가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억9000만달러(약 2712억원)이던 LNG 운반선 1대당 선가가 전쟁 이후 지난해 2억6000만달러(약 3712억원)로 치솟았다.

◇2027년 생산량까지 발주 완료

이 회사의 핵심 기술력은 기화율에 있다. 전 세계 LNG 운반선의 84%는 선체 아래에 LNG를 액화해 보관하는 멤브레인 타입을 사용한다. 멤브레인 타입은 보랭재 형태에 따라 ‘NO96’과 ‘마크3’ 방식으로 나뉜다. LNG는 운송 과정에서 통상 0.15%가 자연 증발하는데 동성화인텍은 마크3 방식으로 이 기화율을 절반 수준인 0.07%까지 줄였다. 최 대표는 “기화율을 0.05~0.06%까지 낮출 수 있지만 보랭재가 두꺼워진다”며 “결국 LNG 용량 문제 때문에 선사와 잡은 최적 균형점이 0.07%”라고 말했다.

회사는 2027년까지 연간 생산 가능량을 모두 채웠고 2028년 물량도 상당량 발주를 받았다. 매년 늘어나는 수요에 힘입어 2023년엔 250억원을 투입해 안성 1공장을 증설했다. 최 대표는 “2022년 대비 생산능력을 50% 이상 키웠다”며 “통영 공장에 증설 중인 설비까지 가동하면 올해 매출은 7000억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가장 큰 경쟁사는 전 세계 LNG 수입량 1위인 중국이다. 중국 기업 후동중화조선 등이 내수용 LNG 운반선을 대거 건조하며 한국 조선소 뒤를 쫓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용적량이 적고 초기 투자비와 재료비가 높은 NO96 방식 보랭재를 적용한다. 최 대표는 “LNG 운반선을 찾는 카타르 선주는 선가 차이가 크지 않으면 국내 조선소에 먼저 발주하고 예약이 차야 2순위로 중국을 고려할 정도로 양국 간 기술 격차가 상당하다”며 “기화율이 중요한 LNG 운반선은 한국 기술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잘 팔린다…'관세 전쟁'에도 끄떡없는 이 종목

화장품 업종 주가가 변동성 장세에서 선전해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화장품’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 2935원으로 전거래일보다 1.03% 올랐다. 한류 화장품산업에 분산 투자하는 이 ETF는 미국의 관세 정책 우려로 증시가 크게 출렁이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이후 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3.9%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TIGER 화장품 ETF는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파마리서치, 실리콘투, 코스맥스, 브이티, 에이피알 등 종목으로 구성한 ‘와이즈 화장품 지수’를 추종한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한국콜마 주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13.5% 뛰었다. 화장품 대장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도 같은 기간 5.3% 상승했다.

증권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에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한국 화장품 수출이 크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은 원가율이 낮은 데다 비용 구조가 유연한 만큼 미국의 관세 부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부담을 전가하더라도 미국 소비자가 비용 변화를 크게 체감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은 한국콜마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37% 늘어난 2700억원(영업이익률 10%)으로 제시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한국콜마 지분율을 11.84%에서 13.47%로 높였다.

주가 조정을 겪고 있는 코스맥스, LG생활건강 등 일부는 저가 매수를 검토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가격이 10% 이상 오르더라도 미국 내 판매는 계속해서 늘 것”이라며 “상호관세 우려가 일부 줄어들면 조정받던 종목이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맥스 주가는 지난달 31일 이후 이날까지 4.3%, LG생활건강은 6.3% 하락했다.
 

노바텍 21% 급등…희토류 업체 주가 들썩

희토류 최대 생산국인 중국과 미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자 국내 관련 주식이 들썩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희토류 영구자석 업체 노바텍은 전 거래일보다 21.71% 급등한 2만3550원에 장을 마쳤다. 희토류 대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라이트 마그넷’을 생산하는 유니온머티리얼 주가도 5.99% 상승했다. 모회사인 유니온 주가는 8.95% 올랐다. 현대비앤지스틸 주가도 13% 가까이 급등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기업인 성림첨단산업 지분 16.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시장에는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자국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으로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을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중국 정부의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고, 이 조치는 사실상 수출 중단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중희토류는 전기차를 비롯해 드론, 로봇, 미사일, 우주선 주요 구성 요소인 전기모터에 쓰이는 자석의 핵심 재료다. 인공지능(AI) 서버와 스마트폰 칩의 부품인 커패시터(축전기) 원료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중희토류 공급량의 99%는 중국이 담당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희토류 관련 기업은 실체를 잘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굴부터 분리·정련 과정을 거쳐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서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서 희토류 공급망이 불안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관련 기업 실적이 악화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그간 희토류 테마주는 실적과 관계없이 막연한 기대만으로 오른 사례가 많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국내 희토류 관련 주식이 실제 반사이익을 누릴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AI시대 떠오른 '해저 데이터 동맥'…美·中 바닷속 경쟁 치열

중국선박과학연구센터는 최근 최대 4000m 수심의 해저 케이블을 자를 수 있는 절단기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심해 잠수정에 장착해 400기압의 수압에서도 로봇 팔로 다이아몬드 코팅 연삭 휠을 이용해 케이블을 절단한다. 지상 실험에선 강철과 고무, 폴리머 피복으로 이뤄진 60㎜ 두께 케이블을 자르는 데 성공했다.

이 장치의 공식적 개발 목적은 해저 채굴 및 구조 작업이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해저 케이블을 절단해 통신망을 교란하는 군사적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발트해 일대에서 벌어진 해저 케이블 절단 사고 역시 인위적 행위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해저 케이블은 안보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으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 통신 99% 차지하는 해저 케이블

해저 케이블은 말 그대로 바다 밑에 설치한 통신용 케이블이다. 역사는 19세기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850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최초의 전신용 해저 케이블이 설치됐다. 1858년에는 영국과 미국을 잇는 해저 전신 케이블이 개통됐다. 이전까지 선박 우편에 의존해 열흘 이상 걸리던 대륙 간 연락을 몇 분 이내로 단축해 통신 혁명을 촉발했다.

20세기에는 전화 통화를 전달하는 동축 케이블로, 1990년대 이후에는 광섬유 기반 디지털 케이블로 진화했다. 현재의 해저 케이블은 수㎝ 굵기로 내부에 광섬유가 들어 있다. 이를 폴리에틸렌 외피와 방수 테이프 등이 둘러싸 해수 압력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한다. 육지와 가까운 연안 해역에선 추가 장갑을 덧대 배의 닻이나 지각 변동에 견디도록 보강했다. 대표적인 해저 케이블 제조·설치 업체로는 미국 서브컴, 프랑스 ASN, 일본 NEC 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에선 LS전선의 자회사인 LS마린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제 전화 통화, 인터넷 데이터, 금융 거래, 군사 통신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실시간으로 오간다. 하루 10조달러가 넘는 금융 거래가 해저 케이블에 의존해 이뤄진다. 전 세계 해저엔 400개가 넘는 케이블이 대양과 연안을 따라 설치돼 있다. 아일랜드와 영국을 연결하는 131㎞ 길이의 셀틱스커넥트 케이블부터 아시아와 미주 대륙을 연결하는 2만㎞ 규모 케이블도 있다. 전 세계에 뻗어 있는 해저 케이블의 총길이는 약 130만㎞로 지구 둘레의 30배 이상이다. 위성통신이라는 대안도 있지만 전송 용량의 한계와 속도, 품질 문제로 해저 케이블이 국제 통신의 98~99%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해저 케이블의 지연은 60~120㎳에 불과하지만 위성통신은 지구와 위성 간 거리 차로 240㎳가량 지연이 발생한다. 주고받을 수 있는 데이터 역시 해저 케이블은 초당 수 테라비트(Tbps)에 달하는 반면 위성통신은 초당 기가비트(Gbps) 단위를 벗어나기 어렵다. 위성통신은 해저 케이블의 보완재 이상 역할을 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바닷속에서도 첨예한 미·중 갈등

해저 케이블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를 둘러싼 기업과 국가 차원의 투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국가 통신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해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한국에서 일본을 거쳐 미국까지 연결되는 해저 케이블이라면 국가별로 통신사들이 투자해 지분만큼 케이블 용량을 나눠 쓰는 식이다.

최근엔 구글,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가 해저 케이블을 직접 구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자 증가로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한 데 대응하기 위해서다. 메타는 지난 2월 5만㎞ 길이의 해저 케이블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워터워스’를 발표했다. 수십억달러를 들여 미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길이의 케이블이다.

정부 차원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해저 케이블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과 동맹국의 기밀 통신이 중국에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업체가 해저 케이블을 건설하거나 미국과 직접 연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2018년 아마존과 메타는 미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구축을 위해 중국 국유 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 손잡았다. 하지만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막았다. 이미 1만2000㎞의 해저 케이블이 깔렸지만, 차이나모바일이 컨소시엄에서 빠져 결과적으로 사업이 좌초됐다.

2021년에는 세계은행이 태평양 섬나라 세 곳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구축을 추진하다 무산됐다. 해저 케이블 분야 강자로 급부상한 중국 HMN테크와의 계약을 피하려는 미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HMN테크는 과거 화웨이 계열사 화웨이마린으로, 2019년 기준 해저 케이블 시장 점유율이 15%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2019년 중국 광통신 기기 제조업체 헝퉁광전에 경영권이 매각됐다. 회사 이름도 HMN테크로 바꿨다. 중국도 디지털 실크로드 구상의 일환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의 해저 케이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등 국유 통신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안보 자산 격상…고의적 절단 사례도 증가

해저 케이블 망은 국가의 지정학적 자산으로서 주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군사적 충돌이나 위기가 발생했을 때 해저 케이블은 전략 표적이 될 수 있다. 상대국의 지휘 통신을 교란하고 경제 활동을 멈추게 하는 효과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고의적 절단이 의심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북유럽 발트해에선 한 유조선이 투하한 닻에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간 해저 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부터 3년간 발트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해저 케이블 손상이 잇따라 러시아의 의도적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대만 북부 해역에서 중국 선적 화물선이 태평양 횡단 해저 케이블을 훼손하고 도주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생각신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신문 25.04.18.  (0) 2025.04.18
생각신문 25.04.16.  (0) 2025.04.16
생각신문 25.04.14.  (1) 2025.04.14
생각신문 25.04.12.  (0) 2025.04.12
생각신문 25.04.11.  (0) 2025.04.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