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AI가 전력 사용량 줄일 것"
한전, 19조 미래 전력시장 선점 나선다…직류 배전망 표준화
뜨거운 비만약 테마주…후발주자에 관심
빌 게이츠 "AI가 전력 사용량 줄일 것"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했다. 단기간만 놓고 봤을 때는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겠지만 AI 기술 발전에 따라 전력 사용량 증가분이 상쇄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게이츠 창업자는 전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브레이크스루에너지 서밋’에 참석해 “데이터센터는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을 2~6% 증가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AI가 전력 사용량을 6% 이상 줄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답은 ‘명백히 그렇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AI가 결국 전력 사용량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그린 프리미엄’이다. 글로벌 테크 업계가 새로운 동력원을 찾으면서 결국 청정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게이츠 창업자는 데이터센터 건설로 MS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이후 3분의 1 가까이 증가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테크 업체들은 프리미엄을 내고 친환경 에너지가 잘 안착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 창업자의 이날 발언은 일각에서 제기한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 위기 책임론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 19조 미래 전력시장 선점 나선다…직류 배전망 표준화
한국전력이 전력업계의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중전압직류 배전망(MVDC)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시장 한류’ 띄우기에 나선다.
한전은 국가기술표준원,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전기·전자 분야 국제표준화 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2025년 백서 발간을 주관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전은 중국 하이얼, 국가전망 등 3개 후보와 경쟁한 끝에 백서를 주관할 회사로 선정됐다.
IEC는 백서를 통해 미래 유망 기술의 표준화 방향을 결정한다. MVDC의 기술 표준을 정하는 데 우리나라가 제안한 방식이 우선 채택된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주제를 제안한 국가를 중심으로 IEC 백서를 발간하기 때문에 MVDC 분야의 표준화 방향과 전략을 우리나라 중심으로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MVDC는 1.5~100㎸ 중압 전력을 직류(DC)로 수송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대부분 교류(AC) 방식으로 생산된다. MVDC는 에너지 손실이 적어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고 송전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 때문에 지금까지는 국제적인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았다.
MVDC가 미래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각광받는 이유는 에너지 시장 판이 바뀌고 있어서다. 태양광발전같이 전기를 직류로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MVDC 필요성이 커졌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송전 용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됐다.
세계시장 정보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8년 MVDC 기술 시장은 141억달러(약 19조원)으로 커질 전망했다. IEC 백서 발간 프로젝트는 한전이 간사를 맡고 전력연구원, 전기연구원 등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해 오는 9월 시작한다. 해외에서 20명을 초빙해 총 35명으로 이뤄진 백서 발간팀을 꾸릴 예정이다. 한전은 내년 6월까지 초안을 마련하고 국제 회의를 거쳐 그해 10월께 백서를 정식 발간할 계획이다.
한전은 2024년을 ‘직류 시대 원년’으로 선언하고 독자적인 직류 배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전남 서거차도 ‘저압직류(LVDC) 아일랜드 사업’을 통해 직류 공급 실험을 완료했고, 나주 MVDC 실계통 연계 실험을 거쳐 운영 기술을 확보했다. 하이브리드 배전망 설계, 직류 배전용 계측 진단 같은 기술도 개발 중이다. 서울시와는 직류 타운도 구축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직류 배전망 기술이 미래 에너지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투자 비용 대비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비만약 테마주…후발주자에 관심
비만 치료제 테마를 앞세워 상반기 글로벌 증시를 달군 바이오주가 하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만약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상승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새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후발주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7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0.86% 오른 909.04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53.50%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같은 기간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도 41.50% 상승했다. 미국의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를 보유한 업체다.
지난해 두 회사의 주가는 비만약 시장 개화에 따른 기대로 떠올랐다. 올해는 관련 실적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내 비만 치료제 신규 처방 건수는 5만5000건 수준이었으나 5월 말에는 20만 건을 넘을 정도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위고비가 전체 시장의 54%를, 나머지를 젭바운드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위고비 매출은 93억7700만크로네(약 1조213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고, 올해 초부터 판매를 시작한 젭바운드는 5억1740만달러(약 71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비만 치료제가 글로벌 제약주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을 장악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경쟁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는 데다 후발주자들도 비만 치료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5월 일라이릴리는 53억달러를 들여 의약품 설비 투자에 나서기로 했고, 노보노디스크 역시 최근 41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비만 치료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비만 치료제 관련 투자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대규모 투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는 강세를 이어갔다.
비만 치료제 후발주자 중에서는 암젠이 주목받고 있다. 암젠은 비만 치료제 ‘마리타이드’를 개발 중인 회사다. 주요 비만 치료제가 주 1회 투약 방식으로 개발된 데 비해 마리타이드는 월 1회로 투약 빈도를 줄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투약 편의성을 대폭 높여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 임상2상 결과가 나올 예정인데, 이 결과에 따라 암젠의 주가가 크게 요동칠 공산이 크다. 실제 암젠이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마리타이드 개발이 순항 중’이라고 밝히자 이날 주가가 11.8% 급등하기도 했다. 암젠 외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머크, 질랜드파마 등도 후보물질을 확보해 비만 치료제 관련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이후 제약업종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비만약 모멘텀이 있는 기업들의 상승세는 이어졌다”며 “하반기에도 시장의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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