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_한국 주식
롯데관광개발_ 한국 주식
치폴레_미국 주식
삼성전자
400억달러(약 56조원)+α.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확정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투자액이다. 기존 계획(170억달러)의 두 배 넘는 삼성의 ‘통 큰 베팅’에 미국도 인심을 후하게 썼다. 미국 정부는 투자액 대비 보조금 지급비율(16%·64억달러)을 인텔, TSMC보다 높게 쳐줬고, 미국 국방부는 삼성의 고객사 리스트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 퀄컴 등 파운드리업계의 ‘큰손’들은 앞다퉈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언급하며 환영 메시지를 보냈다.
큼지막한 잔칫상을 받았지만, 정작 삼성에선 그런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TSMC와 인텔도 초대형 공장을 여럿 짓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시장을 둘러싼 ‘고객 쟁탈전’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게 뻔해서다. 삼성이 축제날에도 차분했던 이유다.
삼성의 고민은 테일러 공장의 가동 시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전날 “테일러 1공장에서 2026년부터 반도체 양산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존 계획보다 1년 이상 가동 시점이 늦춰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10월 테일러 투자를 공식 발표한 이후 줄곧 반도체 양산 시점을 ‘2024년 하반기’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한 행사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2025년 양산’을 처음 언급했지만, 삼성전자는 “가동 계획이 크게 바뀐 건 아니다”고 했었다.
2026년 양산을 공식화한 것에 대해 업계에선 “파운드리 투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최근 움직임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란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도 현재 짓고 있는 경기 평택4공장의 파운드리 라인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최첨단 파운드리 투자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의 가동 시점 조절은 ‘합리적인 결정’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TSMC는 100조원을 들여 미국에 3개, 일본에 2개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인텔도 1000억달러 투자액 중 상당수를 파운드리에 배정할 계획이다. 1~2년 뒤 ‘공급 과잉’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레거시 파운드리로 불리는 전통 공정에선 중국 기업의 투자로 이미 공급 과잉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400억달러 투자 규모가 너무 크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지난해 삼성의 반도체 시설투자액(48조3723억원)보다 많아서다. 최첨단 2나노미터(㎚) 라인까지 테일러에 들어간다는 점이 알려지며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미국에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석에 대해 업계에선 ‘기우’라고 일축한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반도체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 등 미국 고객사들도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반기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최첨단 라인은 한국에 둔다’는 원칙을 꺾지 않았다. 평택 4~6공장에 더해 경기 용인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에도 약 3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지킨다는 입장이다. 우수 반도체 인력 확보, 탄탄한 반도체 생태계를 감안할 때 ‘홈그라운드 이점’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TSMC와 마찬가지로 최첨단 공정은 본국에 두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정부도 그에 걸맞은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파운드리 사업의 성패는 대규모 주문을 확보하는 것에 달렸다. 이날 열린 투자 기념식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축하 메시지를 보낸 건 긍정적인 대목이다.
엔비디아와 퀄컴은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사지만, 최첨단 칩은 TSMC에 맡긴다.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면 이들도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란 평가다.
삼성전자는 미국 국방부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가 오스틴의 기존 공장도 확장하기로 했다”며 “항공우주, 방위 등 주요 산업을 위한 첨단 기술을 국방부와 협력해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롯데관광개발
롯데관광개발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내리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만 3980억원에 달했다. 작년 거둔 매출(3135억원)보다 많았다. 1조6000억원을 들여 세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탓이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인 2021년 문을 열었는데 손님이 거의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작년 말 부채 비율은 2591%로 치솟았다. 업계에선 “곧 망한다”는 말이 돌았다. 때마침 제주도 인기도 시들해졌다. 부도는 현실이 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올 들어 극적인 반전이 시작됐다.
16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제주 드림타워가 지난 1분기에 96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50.7% 증가한 것이다. 카지노 매출이 699억원으로 작년 1분기(164억원)에 비해 네 배 넘게 급증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여기에 유통·여행 사업까지 포함하면 첫 1000억원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증권업계에선 올 1분기 40억~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방문객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2% 늘어나는 등 유의미한 실적 증가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추세라면 6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22억원이다.
실적 개선은 카지노에 VIP ‘큰손’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로나19 상황 탓에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던 2022년 하반기부터 VIP 영업에 공을 들였다. 그해 11~12월 두 달간 일본과 홍콩에 각각 2회, 7회씩 VIP 전용 전세기를 띄웠다. 이런 노력이 쌓여 최근 VIP 증가로 이어졌다. 롯데관광개발은 올 6월엔 일본 도쿄에 현지 사무소를 열고 상시적인 마케팅에도 나설 예정이다.
중국인들도 ‘귀환’하고 있다. 최근 드림타워 숙박객의 약 45%가 중국인이다. 내국인 비중(35%)을 앞질렀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항공 노선편이 계속 늘고 있는 영향이다. 올 1~2월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의 83%가 중국인일 정도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드림타워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올 들어 점진적으로 늘고 있고 일본인 VIP도 앞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현재 추세라면 올해 롯데관광개발이 극적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치폴레_미국 주식
미국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이하 치폴레)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2006년 뉴욕증시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주가 상승률은 65.44%로 S&P500지수(21.93%)보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치폴레는 유기농 원료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소비자 충성도를 높였다. 이는 인플레이션과 임금 인상 영향으로 메뉴 가격을 2년 새 네 차례 올렸음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치폴레가 북미지역 외 해외시장 확대와 디지털 서비스 도입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치폴레는 지난달 19일 이사회가 보통주 1 대 50 분할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주가는 장중 8.09% 급등하며 3023.98달러(약 421만원)를 찍었다. 이는 역대 최고가다. 주식을 분할하면 주당 가격이 낮아져 투자자 접근성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잭 하퉁 치폴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치폴레 30년 역사상 최초로 주식 분할을 한다”며 “직원은 물론 더 광범위한 투자자가 우리 주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주당 가격이 내려가 투자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들이 오는 6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식 분할 계획을 승인하면 15일 현재 2936.63달러(약 409만원)인 주가는 주당 59달러(약 8만1800원)에 거래될 전망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치폴레가 보통주 분할로 확보한 자금을 재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치폴레 매출은 전년 대비 14.3%, 주당순이익은 38.4% 늘었다. 동일 매장 매출(12개월 이상 영업한 매장의 매출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수치)은 같은 기간 7.9% 증가했다.
분기별 실적도 좋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14.4%로 전년 동기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치폴레는 “4분기 121개에 달하는 신규 매장을 개점한 덕분에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문을 연 신규 매장 271곳 중 44%가 4분기 문을 열었다.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추후 북미지역에서 70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치폴레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 3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지역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치폴레는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확대하고, 로봇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략을 채택해 영업이익률을 높인다는 전략도 내놨다. DT 서비스인 ‘치폴레인’을 신규 개점한 매장 중 약 87%에 도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치폴레인을 도입한 가맹점은 일반 가맹점 대비 매출이 평균 15% 높다. 또한 매장에 온라인 전용 픽업대를 마련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이는 2019년 20.5%였던 가맹점 영업이익률을 지난해 기준 26.2%까지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5년 연속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며 경쟁 업체인 타코벨(23.6%)을 제치고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치폴레 목표주가를 2800달러에서 32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주요 매출 지표인 동일 매장 매출 증가율이 올해 7%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가 올초 제시한 3~4%를 크게 웃돈다.
다만 시장에선 치폴레 주가가 실적 대비 고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치폴레 주가수익비율(PER)은 66.88배로 성장성이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는 24일 발표될 예정인 올해 1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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