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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4.12.17.

by FROMA_W 2024. 12. 17.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유무상생(有無相生)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K방산업계 첫 '외국인 사령탑'…한화 글로벌 사업 이끈다

*'플랫폼 장벽' 허무는 네이버, 숏폼 키운다

*라온시큐어, 日은행에 생체인증 공급

*AZ "AI 헬스케어 관심…韓과 협력 확대"

*셀트리온, 유럽서 4종 바이오시밀러 승인 임박

*아모레, 美 아마존 블프서 최대 매출

*중국시장 실적 개선에…중소형 화장품주 화색

*오르한 파무크 "일기를 쓰면 세상에 능동적으로 맞설 수 있죠"


K방산업계 첫 '외국인 사령탑'…한화 글로벌 사업 이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6일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DRS 글로벌 법인 사장을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국내 방위산업계에서 외국인 대표가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방산의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이 기업 인사에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쿨터 해외사업 총괄 대표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DRS,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대형 방산업체에 15년 넘게 몸담은 방산 전문가다. 2010~2013년 제너럴다이내믹스에서 글로벌 사업개발 부사장을 맡았고, 2013~2024년에는 레오나르도DRS에서 글로벌 법인 부사장, 사장 등을 지냈다. 기업에 합류하기 전에는 미국 조지 부시 정부에서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부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민관 양쪽에 높은 이해도를 지녔다는 게 한화의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와 해외 사업을 이원화해 국내 사업은 손재일 대표가, 해외 사업은 쿨터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쿨터 대표의 해외 네트워크 및 전략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유럽, 중동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수주를 따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효자 수출품목인 K9은 미국 육군 차세대 자주포로 거론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다소 보수적인 방산 사업에서 해외 대표를 영입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 등으로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쿨터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화그룹의 글로벌 방산 사업도 총괄할 예정이다. 최우선 과제는 한화오션의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다. 한화오션이 집중하고 있는 미국 함정 MRO는 시장 규모가 연 2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미 국방부로부터 첫 일감을 따낸 뒤 추가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미국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방산 시장은 미국 시민권자로 취업을 제한하는 등 해외 업체에 여전히 배타적”이라며 “쿨터 대표가 이 같은 장벽을 걷어내기 위한 미국 내 활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쿨터 대표는 “글로벌 방산업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안보 솔루션을 통해 자유 세계를 수호한다는 한화 방산의 비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장벽' 허무는 네이버, 숏폼 키운다

네이버가 플랫폼 간 장벽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인 치지직에서 만든 숏폼 콘텐츠를 네이버 앱과 포털 검색 화면에도 띄우기로 했다. 네이버포스트는 네이버블로그로 통합하고 리뷰 플랫폼인 ‘MY플레이스’는 지역정보 플랫폼인 네이버지도와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네이버 앱 메인에 숏폼 띄운다

1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말부터 치지직에서 나온 숏폼 영상을 네이버 앱과 포털 검색 결과에 노출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 앱에선 숏폼 영상을 모아놓은 클립 탭뿐 아니라 홈 화면에서도 치지직 영상을 볼 수 있다. 네이버는 치지직 숏폼 영상을 노출해 얻은 광고 수익을 다음달부터 영상 제작자와 분배할 예정이다. 개인 방송 스트리머뿐 아니라 시청자가 만든 영상도 수익 공유 대상이다.

이번 업데이트로 네이버는 이 회사의 핵심 앱이자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로 치지직 콘텐츠를 대거 유통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치지직을 선보인 뒤 별도 플랫폼으로 관리해왔다. 운영 초기 네이버는 게임 스트리밍 콘텐츠 위주로 시청자를 넓혔다.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자 네이버는 애니메이션과 스포츠 콘텐츠를 풀면서 치지직을 종합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키웠다.

지난 11일엔 노벨상 수상식을 생중계한 데 이어 13일엔 게임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더게임어워드’에 동시통역을 붙여 생중계했다. 네이버는 치지직에 클립, 네이버카페, 네이버페이 등의 다른 네이버 서비스도 연계해 접근성을 개선했다. 다른 플랫폼을 이용자 유입 채널로 쓴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치지직은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 250만 명을 기록했다. 출시 1년도 안 돼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인 숲(SOOP)의 MAU(240만 명)를 웃돌았다.

쇼핑 플랫폼도 치지직 영상에 연동

네이버는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도 치지직과 연동시키기로 했다. 방송에 스마트스토어 상품 구매 링크를 연결해 스트리머가 제작한 굿즈를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네이버는 15일 치지직 출시 1주년 간담회를 스트리밍 대상으로 열고 이 같은 수익 다각화 방안을 공개했다. 스트리머 1인당 최대 3000만원씩 연 4회 지원했던 프로그램 규모는 연 6회로 늘리기로 했다.

다른 네이버 플랫폼들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리뷰 플랫폼인 MY플레이스를 개편해 네이버 앱·포털, 네이버지도 앱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리·상권 정보를 제공하던 네이버지도와 엮이면서 앱 하나로 식당 예약, 리뷰 작성, 기차 승차권 및 장소 방문 이력 확인 등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블로그 플랫폼인 네이버포스트 역시 내년 4월 운영을 종료하고 유사 플랫폼인 네이버블로그와 합치기로 했다.
 

라온시큐어, 日은행에 생체인증 공급

정보보안·인증 기술 전문기업 라온시큐어가 일본에 35억원 규모 생체인증 서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밝혔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라온시큐어는 이달 말까지 일본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SBI스미신넷은행에 구독형 생체인증 솔루션인 원패스 솔루션 35억7900만원어치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6.9%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솔루션은 글로벌 민간기업 협의체인 파이도(FIDO)의 인증을 받은 다채널 인증 플랫폼이다. 지문과 홍채, 목소리 등의 생체 정보를 기반으로 간편인증과 비대면 본인 확인 기능을 제공한다. 카드 간편결제를 비롯해 게임, 포털 본인 인증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 기존 비밀번호나 일회용 비밀번호(OTP) 같은 인증 방식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원패스 솔루션은 지난 6월 일본에서 월간활성이용자(MAU) 51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라온시큐어는 1000개 이상 국내외 고객사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라온시큐어는 구독형 생체인증 솔루션 외에 블록체인 기술 기반 디지털아이디(DID)를 접목한 보안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 기술을 내세워 내년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AZ "AI 헬스케어 관심…韓과 협력 확대"

파스칼 소리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미국 화이자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 10년 뒤 목표를 밝혔다. 당시 내세운 2025년 매출 목표치는 450억달러(약 64조6000억원). 이 회사는 지난해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기업가치는 제약 분야 세계 7위로 10년 전 인수 제안한 화이자(10위)를 뛰어넘었다.

다음 목표는 2030년 매출 800억달러다. 지난달 한국을 찾은 숀 그래디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사업개발 운영총괄 수석부회장은 이 역시 순조롭게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결은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이다. 그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 협력해 한국의 생명과학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기업 내부까지 개방, 혁신 생태계 조성

아스트라제네카는 2012년 소리오 CEO가 취임하고 2년 뒤 개방형 혁신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콘셉트는 ‘다공성(prosity)’.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좋은 아이디어와 인재가 회사 안팎을 자유롭게 오가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아스트라제네카 전신인 영국 임피리얼케미컬인더스트리스 변호사로 합류해 40년간 경력을 쌓은 그래디 부회장은 연구개발(R&D), 경영 전략 등을 총괄하고 있다. 내년 아스트라제네카 영국법인 대표로 취임한다.

그래디 부회장은 “파트너십, 협력을 핵심 가치로 삼고 기업 DNA로 내재화했다”며 “소규모 기업을 지원해 산업 생태계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건 중요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했다.

맞춤형 거래로 성공 가능성 높여

아스트라제네카의 사업개발(BD) 부서는 이미 리더이거나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선택해 기존 입지를 강화하거나 신규 진출을 모색한다. 반대로 기회가 적다면 언제든 매각 대상이 된다.

생물학적 제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2006년 케임브리지안티보디테크놀로지를, 2007년 메디이뮨을 인수했다. 2021년 알렉시온을 사들인 것은 희소질환 치료제로 보폭을 확대한 계기가 됐다. 같은 해 다이이찌산쿄와 손을 잡으면서 세계 1위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인 ‘엔허투’가 탄생했다. 그래디 부회장은 “내부에선 모든 거래를 ‘각각의 눈송이’로 표현한다”며 “어떤 거래도 완전히 똑같지 않고 없이 파트너 상황과 수요에 따라 최적화하고 맞춤화한다”고 했다.

다양한 협력 중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그는 2014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당뇨병 사업부 인수를 꼽았다. 블록버스터 ‘포시가’를 품에 안아 든든한 캐시카우로 삼았고 이는 후속 R&D 투자 기반이 됐다.

삼바와 생산 협력·디지털 기술도 관심

그래디 부회장은 한국을 아스트라제네카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했다. 바이오산업 생태계 잠재력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했다.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집중하는 주요 12개국 중 한 곳이다. 그는 “한국에서 일부 파트너십을 구축했지만 아직 구상하는 수준의 협력엔 미치지 못한다”며 “파트너십을 더 확대·강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를 위해선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 혁신 기술 보상도 강화해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싱가포르에 ADC 제조 시설을 세우기로 한 것도 정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디 부회장은 “신약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에도 관심이 크다”며 “제조·생산 측면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의약품 생산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셀트리온, 유럽서 4종 바이오시밀러 승인 임박

셀트리온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자가면역질환을 비롯해 안과·골 질환 관련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4종의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고 16일 밝혔다.

보통 위원회가 승인을 권고하면 2~3개월 내 공식 승인을 받는다. 셀트리온이 당초 내년까지 달성하기로 한 11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구축이 조기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들 제품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135조원에 이른다.

이번에 셀트리온이 승인 권고를 받은 의약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앱토즈마’,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 골다공증·암 골전이 합병증 치료제 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와 ‘오센벨트’ 등 4종이다. 셀트리온은 앱토즈마를 통해 기존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 제품군(램시마·유플라이마)에 더해 인터루킨(IL) 억제제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함으로써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전망이다.

아이덴젤트는 습성 황반변성, 망막정맥 폐쇄성 황반부종,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주요 안과 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승인이 임박한 4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4조원에 달한다.

셀트리온은 기존에 강점을 보인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는 한층 두터워진 제품 라인업을 갖추는 동시에 골 질환, 안과 질환 등 신규 치료제 영역을 대폭 확대해 매출 증대와 매출처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약물사용자문위가 단일 기업의 제품 4종을 동시에 대거 승인 권고한 것은 드문 사례로, 셀트리온의 기술력과 개발 역량을 세계에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22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20~30%가량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은 오리지널 특허 만료와 각국의 서민 지원 확대 등 우호적인 정책 환경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연평균 17.3% 커져 2030년 104조7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아모레, 美 아마존 블프서 최대 매출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 행사인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사이버먼데이(BFCM)’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16일 밝혔다.

미주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주력 브랜드 라네즈,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라네즈는 전년 대비 매출이 127%, 설화수는 308%, 이니스프리는 70% 급증했다. 라네즈 대표 제품인 ‘립 글로이 밤’ ‘립 슬리핑 마스크’가 립밤 카테고리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번 BFCM에서 미쟝센 등 미주 지역에 공식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아모레는 설명했다. 미쟝센 매출은 전년 대비 1092% 늘었다. 대표 제품인 ‘오리지널 헤어 세럼’은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1위에 올랐다. 에스트라(199%) 아이오페(434%) 일리윤(293%)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모레는 최근 주력 시장을 중국에서 미국 등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성장 잠재력이 큰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인도 중동 등을 전략 시장으로 집중 육성하는 ‘글로벌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시장 실적 개선에…중소형 화장품주 화색

화장품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데다 한동안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도 실적 개선이 나타난 것이 배경이다.

‘리쥬란’ 브랜드로 유명한 파마리서치는 16일 코스닥시장에서 4.49% 오른 2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장중 52주 신고가(26만7000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안면부 주름 개선용 의료기기 리쥬란 덕분에 올해 ‘5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최근 1주일 새 파마리서치(19.35%), 실리콘투(26.25%), 브이티(22.66%), 마녀공장(16.10%) 등 중소형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화장품주를 담고 있는 ‘TIGER 화장품’ 상장지수펀드(ETF)도 같은 기간 14.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화장품 업종은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수출 모멘텀(성장 동력)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2% 증가한 102억달러(약 14조6400억원)를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내수 살리기에 나서면서 중국 시장 매출 회복도 기대된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글로벌 확산을 이끌고 있는 실리콘투가 최선호주”라고 말했다.
 

오르한 파무크 "일기를 쓰면 세상에 능동적으로 맞설 수 있죠"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 미켈란젤로는 화가이자 조각가인 동시에 300편이 넘는 시를 쓴 시인이었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시를 썼다. 단편소설 ‘변신’으로 잘 알려진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는 100점이 넘는 그림을 남긴 화가이기도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튀르키예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최근 출간한 에세이집 <먼 산의 기억>을 자신의 그림들로 채워 넣었다. 오르한 파무크 제공


최근 에세이집 <먼 산의 기억>을 번역 출간한 튀르키예 출신의 세계적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72·사진)는 국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들의 사례를 들며 “문학과 그림의 간극이 벌어진 건 비교적 현대의 일”이라며 “내 마음속에도 화가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먼 산의 기억>은 파무크가 14년 동안 쓴 일기와 그 옆에 직접 그린 그림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일종의 ‘그림 일기장’인 셈이다.

파무크는 튀르키예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건축가 집안에서 태어나 건축가 겸 화가를 꿈꾸며 이스탄불 공과대학에 진학했지만 자퇴하고 소설가가 됐다. 추리소설 <내 이름은 빨강>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파무크는 모친으로부터 일기장을 선물받은 일곱 살 때부터 일기를 써왔다고 했다. 요즘은 작은 몰스킨 다이어리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틈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한다고. 일기장엔 전 세계를 여행하며 겪은 일, 가족에 관한 일화, 글 쓰는 과정, 고국과의 복잡한 관계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파무크는 “일기는 가장 비밀스러운 나만의 세계이자, 나 자신으로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일기를 쓰다 보면 스스로와 대화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파무크는 독자들에게도 일기 쓰기를 권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어라”라며 “계속 쓰다 보면 서서히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언어를 발전시키고, 그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글을 쓴다는 건 세상 앞에 수동적이고 무의미하게 서는 대신에 능동적이고 활동적으로 맞서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파무크의 일기장 각 페이지는 그가 마주보고 있는 풍경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는 작업실과 바다, 먼 산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경관이 담긴 풍경화를 다이어리에 직접 그렸다. 일기 내용과 연결되는 그림도 있긴 하지만 드물다. 풍경화와 글은 별개의 작품으로 존재한다. 20대에 그림을 그만두고 30년이 지나 다시 붓을 잡기 시작한 파무크는 “여전히 내 마음속엔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화가가 살고 있다”며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얼마나 강했던지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006년 튀르키예 최초이자 지금껏 유일하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파무크는 한강 작가와 같은 나이인 54세에 상을 받았다. 파무크는 “TS 엘리엇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후 좋은 작품을 쓰지 못했다는 말을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상을 받은 뒤에도 쉬지 않고 계속 글을 썼고, 그 가운데 발표한 <순수 박물관>은 내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소설”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간의 책임감이 생겼을 뿐 상 자체로 무언가를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이미 읽었고, 터키어로 번역된 다른 작품들을 구입해놔 곧 읽을 예정이라고도 했다.

인권 운동과 정치적인 발언에도 적극적인 파무크는 한국의 탄핵 정국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문제를 비판했다가 정치적 탄압을 받은 적이 있다. 파무크는 “나도 두려울 때가 있다”며 “튀르키예에선 많은 작가가 감옥에 갔는데, 아마도 노벨문학상이 나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에선 많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들의 바람에 존경을 표하고,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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