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유무상생(有無相生)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삼성·현대차 '휴머노이드 눈' 개발 동맹
롯데에너지머티, 엔비디아 'AI 반도체 공급망' 올라탔다
두산에너빌리티·KAI, 항공엔진 국산화 협력
닻 올린 셀트리온 CDMO…"7년뒤 매출 3조"
K컬처 퍼지는 '기회의 땅' 중동…뷰티·식품·물류로 뚫는다
'할랄 벽' 넘는 K푸드…오리온, 식품쇼 첫 참가
빅테크가 꽂힌 유리기판 … SKC, 수혜주 부각
AI랠리 잇나…뉴욕증시 휩쓰는 양자컴株
삼성·현대차 '휴머노이드 눈' 개발 동맹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눈에 해당하는 전용 카메라 모듈을 삼성전기가 개발한다. 현대차는 개발 중인 자율주행 칩 생산을 삼성전자 5나노 파운드리 공정에 맡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화한 국내 1위 전자업체와 자동차 기업 간 협업이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로봇, 반도체 등 첨단제품 공동 개발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틀라스 후속 모델에 들어갈 전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할 파트너로 삼성전기를 선정했다.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 모듈은 ‘뇌’에 해당하는 인공지능(AI)과 맞물려 휴머노이드 로봇이 각종 사물의 형태와 움직임을 인식한 뒤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부품이다.
테슬라, 피규어AI 등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로봇 기업으로 꼽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텔의 범용 제품인 리얼센스 카메라를 아틀라스에 사용하고 있지만, 로봇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아틀라스에 꼭 맞는 전용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보고 카메라 모듈 전문업체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기도 갤럭시 스마트폰에 집중된 카메라 모듈 매출을 다각화하기 위해 로봇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삼성전기의 전용 카메라를 적용한 차세대 아틀라스는 2030년께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삼성의 협업은 반도체 칩 생산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 칩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들어가는 전용 카메라와 칩을 삼성이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두 그룹이 첨단제품 공동 개발에 나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눈'은 최첨단 로봇의 마지막 퍼즐…보스턴, 삼성전기에 먼저 파트너 제안
사람을 빼닮은 로봇인 휴머노이드의 성능을 가르는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두뇌와 관절 그리고 눈이다. 모든 주변 상황을 종합해 그에 맞는 행동을 지시하는 인공지능(AI) 성능이 좋아야 휴머노이드는 말 그대로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다. 물론 잘 넘어지지 않고, 운동 반경이 넓고, 손가락도 세밀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두뇌와 운동신경을 갖춰도 눈이 나쁘면 그 휴머노이드의 쓰임새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주변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이미지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리면 로봇 움직임의 정확도와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로봇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범용 카메라 모듈 대신 삼성전기와 손잡고 맞춤형 제품 개발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삼성전기에 차세대 ‘아틀라스’에 들어갈 전용 카메라 모듈 개발을 요청했다. 로봇용 카메라 모듈은 최첨단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화질 이미지는 물론 자동차에 적용되는 어라운드 뷰와 원거리 센싱 기능도 담아야 한다. 그래서 카메라 모듈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테슬라, 피규어AI, 유니트리 등과 함께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카메라 모듈은 성능 좋은 로봇 개발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두뇌와 운동능력은 갖췄지만 아틀라스 제품 특성에 꼭 맞는 전용 카메라 모듈을 갖지 못해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재 아틀라스에 인텔의 범용제품인 리얼센스를 장착하고 있다.
이런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오랜 기간 카메라 모듈을 공급해온 삼성전기는 더할 나위 없는 파트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골몰해온 삼성전기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제안은 ‘뜨는 시장’에 입성할 절호의 기회다.
휴머노이드는 미래가 약속된 시장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은 2035년 380억달러(약 5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손잡으면서 글로벌 로봇기업과 카메라 모듈 업체 간 합종연횡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현재 삼성전기와 LG이노텍으로부터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등을 납품받고 있는데, 향후 이들 업체와 공동으로 휴머노이드용 전용 카메라 모듈을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피규어AI도 전용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부가가치 카메라 시장은 로봇, AI, 항공, 우주, 방위산업 등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기관 폴라리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43억달러(약 49조원)였던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30년 825억달러(약 119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사업 체질 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올해 초 핵심 기술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카메라 모듈, 패키지기판 등을 활용해 전장, 로봇, AI·서버, 에너지 등 4대 영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미-래(Mi-RAE)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올해 미국 반도체 기업에 AI용 고성능 반도체 기판에 필요한 실리콘 커패시터 납품을 추진하고, 웨어러블용 전고체 전지 개발에 성공하는 등 소기의 성과도 냈다.
롯데에너지머티, 엔비디아 'AI 반도체 공급망' 올라탔다
롯데그룹의 소재 계열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 진입했다.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스위치)에 차세대 동박을 납품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서버용 AI 가속기의 인쇄회로기판(PCB)에 들어가는 동박으로도 품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생산 중인 동박을 고효율, 저전력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달 초부터 ㈜두산 전자BG(비즈니스그룹)에 AI 가속기에 들어갈 초극저조도(HVLP) 4세대 동박을 공급한다고 17일 발표했다. 초극저조도는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 표면의 거칠기를 최소화했다는 의미다. 동박은 전류를 흐르게 하고, 열을 전달하는 전도체 역할을 하는 소재다. 배터리에선 리튬이온의 음극에 사용된다.
롯데 관계자는 “반도체용은 배터리용에 비해 더욱 정밀하고 균일한 두께를 요구한다”며 “HVLP 5·6세대 동박도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를 통해 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가 공급하는 동박은 두산의 동박적층판(CCL·동박을 절연재와 결합해 만든 반제품 기판)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의 CCL을 공급받아 최종적으로 PCB를 제작할 곳이 어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엔비디아의 최신형 AI 가속기인 블랙웰로 이뤄진 데이터센터의 스위치용으로 납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석권한 절대 강자다. 더 많은 데이터를 열방출을 최소화하면서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AI 반도체를 만들려면 동박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번 공급을 계기로 전기차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AI 가속기용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체제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사진)는 이날 발표 자료에서 “AI 가속기 등 네트워크의 밸류체인을 공고히 해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HVLP 동박은 고속신호전송 효율에 따라 1세대에서 3세대로 나뉘는데, AI 가속기(블랙웰)용으로 사용되는 제품은 3세대 모델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4세대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는 2022년 일진머티리얼즈를 약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며 동박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올해 274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평균 가동률은 2022년 97.5%에서 올해 1~3분기 71.8%로 줄었다. 전기차용 동박 시장은 특히 중국, 대만, 일본 등 공급사가 많아 가격 경쟁이 치열해 내년에도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달 구축한 전북 익산공장의 AI 가속기 전용 생산라인(연 1800t)에서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연 1800t을 모두 납품하면 수백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수만t 수준의 전기차용 동박(전지박)보다 규모가 작지만, 제품 단가는 AI 가속기용이 세 배 이상 비싸다. 앞으로 이 분야 생산이 늘어나면 실적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익산공장의 범용 동박라인도 AI 가속기용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KAI, 항공엔진 국산화 협력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 방산업계의 숙원인 항공 엔진 국산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엔진 기술은 두산에너빌리티, 항공기 체계 개발은 KAI가 맡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다.
두산에너빌리티와 KAI는 17일 ‘항공기용 엔진 개발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항공 엔진 국산화 프로젝트에 발맞춰 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자체적인 항공 엔진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일부 국가뿐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국산 엔진 개발 계획 및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참여를 준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와 KAI는 2030년까지 1만lbf(추력·엔진출력단위)급 무인기용 엔진과 1만5000lbf급 유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투기에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의 엔진이다. 엔진 부문을 담당할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1만lbf급 무인기용 엔진 개발 사업에 참여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 사업인 발전용 가스터빈과 항공 엔진은 기술 기반이 동일하고 구조와 작동 원리가 비슷하다. 다만 발전용 가스터빈은 고효율과 안전성 등이 요구되고, 항공 엔진은 고출력과 경량화 등을 필요로 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은 “이번 협력으로 기술 역량을 고도화하고 항공 엔진 국산화는 물론 국산 항공기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구영 KAI 대표는 “항공기 엔진의 국산화를 단계적으로 성공시켜 K방산 수출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닻 올린 셀트리온 CDMO…"7년뒤 매출 3조"
셀트리온의 위탁개발생산(CDMO) 법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가 17일 출범했다. 기존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이중·삼중항체, 피하주사(SC)제형,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양한 모달리티(치료법)와 서비스를 통해 국내 CDMO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내년 10만L 규모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가 2031년까지 CDMO 법인으로만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날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간담회를 열고 CDMO사업 전략과 실적 목표를 공개했다. 서 회장은 “국내외 소규모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후보물질 공정 개발 및 생산에 대한 지원 요청을 계속해서 받아왔다”며 “세계적인 암 병원 역시 CGT에 특화된 서비스를 해줄 수 없냐는 주문을 많이 해 CDMO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이오솔루션스 수장은 이혁재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맡는다. 제품 허가부터 임상, 생산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바이오솔루션스 공장은 내년 상반기 첫 삽을 뜬다. 국내에 10만L 규모로 먼저 지은 뒤 추후 수주 상황을 고려해 최대 30만L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20만L까지는 국내에, 추가 10만L는 해외에 짓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 회장은 “첫 10만L 규모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은 8000억원 남짓”이라며 “공정 자동화율을 높이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탁생산(CMO)뿐 아니라 위탁개발(CDO)과 임상시험수탁(CRO)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CDMO 경쟁사와의 차별 전략을 묻는 질문에 서 회장은 모달리티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일항체는 물론이고 이중·삼중항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정맥주사(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바꿔주는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활용 서비스도 내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과 경구용·흡입형 약물전달 솔루션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GT 서비스도 강조했다. 그는 “T세포, NK세포는 물론 유전자 치료제 전달 기술도 같이 서비스할 생각”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형병원 옆에 의약품 제조·품질관리(cGMP) 기준에 맞는 소규모 시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짓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CGT 서비스에 적합한 cGMP 플랫폼을 2~3년 안에 완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 회장은 CDMO 사업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자기 제품을 개발, 생산, 판매한 경험이 없는 회사는 CDO·CRO 사업을 할 수 없다”며 “모든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회사는 스위스 론자와 셀트리온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CDO·CRO에서 3년 뒤 1000억원, CMO에서는 5년 뒤 5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2031년까지 바이오솔루션스에서만 3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창 진행 중인 신약 개발에 대해서는 “CDMO 사업을 한다고 해서 연구개발(R&D) 투자가 위축되지 않는다”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은 전임상 단계이고 비만치료제는 경구용으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신약후보 물질을 자세히 공개하겠다”고 했다.
SK바이오팜,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속도
SK바이오팜이 다양한 암 치료에 효능을 내는 방사성의약품(RPT)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암세포를 더 잘 찾는 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에 나선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19조원 규모인 글로벌 RPT 시장에서 아시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하에 관련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프로엔테라퓨틱스와 RPT 신약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부사장은 세계적으로 R&D 초기 단계인 RPT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기 위해 후보 물질을 인수하며 신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기존 RP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저분자 단백질’ 기반 차세대 RPT를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에 프로엔의 고유 기술 플랫폼인 ‘아트바디’를 활용할 전망이다. RPT는 보통 암을 찾아내 붙는 표적 바인더(리간드)와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사성 물질(킬레이터), 둘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돼 있다. 아트바디 기술은 저분자 단백질을 통해 암세포를 더 잘 찾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저분자 단백질은 항체 치료제와 비교해 제조 단가가 낮고 종양 침투력이 높아 기존 항체 치료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독성과 제조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기존 RPT가 전립선암, 췌장암, 대장암 등의 치료를 목표로 삼는다면 우리의 차세대 RPT는 좀 더 다양한 암종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프로엔과의 협력을 통해 2027년까지 최대 2개의 전임상 후보물질을 확보할 계획이다.
K컬처 퍼지는 '기회의 땅' 중동…뷰티·식품·물류로 뚫는다
K콘텐츠를 내세워 세계 주요 시장 개척의 선봉장 역할을 한 CJ그룹이 최근 중동에서 한류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콘텐츠 시장과 함께 뷰티, 푸드 시장도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오리온, 코스맥스 등 소비재 업체들은 현지 박람회에 참가해 제품을 소개하는 등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2019년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계기로 굳게 닫혔던 중동 문화시장이 열리자 CJ는 이 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17일 CJ그룹에 따르면 CJ는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리야드에서 K팝 한류 행사인 ‘K콘’을 열었다. CJ CGV는 2019년 현지 극장사업자와 협업해 4DX 상영관 등 14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지난 9월 사우디 정부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했다. 사우디 방문 당시 이 회장은 “엔터테인먼트와 음악 등 CJ그룹의 문화산업 노하우와 사우디의 문화 자원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급성장하는 중동 e커머스 수요를 겨냥해 물류 시장 선점에도 나섰다. CJ대한통운은 리야드 공항 통합물류특구에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를 건설 중이다. 연면적 1만8000㎡, 하루 1만5000상자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CJ가 중동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중동은 막대한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데다 정부 차원에서 문화, 관광 등 소프트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사우디 엔터·미디어 시장은 지난해 199억달러에서 2027년 246억달러로 25%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중동에선 이미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 K콘텐츠가 인기를 끈 뒤 K푸드와 K뷰티 시장이 열린 것처럼 중동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영화, 음악 등 K콘텐츠 수출이 1억달러 늘어나면 화장품, 가공식품 등 소비재 수출은 1억8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K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여기에 노출되는 화장품, 식품 등을 함께 구매한다는 의미다.
현지에선 한국산 전자제품과 화장품, 가공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K뷰티는 중동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소비재 품목으로 꼽힌다. 최근 K뷰티 수요가 많아지자 중동 최대 뷰티 e커머스 플랫폼 부티카는 K뷰티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알엑스, 클리오 등 입점한 한국 브랜드만 50개가 넘는다. 이곳엔 많은 국가의 제품이 입점해 있지만 특정 국가의 제품을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중동에서 K뷰티 인기가 가장 높은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이 지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8.3% 급증했다. 증가율로만 보면 미국(61.8%)의 두 배 가까이에 달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조선미녀, 코스알엑스, 아누아 등의 중동 매출이 올 들어 큰 폭으로 늘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자사몰을 통해 중동 지역에 제품을 판매하는데 가격과 품질 경쟁력이 좋은 K뷰티의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는 “최근 중동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했다.
'할랄 벽' 넘는 K푸드…오리온, 식품쇼 첫 참가
오리온 삼양식품 등 식품사들도 K푸드 트렌드를 타고 중동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17일 오리온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9월 두바이에서 열린 ‘2024 두바이 제과전시회’에 처음으로 참가해 부스를 차렸다. 9월 24~26일 사흘간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이 행사는 중동 지역 최대 제과산업 전시회로 세계 50개국, 500개 이상 업체가 참여했다. 오리온은 42㎡ 규모 부스를 마련해 초코파이, 꼬북칩 등 30여 종의 제품을 소개했다.
삼양식품은 2021년 아랍에미리트(UAE) 유통업체인 사르야제너럴트레이딩과 현지 유통 계약을 맺고 카르푸, 쿱 등 대형마트에서 불닭 브랜드 제품 1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UAE를 기점으로 중동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CJ제일제당은 중동 수출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할랄 식품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해 할랄 인증을 확보한 식품업체의 중동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빅테크가 꽂힌 유리기판 … SKC, 수혜주 부각
브로드컴, 인텔,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차세대 기판인 유리 기판을 도입한다는 소식에 SKC가 관련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SKC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72% 내린 10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1주일간 20.2% 급등했다.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미국 브로드컴이 유리 기판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유리 기판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커지며 기대를 모으는 부품이다. 기존 반도체 기판보다 발열이 적고 소비 전력도 30% 이상 줄여준다. SKC를 비롯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개발 중인데, 업계에서는 SKC가 기술력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SKC 자회사 앱솔릭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 기판 공장을 완공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기대로 SKC 주가는 상반기 20만원대로 치솟았지만 주력 사업이던 동박 사업이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부진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사그라드는 듯하던 유리 기판에 대한 기대는 최근 브로드컴의 도입 소식에 되살아났다. SKC는 또 지난달 말 미국 상무부에서 연구개발(R&D) 보조금 대상자로 선정돼 1억달러(약 1400억원)를 확보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 공급망 기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내년부터 사업 가치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AI랠리 잇나…뉴욕증시 휩쓰는 양자컴株
미국 뉴욕증시에서 ‘양자컴퓨팅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기술 발전에 탄력을 받으면서 인공지능(AI)의 뒤를 이을 차세대 테마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첨단기술 패권주의를 내세우고 있어 내년 이후 양자컴퓨팅 등 새로운 기술주가 뉴욕증시를 장악할 수 있다는 분석도 깔려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의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양자컴퓨팅 관련 대표적 소형주인 퀀텀컴퓨팅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5.25% 폭등한 11.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퀀텀컴퓨팅은 양자컴퓨팅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또 다른 대표적인 양자컴퓨팅 관련주 디웨이브퀀텀도 이날 44.6% 급등했으며 아이온큐(23.59%), 리게티컴퓨팅(17.74%), 아르킷퀀텀(11.6%) 등도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래 컴퓨팅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양자컴퓨팅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 이날 기준 최근 6개월간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무섭게 치솟았다. 퀀텀컴퓨팅이 1658.73%, 디웨이브퀀텀과 아이온큐가 각각 207.56%, 453.04% 올랐다. ‘양자컴퓨터계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리게티컴퓨팅과 아르킷퀀텀도 710.58%, 192.91%씩 상승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초고속 연산이 가능해 ‘꿈의 컴퓨터’로 불린다. 양자역학 원리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신약 개발, 재료 과학, 금융 모델링,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섰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상용화 기대와 함께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를 장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가 뉴욕증시에서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팅이 암호화폐와 AI를 이을 테마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이 양자컴퓨터의 고질적 문제인 오류율 증가를 해결한 윌로를 개발한 건 양자컴퓨터를 실용화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미 구글을 포함해 IBM·아마존·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는 양자컴퓨터 투자를 시작했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결국 막대한 계산량을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물론 기술 구현이 쉽지 않고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든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양자컴퓨터가 많은 오류를 내지 않고 제대로 작동하려면 이론적으로 가장 낮은 온도인 절대영도(0K·영하 273.15도)와 진공에 가까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 같은 난관 때문에 양자컴퓨팅 기술 상용화 시기는 2030년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CNBC는 “양자컴퓨팅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 기술이어서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기술의 불확실성과 경쟁 심화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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