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
초저궤도 선점 나선 중국
명동에 유커 관광버스 수십대
SK E&S
삼성, AI 의료기기기업 소니오 인수
고영
오늘 뉴스가 많다. Input하라. 6개의 기사이다. 2개는 저궤도 위성 통신(아마존, 중국), 유커, 수소에너지, 의료기기 2개(삼성, 고영)이다. Input할 때 분류가 중요하다. 2,1,1,2로 기억한다.
아마존,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
아마존이 내년 통신망의 도움 없이 지구 어느 곳에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인공위성에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덧붙인 우주 클라우드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가 주도하던 위성통신 시장이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린트 크로시어 항공우주·위성 총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사람의 손으로 만든 ‘인공 천체’가 수자원 보호와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작물 수확량 예측 등을 도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2029년까지 저궤도 위성 3232개를 띄우기로 했다. 지구를 감싸듯 이 위성들을 펼쳐 지상망 통신을 쓰기 어려운 세계 곳곳에 5세대(5G) 이동통신 속도로 우주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프라임 비디오’와 묶어 우주 통신 패키지를 내놓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크로시어 총괄은 “인공위성의 설계, 발사, 운영뿐 아니라 우주 데이터 수집, 분석, 공유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인류가 운용하는 위성이 사상 최초로 1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별자리는 인간이 우주에 아로새긴 지식이다. 선조들은 밤하늘의 별들로 ‘때’를 가늠했다. 볍씨 뿌릴 때를, 뱃머리 돌릴 때를 알았다. 별을 헤아리는 일은 그렇게 하늘의 뜻을 읽는 ‘천문’으로 불렸다.
21세기 천문학자들은 저궤도 위성 군집을 ‘별자리(constellation)’로 부른다. 인간이 만든 이 천체는 별자리 이상으로 유용하다.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지구 차원의 문제도 척척 해결한다.
아마존 “스타링크보다 20배 빠르다”
8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북동쪽으로 20㎞ 떨어진 곳에 있는 1만6000㎡ 규모 대형 창고. 이곳에선 아마존이 저궤도 위성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에 쓸 위성 생산 준비가 한창이다. 이 시설이 준비하는 위성 생산능력은 하루 5개. 아마존은 2026년 7월 1618개, 2029년 7월 3232개 등 저궤도 위성을 지구 상공 590~630㎞에서 운용해 통신 서비스를 가동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저궤도 위성 ‘샛2’ 2개를 발사해 내부 시험을 거쳤다.
아마존이 카이퍼로 제공하려는 통신 속도는 초당 1기가바이트(GB).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통신인 스타링크 속도(초당 50~200MB)보다 최대 20배 빠르다. 지난해 국내 5세대(5G) 이동통신의 평균 속도였던 초당 939메가바이트(MB)를 웃돈다. 지상 통신망을 활용하기 어려운 격오지와 각국 정부, 공공기관 등이 아마존이 노리는 타깃이다. 위성을 쓰면 지상망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통신이 가능하다.
저궤도 위성은 전쟁의 양상을 바꿔놓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지상 기지국을 타격했지만, 통신망 무력화엔 실패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의 위성 덕분에 맘껏 드론을 운용할 수 있었다. 최근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중립국을 통해 스타링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통신망 하나를 적국끼리 공유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우주항공업계에선 아마존의 카이퍼도 안보용으로 쓰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데빈 페퍼 미국 우주군 준장은 지난 3월 ‘AFA 군사 심포지엄’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쓰인 상업용 위성들처럼 다른 상업용 위성도 갈등 및 위기 국면에서 미군 전력을 증강해 줄 것”이라며 “긴박한 순간에 이들은 미군에 가장 중요한 위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성에 AI 붙여 탄소배출량 관리
아마존은 먼저 시장에 뛰어든 스페이스X에 대적할 무기로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에지 컴퓨팅과 클라우드 기술을 꼽고 있다. 기존엔 인공위성이 찍은 영상을 분석하기 위해 지상 기지국이 그 영상 데이터를 다 내려받아야 했다. AWS는 에지 컴퓨팅 기술로 인공위성이 알아서 유의미한 이미지를 추려내도록 했다. 지상에선 위성과 연계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로 이 이미지를 분석해 결론을 도출한다.
클린트 크로시어 AWS 항공우주·위성 총괄은 “최근 실험에서 AI로 저궤도 위성이 찍은 이미지를 처리해 위성의 데이터 전송량을 기존 대비 40%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며 “2026년 세계 최초 상업용 우주정거장 운영을 목표로 하는 액시엄스페이스의 우주정거장에서도 AWS의 에지 컴퓨팅과 데이터 전송 장비가 각종 실험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대한 위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탄소 발자국 모니터링, 불법 어선 탐지, 산림·해양 자원 관리 등을 하는 데 위성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궤도 위성 4만2000개 운용이 목표인 스페이스X는 물량 공세가 한창이다. 올해 들어 나흘에 한 번꼴로 로켓을 쐈다. 이 로켓 하나로 위성을 최대 24개까지 띄운다. 지난 6일에도 팰컨9 로켓으로 23개를 띄웠다. 우주 통계 서비스인 오비팅나우와 플래닛4589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스페이스X가 올해 쏘아 올린 위성은 562개다.
스타링크 위성은 1세대 3587개, 추진력을 끌어올린 2세대 2157개 등 5744개에 달한다. 인류가 운용하는 위성 수는 9796개. 올해 1만 개 돌파가 유력하다. 지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인 겉보기 등급 6등성 이상 별의 수(8600개)보다 많다. 일론 머스크가 넘보는 새 무대는 화성이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서 스타링크 위성을 사용하겠다는 스페이스X의 계획을 승인했다. 화성과 지구 사이에 통신망을 놓기 위한 첫발을 뗐다.
다만 AI 도입엔 신중한 입장이다. 머스크는 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콘퍼런스에서 “AI를 로켓 엔진 설계나 전기화학에 적용하기엔 갈 길이 멀다”며 “스타링크도 AI를 안 쓴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스페이스X가 주파수 대역폭을 넓힌 3세대 위성을 올해 선보여 아마존에 반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저궤도 선점 나선 중국
중국은 저궤도에 위성 2만6000여 개를 띄워 글로벌 통신·항법 시장을 동시에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 2029년까지 위성 1300개를 쏘아 올리는 프로젝트를 먼저 가동했다. 지난 1월 첫 상업용 발사대를 완공한 데 이어 두 번째 발사대 건설도 이달 마친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00% 출자해 세운 우주 기업인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NG)은 올해 첫 저궤도 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저궤도 위성 1만3000개를 활용해 고속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궈왕’ 프로젝트를 202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위성의 운용을 담당하는 게 CSNG다.
지방 정부도 저궤도 위성 사업을 가동하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지난해 7월 ‘G60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시 정부 소유 기업인 상하이원신위성과기가 저궤도 위성 1만2000개를 쏘는 사업이다. 연간 300개 생산이 가능한 시설에서 지난해 12월 첫 위성 조립을 마쳤다. 민간 기업인 은하항천기술도 저궤도 위성 1000개를 쏘기 위한 독자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이 주목하는 위성 운용 영역은 150~300㎞의 초저궤도다. 스타링크의 운용 고도인 550㎞보다 낮다. 고도가 낮아지면 위성 하나가 맡을 수 있는 면적이 좁아지지만 통신 품질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이에 맞서 스타링크도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350㎞ 고도에서 위성을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통신업계에선 중국이 저궤도 위성 통신망을 활용하면 독자 위성항법시스템(GNSS)인 ‘베이더우’의 정확도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저궤도 위성이 GNSS의 신호 오차를 보정하는 데 쓰일 수 있어서다. 중국은 지난해 5월 기준 베이더우 위성 56개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GNSS인 GPS 위성 수(31개)의 두 배에 가깝다. 신호 관측용 지상계측소는 베이더우(120개)가 미국 GPS(11개)의 열 배에 달한다.
자체 저궤도 위성을 운용하는 모빌리티 업체도 나왔다. 중국 전기차 업체인 지리그룹은 지난 2월 중국 쓰촨성에 있는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저궤도 위성 11개를 쏘아 올렸다. 2022년 9기 발사에 이어 두 번째 발사다. 이 업체는 자체 위성을 내년까지 72개, 최종적으론 240개 운용하는 게 목표다. 저궤도 위성이 제공하는 고정밀 지도와 결합해 자율주행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다.
위성과 지상 통신망을 연계한 차세대 이동통신을 놓고서도 중국 기업들의 기술 공세가 매섭다. 중국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6세대(6G) 이동통신 시험을 위한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 위성을 연계하면 지상 기지국의 음영 지역에서도 통신이 가능하다. 화웨이는 같은 달 공개한 이 회사 첫 폴더블 스마트폰 ‘포켓2’에 위성 통신 기능을 적용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인 ‘14 울트라’도 위성통신을 지원한다.
명동에 유커 관광버스 수십대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앞. 수십 대의 관광버스에서 중국인 관광객 4000여 명이 쏟아져 나와 면세점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중국 현지 화장품 기업 임직원으로, 포상 휴가차 상하이에서 출발한 스펙트럼오브더씨 크루즈를 타고 인천항에 도착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4000명이 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이날 하루에만 시계, 보석 등 수억원어치가 팔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발길이 뚝 끊겼던 한국과 중국인 관광객이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부터 크루즈와 항공편을 통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아졌고, 반대로 중국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살아나는 한·중 관광 교류
8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줄이 국내에 방문할 예정이다. 먼저 이달 말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여는 ‘1883 인천맥강파티’에는 중국인 5000명을 포함해 총 1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참석한다. 다음달엔 중국인 단체 관광객 6000여 명이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리조트를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인 무비자 구역인 제주도에도 중국발(發) 크루즈와 항공편이 늘고 있다. 지난 3월 말 127편이었던 중국~제주 직항 항공편은 오는 7월 164편으로 확대된다.
한국에 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면세점뿐 아니라 도심 곳곳에서 지갑을 연다. 7일 방문한 크루즈 여행객들도 롯데면세점 외에 경희궁, 북촌한옥마을, 전통시장 등 수도권의 주요 관광 명소를 둘러본 뒤 당일 저녁 출국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들어온 중국 노동절 연휴(5월 1~5일) 때도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의 중국인 결제 매출(은련·알리·위챗페이 결제 기준)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9% 증가했다.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도 늘고 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난 한국인 관광객은 한 달 전보다 26% 증가했다. 국가별 송출객에서도 중국은 동남아시아(50%), 일본(19%)에 이어 3위(14%)를 차지했다. 중국 비중은 전월 대비 4%포인트 커졌다. 하나투어도 지난달 중국 패키지 여행객이 전월 대비 13% 늘었다.
○“韓, 가성비 여행국 됐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규제를 푼 이후에도 중국인 관광객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을 ‘가성비’ 여행국으로 꼽는 중국인이 많아지면서 관광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최근 원화 가치가 위안화 대비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비교적 저렴하게 한국을 여행할 수 있게 됐다”며 “이에 따라 한국 면세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다른 지역 대비 회복세가 더뎠던 중국 여행 수요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
국내 여행사와 면세점들은 본격적인 ‘차이나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한국의 인바운드(국내여행), 아웃바운드(해외여행)에서 모두 중요한 국가다. 코로나19 이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34.8%(2019년 기준)가 중국인이었다. 동시에 국내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해외여행 패키지에서 중국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했다. 단일 국가로서는 이례적인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행산업 회복에서 중국이 ‘마지막 퍼즐’이었는데, 단체 관광객이 늘면서 실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K E&S
“올해는 한국 에너지산업 역사의 흐름을 바꿀 액화수소 시대의 원년으로 기억될 겁니다.”
8일 인천에서 열린 SK E&S 액화수소플랜트 준공식. 세계에서 가장 큰 액화수소플랜트가 문을 여는 이 자리에서 추형욱 SK E&S 사장은 “수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SK E&S의 수소 자회사인 아이지이 사업장에 지은 액화수소플랜트는 연 3만t 규모로, 조만간 가동에 들어간다.
SK E&S는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및 활용까지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그 첫 단추가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다. 상업용 버스, 트럭 연료로 쓰이는 액화수소 생산 체계를 갖춰야 수소 에너지 저변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공장 준공으로 SK E&S의 사업영역은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 생산으로 확대됐다. SK E&S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공정에서 발생하는 기체 상태 부생수소(그레이 수소)를 원료로 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고순도 수소로 정제한 뒤 액체로 냉각한 액화수소를 인천에서 생산해 전국 수소충전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 플랜트는 하루 30t의 수소를 생산하는 액화설비 3기, 20t급 저장설비 6기를 갖췄다. 연 생산량은 3만t으로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액화수소 3만t은 수소버스 약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규모다. 액화수소는 기체인 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바꾼 것이다. 기체 수소 부피의 800분의 1에 불과한 만큼 한 번에 운송할 수 있는 물량이 10배 많다. 그만큼 대용량 저장 및 운송에 유리하다. 그동안 수소충전소엔 기체 수소를 운반해왔다.
수소 모빌리티,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자 국내 기업들은 액화수소플랜트 완공 및 가동 시기를 늦춰왔다. 효성중공업은 독일 석유화학기업 린데와 지난해 말 플랜트를 완공하려고 했지만, 올해 상반기로 계획을 바꿨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운영하는 하이창원도 플랜트 준공은 마쳤지만, 아직 상업 가동 시기를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K E&S 역시 인천 플랜트의 가동 시기를 조절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수소버스 공급 목표를 지난해 582대에서 올해 2700대로 늘리는 등 보급 정책을 확대하고 있어 액화수소 수요처가 넓어질 전망이다. 2027년엔 2만12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SK E&S는 전국 운수회사와 5700대 분량의 수소차 전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액화수소 충전소도 전국 100개소까지 확대해 충전 인프라를 넓힌다.
현대자동차도 수소 승용차·버스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에 수소차 넥쏘의 2세대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전주공장의 수소버스 생산 규모를 연 500대에서 최대 3000대로 확대했다. 향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두산밥캣은 국내 최초로 수소 지게차를 지난 1월 생산했다. 올 연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 AI 의료기기기업 소니오 인수
의료기기는 2010년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바이오, 2차전지 등과 함께 5대 신수종 사업으로 낙점한 분야다. 이듬해 의료기기 업체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을 인수할 때만 해도 의료기기가 삼성의 ‘미래 먹거리’가 될 거란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거기까지였다. 반도체와 바이오, 배터리 등에 투자를 집중하느라 의료기기까지 키울 여력이 없었던 것. 삼성이 잘 아는 분야가 아니란 점과 지멘스헬스케어, GE헬스케어, 필립스 등 이 분야 최강자들이 쌓아놓은 벽이 높았던 것도 한몫했다.
이랬던 삼성이 다시 의료기기 사업을 키우기로 했다. 삼성이 잘 아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 기업 인수를 통해서다. 전문 인력과 기술을 확보해 미래 성장성이 큰 의료기기를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AI 진단 기술 확보…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는 의료기기 자회사 삼성메디슨을 통해 프랑스의 초음파 AI 의료기기 스타트업 소니오 지분 100%를 126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거래는 다음달 최종 마무리된다.
2020년 설립된 소니오는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회사다. 의사가 환자의 진단 이력 등을 정확하고 빠르게 확인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월 태아 상태 측정용 진단 단면을 자동 인식하는 산부인과용 AI 진단 SW ‘디텍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는 등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통한다.
삼성은 소니오 인수로 AI 의료기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의 주력 제품은 초음파 의료기기 ‘V7’, ‘V8’이다. 이 기기는 산부인과뿐 아니라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제품에 소니오가 보유한 AI 진단 기술을 적용하면 초음파 판독 시 정확성과 속도가 높아지는 만큼 시간 및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초음파는 화질 선명도가 떨어져 의료진이 판독 과정에서 실수할 가능성이 있는데, 소니오의 AI 기술로 비전문가라도 쉽고 정확한 판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미국 시장 공략 본격화
그동안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삼성이 인수한 뒤 세 차례나 연간 적자를 냈을 정도다. 삼성의 의료기기 사업은 삼성전자 내부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 두 곳으로 나뉘어 있다. 의료기기 사업부는 영상진단기,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진단기기를 맡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부를 2017년 별도 조직으로 분리했다가 2020년 다시 소비자가전 산하에 편입하자 세간엔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소니오를 인수한 건 의료기기에 AI를 접목하면 상당한 시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AI 중심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연평균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엔 995억달러(약 136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멘스헬스케어, 필립스, GE헬스케어 등 글로벌 3대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삼성전자에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 경쟁력을 키워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메디슨은 수출 비중이 90%에 이르지만 대부분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고영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가 자체 개발한 뇌 수술용 의료 로봇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 반도체 검사 분야에서 쌓은 고정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메디컬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고영은 다음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료 로봇 ‘카이메로’의 의료기기 시판 전 허가를 신청한다. 미국에서는 카이메로 대신 다른 이름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반년 이상 심사를 거쳐 승인이 나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이메로는 뇌 질환 수술과 검사에 쓰이는 의료 로봇이다. 환자의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에게 표적 위치와 경로를 안내한다. 세계 최초 침대 부착형 광학 센서로 로봇의 실시간 위치와 자세를 추적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덕에 고난도 수술 시 소요 시간과 환자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철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영상 이미지를 구현할 때 정확도가 높아 소프트웨어 면에서도 훌륭한 장비”라고 평가했다.
고영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검사에 사용되는 3차원(3D) 납도포검사장비(SPI)로 시장 점유율 기준 세계 1위다. 전자제품·반도체 등에 들어가는 인쇄회로기판(PCB)에 납이 제대로 도포됐는지 확인해준다. 고영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2011년부터 일찌감치 의료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2016년 처음 선보인 의료 로봇은 2년간 임상시험을 거쳐 2020년 세브란스병원에 처음 도입돼 서울대병원 등 전국 6개 대형 병원에서 500차례 이상 수술을 수행했다.
고영은 지난해부터 미국 현지 에이전트와 협력해 FDA 승인을 위한 사전 검토를 진행했다. 영업 인력을 포함해 전담 부서를 운영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했다. 고광일 대표(사진)는 미국 법인 수장까지 맡으면서 미국 진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고 대표는 지난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용 로봇은 반도체 검사장비 이후 ‘새 먹거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번 카이메로의 FDA 승인 여부가 고영의 새로운 성장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고영은 FDA 승인 신청을 계기로 글로벌 메디컬 분야 사업 확장에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의료 로봇 시장 규모는 약 17조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북미 비중이 약 62%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에는 뇌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보유 병원이 1400여 곳에 달한다”며 “국내 대형병원에서 인정받은 성과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겠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 유럽 시장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뇌 수술용 의료 로봇과 연동되는 디지털 엑스레이 기기도 개발 중이다. 이 제품 상용화를 시작으로 다른 신경외과 의료 기기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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