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관세 깬다…현대차·포스코 '車·鐵 동맹'
장인화의 현지화…'美제철소 꿈' 한발 앞으로
'글로벌 리걸테크' 하비도 국내 상륙…세종에 AI 서비스 제공
한국기업의 꿈 드디어…'전기로 가는 잠수함' 초읽기
롯데글로벌로지스 "특수화물 사업 육성"
車·원전·방산 SW 검증 정조준…슈어소프트 "올 1000억 도전"
관세 깬다…현대차·포스코 '車·鐵 동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짓기로 한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 포스코그룹이 동참한다. 두 그룹은 전기로를 활용해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함께 진행하고,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을 돌파하기 위해 국내 기업끼리 손을 잡는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21일 서울 현대차 강남사옥에서 ‘철강 및 2차전지 분야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포스코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쇳물 기준 연 270만t짜리 제철소를 짓는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투자금 58억달러(약 8조2000억원) 중 절반을 현대제철 등 계열사와 외부 투자자로부터 조달하기로 했는데, 포스코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구체적인 투자액과 지분율, 조건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포스코는 조(兆) 단위 투자를 통해 생산라인 일부를 넘겨받는 방안을 현대차그룹과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그룹은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에서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R&D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원자재(리튬·니켈 등)→배터리 소재(양극재·음극재 등)→배터리 셀→완성차’로 이어지는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와 호주에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고,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을 통해 양·음극재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경기 안성에 연 1~2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두 그룹이 힘을 합친다는 것은 배터리 밸류체인 전 과정이 협업 대상이라는 의미다.
두 그룹의 ‘자동차 소재 동맹’은 동종 업계에서 경쟁하는 국내 라이벌 기업이 해외에서 손잡은 첫 번째 사례다. 현대차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포스코는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 태풍 맞서 손잡은 '철강 라이벌'…전방위 협력
작년 말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 일관제철소 건립 여부를 검토할 때 내부에선 격론이 벌어졌다. “미국 진출이 필요한 건 인정한다. 하지만 고로가 아니라 전기로만 지을 수 있는데, 어떻게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만드느냐”는 반론에 부딪혀서다. 철광석이 아니라 고철(스크랩)을 원료로 쓰는 전기로에선 구리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힘든 탓에 표면이 거칠고 강도가 약한 강판만 나온다. 고로 방식으로 지으면 품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탄소를 대거 내뿜는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는 고로 건립을 허용하지 않는다.
고민 끝에 내놓은 현대제철의 해법은 이랬다. 전기로 방식으로 짓되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한 철 원료를 전기로에 투입하는 직접환원철(DRI)을 사용하기로 한 것. 여기에 DRI 기술에 강점이 있는 포스코와 함께 연구개발(R&D)에 나서면 해답을 더 빨리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재계 3위 현대자동차그룹과 5위 포스코그룹 동맹’의 대상은 철강과 배터리 등 자동차 소재 분야다. 핵심은 현대차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투자금(58억달러)의 일부를 포스코가 대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루이지애나에 연 270만t(쇳물 기준) 규모 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여기에 최소 1조원 이상 투입해 일부 생산라인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포스코를 파트너로 확보해 8조원이 넘게 드는 투자 부담을 상당폭 덜게 됐다. 포스코는 미국과 멕시코에 세운 차량용 강판 가공공장에 활용할 열연·냉연제품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현대차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주요 고객인 GM 공장이 있다. 현대차그룹 조지아·앨라배마 공장과도 멀지 않다. 포스코가 북미 시장에 쇳물을 생산하는 시설을 보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각 회사의 장점을 활용한 친환경 제철소 건설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다투는 기술력을 갖췄고, 현대제철은 1994년부터 세계 최대 단일 전기로 제철소를 운영해온 전기로 분야 강자다.
연구개발(R&D) 시너지도 두 그룹이 기대하는 점이다. 루이지애나 공장은 철광석을 녹여 만드는 고로 방식이 아니라 DRI를 활용한 전기로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2021년부터 DRI를 활용한 친환경 수소환원제철 분야를 연구해온 포스코의 전문 분야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제품 양산 기술을 보유한 포스코가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분 투자보다 R&D 시너지가 더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검증하면 향후 수십조원이 드는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에도 함께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두 회사는 2차전지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원자재(리튬·니켈 등)와 배터리 소재(양극재·음극재 등)에 강점이, 현대차는 배터리 셀과 전기차 분야에 강점이 있다.
현대차는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시동을 건 상태다. 2027년께 경기 안성 등지에 세울 배터리 R&D단지에 연 1~2기가와트시(GWh) 규모 제조설비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이런 현대차그룹에 배터리 관련 원자재와 소재를 안정적으로 댈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내 기업이다. 포스코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광산을 아르헨티나와 호주에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고, 양극재 분야에선 에코프로에 이어 국내 2위다. 업계에선 현대차의 ‘맞춤형 배터리’ 설계에 포스코퓨처엠이 협력할 것으로 내다본다.
장인화의 현지화…'美제철소 꿈' 한발 앞으로
‘미국 제철소 건립’은 국내 1위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워낙 큰돈이 드는 데다 현지 고객사 확보, 판매망 구축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은 탓에 항상 ‘검토’ 단계에서 접었다. 10여 년 전 검토한 앨라배마 열연·냉연 공장 설립 프로젝트는 높은 인건비 등에 발목이 잡혔고, 얼마 전까지 들여다본 미국 철강사 지분 투자 및 합작법인(JV) 설립은 낮은 실현 가능성이 문제였다.

포스코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루이지애나 프로젝트 참여가 해묵은 숙제를 풀어줄 카드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협상장에 들어갔다. 최종 지휘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했다. “미국, 인도 같은 고수익 시장에선 소재부터 제품까지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어서다.
미국은 세계에서 철강재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시장 중 하나다.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인 2018년 시행한 수입 철강재 관세 부과 및 쿼터제 때문이다. 철강재 수입량이 제한된 데다 가격도 높다 보니 열연·냉연강판이나 후판 같은 판재류 가격은 세계 평균보다 20% 이상 비싸다. 지난달 트럼프 2기 정부가 쿼터제를 폐기하는 대신 모든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물리면서 미국 내 철강재 판매가는 또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현지 생산의 이점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진 셈이다.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에 투입할 실탄은 넉넉한 편이다. 다 합치면 8조원에 이른다. 현재 포스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6조7679억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3월 장 회장 취임 후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법인, 서울 행당동 상업용 건물 등 45건의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6625억원을 확보했다. 포스코그룹은 연내 스테인리스를 제조하는 중국 장쑤성 장자강포항불수강 제철소 등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 돈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뿐 아니라 인도 제철소 건립에도 투입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0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연산 500만t 규모 제철소를 오디샤주에 짓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3년 1억2000만t이던 인도 철강 수요가 2030년 1억9000만t에 이를 것이란 전망(철강산업 분석기관 WSD 추정)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글로벌 리걸테크' 하비도 국내 상륙…세종에 AI 서비스 제공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인 하비가 국내 5대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세종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 대형 로펌이 해외 리걸테크의 AI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 렉시스넥시스의 법률 특화 AI 솔루션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공룡’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세종은 최근 하비의 생성형 AI(하비 AI)를 일부 법률 자문 업무에 시범 도입해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비 AI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법률 전문 AI 솔루션이다. 세종은 검토할 자료가 많은 해외 자문 업무에서 하비 AI를 적극적으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 AI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법률 AI 중 하나다. 다층 보안 장치로 별도 공간에 수만 건의 문서를 저장하고 AI가 고도화된 검색 기능으로 문서 내용뿐 아니라 문서 간 관계까지 분석한다. 판례와 규제 검색뿐 아니라 계약서 초안 작성과 실사 내용 분석·요약, 자료에 보완해야 할 내용 제안 등의 업무까지 가능하다.
2022년 설립된 미국 스타트업인 하비는 기술력을 앞세워 빠르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앨런앤드오버리 셔먼 스털링, 애셔스트 등 세계 최상위 로펌을 포함해 250여 개 기업이 이 회사 AI를 이용 중이다. 하비는 지난 2월 3억달러(약 425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30억달러(약 4조2500억원)로 인정받았다.
리걸테크 분야에서 글로벌 공룡으로 꼽히는 렉시스넥시스에 이어 하비까지 한국 시장에 등장하자 국내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글로벌 기업이 리걸테크의 잠재 주력 고객인 변호사들을 선점하면 국내 리걸테크 기업은 순식간에 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렉시스넥시스는 작년 3월 법률 분야 전문 대화형 AI 솔루션인 ‘렉시스플러스AI’를 한국에 출시했고, 1년 만에 현대자동차, 삼성SDS 등 굴지의 국내 대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법률 AI 전문 기업인 인텔리콘연구소의 임영익 대표는 “토종 리걸테크가 싹을 크게 틔우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 기업을 연이어 경쟁자로 맞는 형국”이라며 “해외 기업들이 한국법 학습을 끝낸다면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보폭을 넓히는 글로벌 리걸테크와 달리 국내 리걸테크는 변호사단체와 반복적으로 갈등을 겪으며 발이 묶여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3년간 로앤컴퍼니의 로톡,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AI 챗봇 서비스를 잇달아 징계했다.
정부의 리걸테크 규제 기준은 여전히 불명확하다. 법무부는 2023년 11월 ‘변호사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발족해 AI 법률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가시적인 결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두 차례 회의만 열렸을 정도로 진척이 더디다. 리걸테크산업협의회장인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규제 등에 억눌려 아직도 유니콘 기업이 없는 게 국내 리걸테크업계의 현실”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거나 유망한 토종 기업을 인수하면 단숨에 한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의 꿈 드디어…'전기로 가는 잠수함' 초읽기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등이 해군과 함께 배터리로 가는 잠수함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배터리와 모터가 디젤엔진을 대체하는 것으로 연료비 절약에 더해 군 전력 강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군을 통해 해양 모빌리티 전동화가 시작되면 민간 선박 전동화 등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등이 공동 개발한 잠수함용 배터리는 3분기 해군의 최종 테스트 작업에 들어간다. 시제품으로 먼저 생산한 배터리를 해군이 정밀 검증하는 방식이다.
한화와 삼성SDI 측은 오랜 기간 잠수함·잠수정용 배터리 연구개발을 해왔다. 자체 테스트로는 즉각적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테스트에서 특별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이르면 연말부터 잠수함에 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이다. 전기 잠수함이 우리 해군에 인도되는 시기는 2028년께로 계획돼 있다.
현재 잠수함의 메인 동력원은 디젤엔진이다. 납축전지는 보조 역할을 한다. 수면 위에서 디젤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려 얻은 에너지를 납축전지에 저장해놨다가 잠수 시 사용한다.
한화와 삼성이 개발한 잠수함은 배터리가 주 동력원이다. 디젤엔진도 설치되나 보조적 역할로 바뀐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수면 위아래에서 모두 사용한다. 잠수함은 배터리 사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도 갖춘다.
전기 잠수함은 배출가스가 줄어들고 연료비도 절약할 수 있지만 해군은 군사적 장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배터리 잠수함은 이동 중이나 정차 중 소음이 거의 나지 않아 음파 탐지기 등을 피할 수 있어서다. 납축전지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기 때문에 잠수 시간도 두 배 이상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 발달로 상용화되면 임무 수행 시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해군과 함께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해양 전동화 사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성 등을 상대적으로 덜 따지는 군이 먼저 잠수함·선박용 배터리 개발을 견인하면서 민간에도 시장을 확대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그동안 민간 기업들이 잠수함·선박용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개발·생산하지 않은 것은 비용 탓이다. 잠수함·선박용 배터리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달리 요구 스펙이 높아 생산비용이 많이 든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쉽게 어디서든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와 달리 잠수함용은 한 번 충전으로 장기간 운항해야 하고 안정성도 더 높아야 한다”며 “해양용 배터리는 아직 수익이 나는 단계는 아니지만 해군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술이 축적되고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선박·함정 전동화 시장이 열리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나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관광용 잠수정, 여객선, 소형 전기보트, 해양플랜트까지 배터리가 전동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추진선 시장 규모는 2023년 40억200만달러(약 5조6780억원)에서 2032년 280억6900만달러(약 39조8242억원)로 7배가량으로 커질 전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특수화물 사업 육성"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미래 사업으로 2차전지·암모니아 등 특수 화물 분야를 육성한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주말 배송도 강화한다.
21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서울 여의도에서 상장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사업 계획을 밝혔다. 2차전지 운송 분야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계열사와 협력해 원료부터 소재, 배터리 완제품, 폐배터리까지 운송 역량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과 협업하기 위해 암모니아 화물 분야도 키운다. 암모니아는 청정수소 운송체로 쓰인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사진)는 “암모니아, 2차전지 등 특수 화물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주말 배송도 강화한다. 현재 수도권에서만 운영 중인 ‘약속배송’을 2027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하고 고객사도 170개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쟁사인 CJ대한통운은 주말 배송 물량을 늘리기 위해 올해 주 7일 배송 체계로 전환했고, 한진도 주 7일 배송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주말 배송 수요가 더 늘어나면 경쟁사처럼 주 7일 전환도 고려해볼 것”이라며 “다만 비용과 효율을 따져보고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달 24~30일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12~13일 청약을 받는다.
"1%도 아낀다"…LG CNS의 '짠돌이 솔루션'
슬라브(철강 반제품) 입출고 스케줄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 회사 A사는 야드(Yard·적재 공간)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슬라브 적재·크레인 스케줄 최적화를 꾀했지만 진척이 더뎠다. 지시 사항이 400개 이상인 데다 수작업이 85.3%에 이를 정도로 자동화율이 저조했다. 이때 구세주로 나선 곳이 LG CNS다. 크레인 작업 순서를 자동화하는 수학적 최적화 엔진으로 크레인 이동 거리를 8만9149m에서 7만8023m로 12% 줄였다.
최적화 시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영역이다. 미국에선 구글 등 매그니피센트7(M7)에 구로비라는 기업이 솔루션을 제공할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전담 조직을 둔 곳은 LG CNS뿐이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해답이 수학적 최적화”라는 지론을 임직원과 수시로 공유할 정도다.

수학적 최적화는 수학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 눈에 보이지 않는 1%의 고정비와 운영비를 절감하는 개념이다. 기업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해 수학적 모형(방정식)으로 표현한다.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모호한 개념이 아니라 솔루션을 수치로 제시하기 때문에 개선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LG CNS가 이 분야에 주력하는 이유는 불경기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라는 점에서다.
제조 기업 B사는 복잡한 운송 계획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사람이 엑셀로 계획을 짜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했다. 배차 계획이 꼬이면서 재고 보관량 증가로 비용이 상승했지만 운송사 계약, 거리 등 복잡한 배차 조건 때문에 비용 절감은 엄두도 못 냈다.
LG CNS는 차량별 동일 화물 운송을 위한 화물 재정렬을 적용했고, 운송비와 연계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할인이 가능한 편도 운송을 수학적으로 조합했다. 그 결과 배차 수립 시간은 4~6시간에서 1~10분으로 단축되고, 재고 수준 안정화는 1.6%에서 69%로 개선됐다. 총운송비도 2.2% 절감됐다.
LG CNS는 2014년부터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국내 최적화 컨설팅 시장에서 가장 많은 실적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손무성 LG CNS 최적화컨설팅담당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경영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기 위한 해답을 수학에서 구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학적 최적화는 모든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다. 제조·생산·물류 영역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고, 통신·공공·금융·마케팅 영역에서도 도입 사례가 느는 추세다. 5세대(5G) 이동통신 통신망 설계, 스마트시티의 충전소 위치 결정, 금융 지점 현금 보유량 결정, 줄기세포 배양 등이 활용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수학적 최적화가 시스템통합(SI)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 CNS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수학적 최적화의 AI를 결합한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조·통신·조선·유통물류·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 고객을 초청해 ‘제1회 AX 최적화 포럼’을 개최했다.
車·원전·방산 SW 검증 정조준…슈어소프트 "올 1000억 도전"
도요타는 2009년 소프트웨어(SW) 결함으로 자동차 800만 대를 리콜 조치했다. 2013년에는 오클라호마주법원 판결대로 300만달러(약 42억원)를 배상하고 12억달러의 벌금을 냈다. 당시 법원은 미국 소프트웨어 컨설팅업체 바(BARR)그룹의 증언을 근거로 캠리의 엔진 제어 소프트웨어 결함을 인정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슈어소프트테크는 바그룹처럼 자율주행 차량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인지·판단 알고리즘을 검증하는 SW업체다. 예를 들어 갑자기 튀어나온 보행자를 차량이 정확히 인식하고 제동할 수 있는지 수천 가지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통해 확인한다. SW 오류로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고 해서 ‘미션 크리티컬 SW 검증 업체’로 불린다. 원자력의 핵반응 제어, 항공기 비행 제어, 자율주행 등이 대표적 검증 대상이다.

배현섭 슈어소프트테크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국내 유일한 미션 크리티컬 SW 검증 업체로서 자동차와 원자력, 국방 등으로 고객사를 확대해 지난해 888억원이던 매출을 올해 1000억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HD현대일렉트릭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배 대표는 “주력 업종의 SW 검증 사업을 성장시키고 테스트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확대해 최대 실적을 내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이 늘어 SW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게다가 소형모듈원전(SMR)이 주목받고 K방산이 뜨는 상황에서 우주항공청까지 개청되는 등 사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어 수년간 고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 SW 검증 분야에서 1분기에 상반기 계약 목표금액(250억원)을 달성했다. 배 대표는 미국 관세 영향에 대해선 “양산 대수와 관계없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으로 차종이 많아질수록 SW 검증 수요가 늘어나 일거리가 점점 더 쌓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스엠씨지, 한달반새 85%↑…K뷰티 열풍에 용기株도 방긋
‘K뷰티’ 밸류체인의 한 축을 맡은 화장품 용기주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K뷰티 열풍은 중소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데, 여기에 용기를 납품하는 펌텍코리아, 에스엠씨지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펌텍코리아는 코스닥시장에서 올 들어 27.1% 올랐다. 펌텍코리아는 국내 화장품 용기 제조 1위 업체로 최근 탄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75억원,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6%, 37.1% 증가했다. 올해도 증권가에선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펌텍코리아의 고성장을 견인한 건 인디브랜드다. 고객사의 60~70%가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 인디브랜드다. 이 회사는 미리 만들어 둔 금형으로 용기를 제작하는 방식을 채택해 다양한 인디브랜드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네 번째 공장을 증설하고 미국 뉴욕 영업사무소를 열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한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국내 인디브랜드의 수출 증가가 지속되며 펌텍코리아의 수주가 매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이날 목표주가 7만원을 제시했다.
최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유리용기 업체도 투자자에게 관심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유리용기 시장 1위로 올라선 에스엠씨지가 대표적이다. 에스엠씨지도 비나우, 아누아 등 인디브랜드에서 주문을 받으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달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당시 에스엠씨지 기준가는 3435원이었다. 이날 기준 종가는 6360원이다. 한 달 반 만에 85% 뛰었다. SK증권은 에스엠씨지의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30% 늘어난 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7500원을 제시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유리용기 시장은 국내외 플라스틱 규제 강화, 친환경 브랜딩 확산, K뷰티의 경쟁 심화 및 고급화 트렌드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장품 상장지수펀드(ETF)의 화장품 용기 종목 비중도 높아지는 추세다. 화장품 ETF 중 순자산(AUM)이 가장 많은 ‘TIGER 화장품’의 펌텍코리아 비중은 한 달 새 2.8%에서 3.8%로 높아졌다. ‘TIMEFOLIO K컬처액티브’는 지난달 18일부터 에스엠씨지를 1.8% 비중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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