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유무상생(有無相生)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공급망 확보 전쟁 속 전세계 자원개발 러시
"인공 DNA에 정보 저장기술 개발…전기없는 데이터센터 시대 온다"
LG그룹 CTO 총출동…수소 기술 개발 머리 맞댔다
포스코 "글로벌 리튬산업 리더 될 것"
中 게임 시장 또 문 열었다…엔씨·시프트업 레벨업 하나
차세대 트랜스포머 찾는다…새 AI 알고리즘 나오나
에이직랜드 "기술고도화로 美 팹리스 공략"
적극적 주주환원에 주가 치솟은 KT
홍콩서 난리난 '한국 가방'…하루 만에 7000만원 '대박'
“암세포만 따라가 없애는 ‘마법의 탄환’ … 항암제 역사 바꿨죠”
글로벌 제약 공룡들, ADC 기술 확보戰…2033년 40조 시장
공급망 확보 전쟁 속 전세계 자원개발 러시
한국이 자원 개발을 소홀히 한 동안 해외 주요국은 앞다퉈 자원 확보에 나섰다. 무역안보 시대를 맞아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자원 투자와 개발 지원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27일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기업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유전(석유가스 상류자산) 지분 투자 규모는 2320억달러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1235억달러)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각국 정부는 다양한 자원 확보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2020년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한 행정명령을 통해 희토류, 우라늄 등 35개 중요 광물의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우선순위로 규정하고 광물 개발 보조금 등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일본은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을 203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2021년 50%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선광·제련 시설 투자, 희소금속 대체재 개발 지원 등 자원 공급원 다각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 외교전략을 통해 세계에서 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연간 원유 생산량 2억t 유지를 목표로 정하고 국유기업 주도로 중국 내 석유·가스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인공 DNA에 정보 저장기술 개발…전기없는 데이터센터 시대 온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 있는 ‘처치랩’은 글로벌 합성생물학의 허브로 불린다. 유전자 등 생물학적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설계해 새로운 기능을 가진 생명체나 시스템을 개발하는 합성생물학은 바이오산업의 가장 유망한 미래로 꼽힌다. 처치랩은 ‘DNA 데이터 스토리지’ 기술의 산실이기도 하다. 쥐의 DNA에 0.2테라바이트(TB) 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스마트폰 한 대 용량이다.
처치랩의 주인공인 조지 처치 하버드대 의대 유전학과 교수를 지난달 연구실에 찾아가 만났다. 가장 혁신적인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캐스9’ 개발의 주역이자 돼지 신장을 사람 신체에 이식하는 데 성공한 이제네시스 등 창업한 스타트업만 20곳이 넘는 ‘구루’의 연구실은 생각보다 소박했다. 하지만 벽면이 책으로 가득 찬 연구실 테이블 위에서 그가 내다본 합성생물학의 미래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매머드의 DNA 속에 담긴 유전 정보는 수천 년이 지난 뒤에도 거의 손상 없이 남아 있습니다. 부활 생물학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예요. 이 놀라운 DNA의 능력을 합성생물학으로 재현할 수 있습니다. DNA로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을 2엑사바이트(EB) 규모로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2EB는 지난 1월 카카오가 개소한 ‘데이터센터 안산’의 3분의 1 규모다.
조지 처치 하버드대 의대 유전학과 교수가 미국 보스턴에 있는 처치랩에서 합성생물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스턴=이주현 기자
▷DNA에 데이터를 저장한다고요?
“가능한 일입니다. 우선은 생체에서 데이터 읽고 쓰기가 원활히 구동되도록 해야겠죠. 전자장비 없이 DNA 데이터를 신경망에서 읽고 쓰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조그만 곤충의 시신경을 활용해 초소형 무소음 드론 카메라를 만드는 연구에도 도전하려 합니다.”
▷이제네시스의 창업자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2015년에 루한 양과 공동 창업했어요. 이종 이식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회사입니다. 인간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장기 목표예요.”
▷이종 장기를 어떻게 이식하는 건가요.
“크리스퍼-캐스9을 이용해 면역 거부 반응을 잡습니다. 인체에 이식하려면 장기의 인간화가 필요합니다. 크리스퍼-캐스9 같은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이식 시 폐렴을 일으키는 PERVs(돼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하고, 인체 면역 체계가 돼지 장기를 공격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과제는 무엇인가요.
“다음 단계는 면역억제제 투약을 없애는 겁니다. 현재는 사람 간을 이식해도 억제제를 투약해야 하죠. 그래서 동물 장기를 최대한 인간화하는 게 중요한 겁니다. 앞으로는 사람의 장기보다 우수한 인공 장기를 만들어야 해요.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간경변이나 정맥주사 남용으로 간염을 앓은 경우 사람 간을 다시 이식하더라도 간질환을 앓을 수밖에 없거든요.”
▷연구실에 매머드 인형이 많습니다.
“매머드는 동물 종 보존의 상징이에요. 추위에 강했던 매머드의 유전자를 복원해 코끼리에게 적용하면 바이러스 저항성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어느 정도까지 와 있나요.
“세계 곳곳의 원주민 부족과 협업해 다양한 코끼리 유전자를 확보하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도 만들었습니다. 합성생물학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그간 분자 수준이었지만 이젠 세포 크기로 발전할 때가 됐어요.”
▷노화 극복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리주비네이트바이오라는 스타트업을 통해 노화로 줄어드는 유전자를 강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전 질환 상당수는 결손이 생긴 유전자를 채우는 식으로 치료할 수 있어요. 이 관점에선 노화도 유전자를 채워 치료할 하나의 질병입니다.”
▷환상이라는 비판도 많은데요.
“저는 시장의 수요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화로 죽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크다는 얘기죠. 그러면 유전자 치료로 노화를 극복하는 비용도 낮아질 겁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이 널리 쓰인 때를 생각해보세요.”
▷블록체인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유전 정보를 활용해 질병을 고치는 시대가 오면 이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겁니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를 사후 변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해킹 위험이 거의 없지요. 유전학 기술이 보건 영역에서 널리 쓰일 시기엔 블록체인이 의료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겁니다.” 이와 관련해 처치 교수는 2018년 네뷸라지노믹스를 공동 창업했다.
▷연구와 창업을 병행하기 힘들 텐데요.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면 뜻이 맞는 연구원 2~3명과 공동 창업을 합니다. 바이오 분야 창업과 관련해서 보스턴은 최적지죠.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 터프츠대 등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과 대학에서 운영하는 병원들이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협업이 쉽습니다.”
▷협업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는 하버드대, MIT가 함께 세운 생물·의학 연구기관인 브로드연구소에 속해 있을 뿐 아니라 MIT 미디어랩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전선 연구자로서 신념이 궁금합니다.
“하고 싶은 연구가 아니라 기후 변화나 장기 이식 등 사회적 해결이 필요한 주제를 연구해야 합니다. 투자자는 ‘저점 매수, 고점 매도’ 원칙으로 기술을 보겠지만, 연구자는 달라야 해요. 낮게 열린 열매를 찾아내려 남들이 높다고 보는 숲에 뛰어들 줄 아는 배짱이 있어야 합니다.”
LG그룹 CTO 총출동…수소 기술 개발 머리 맞댔다
LG그룹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10~20년 후 그룹 전체를 먹여 살릴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 LG그룹을 세계 최강 ‘클린테크’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구광모 회장(사진)의 비전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3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에너지 위기 시대: 그린 수소를 통한 기회 탐색’을 주제로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열었다.
수소 기술의 최신 동향과 사업 기회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을 비롯해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연구원 등 25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친환경 전문 투자기업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 수소장비 제조업체 티센크루프 누세라의 주요 연구진도 외부 전문가로 초청됐다.
이노베이션 카운실은 주요 계열사 CTO와 연구진이 미래 기술 트렌드와 비전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2018년 LG그룹 회장에 취임한 구 회장의 주도로 2020년 발족했다. 구 회장은 매년 두세 차례 열리는 카운실에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카운실은 출범 이후 LG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분야뿐 아니라 양자컴퓨팅, 로보틱스, 웹3.0, 메타버스,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를 모색해왔다. 이번 카운실은 탄소중립 계획의 필수 에너지원이자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그린 수소에 초점을 맞췄다.
LG 연구진과 글로벌 전문가들은 △그린수소 가치 사슬 △수전해 기술 △수소의 저장과 운송 등을 주제로 최신 기술 동향과 사업화 방식 등을 공유했다. 수소는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태양광 풍력 대비 생산이 안정적이고 운송과 발전 분야에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연구개발(R&D) 조직과 일본 요코하마에 설치한 LG일본연구소에서 수전해 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LG일본연구소는 4대 수전해 기술 영역인 알칼라인 수전해,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고체산화물 수전해, 음이온교환막 수전해에 대한 자체 연구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 "글로벌 리튬산업 리더 될 것"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에서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고 27일 밝혔다. 포스코그룹이 그리고 있는 2차전지 소재 수직계열화 청사진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홀딩스가 이번에 아르헨티나 살타주 구에메스시에 준공한 리튬 공장은 연간 2만5000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 크기에 따라 200만~300만 대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살타주 내 리튬 염호를 활용한다. 해발 4000m 고지대에 있는 염호에서 인산리튬을 생산하고, 이를 저지대에 있는 공장으로 옮겨와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약 1조원을 투자한 연산 2만5000t 규모의 2단계 공장도 1공장 인근에 추가로 건설 중이다. 연산 5만t 규모의 3공장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국내에서도 연산 2만1500t 규모의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리튬 공장을 전남 광양에서 가동하고 있다. 또 다른 2만1500t 규모 제2공장도 올해 준공을 마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포스코홀딩스는 국내외 총 14만3000t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소재총괄은 “후속 프로젝트들을 통해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리튬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中 게임 시장 또 문 열었다…엔씨·시프트업 레벨업 하나
엔씨소프트의 ‘효자 게임’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면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25일 외국산 게임 15종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한국 게임으로는 엔씨소프트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시프트업의 3인칭 슈팅(TPS)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니케)’가 허가받았다. 외자 판호는 해외 게임이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허가증이다. 두 게임은 이번 결정으로 중국 시장에 정식 출시될 수 있게 됐다.
두 게임은 현재 각사의 핵심 매출원이다. 니케는 올 2분기 시프트업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 모바일 게임 매출의 20%에 달한다. 이번 판호 발급으로 중국 시장에서 양사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한국 게임의 외자 판호 발급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2월에는 넥슨, 넷마블, 네오위즈 등이 게임 4종의 판호를 받았다. 6월에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PC 버전이 중국 내 서비스 허가를 받았다. 앞서 중국 정부는 ‘한한령’으로 5년 동안 막혀 있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2022년 말 재개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는 국내 게임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 5월 중국에서 정식 출시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출시 첫 주에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2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563억엔(약 5067억원)으로 1년 전(182억엔)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2일 중국 시장에 출시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현재 중국 텐센트의 게임 플랫폼 ‘위게임’의 인기 순위에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MMORPG 장르로는 최고 순위다.
한국 게임은 올 연말까지 중국 시장에 계속 나올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12월 판호를 받은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 8월에는 중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했다. 같은 시기 판호를 받은 위메이드의 ‘미르M’도 연말 출시가 목표다.
차세대 트랜스포머 찾는다…새 AI 알고리즘 나오나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토대가 되는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트랜스포머는 AI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으로 손꼽히지만, 데이터 학습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에너지 소비량도 상당하다. AI가 지속 가능한 기술로 자리 잡기 위해 트랜스포머보다 나은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7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트랜스포머를 개선한 ‘차등 트랜스포머(Differential Transformer)’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트랜스포머는 문장 속 단어와 같은 순차 데이터의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최신 딥러닝 모델이다. 오픈AI의 GPT 등 생성형 AI가 트랜스포머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다만 트랜스포머는 결과물 예측이 어렵고 훈련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는 등 단점이 있다. 차등 트랜스포머는 입력과 가장 관련 높은 부분에 가중치를 두는 ‘차등 어텐션’ 메커니즘을 도입했다. 연구진은 “긴 콘텍스트 모델링과 핵심 정보 검색, 환각 현상 완화 등 주목할 만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트랜스포머를 대체하는 새로운 알고리즘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리퀴드AI는 액체신경망(LNN) 아키텍처 기반 ‘리퀴드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달 초 내놨다. LNN은 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정식을 이용해 기존 AI 모델보다 새로운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UC샌디에이고, UC버클리, 메타 연구진이 TTT(Test Time Training) 모델 기반의 소형 언어모델을 발표했다. 트랜스포머는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히든 스테이트’라는 메모리를 사용한다. 트랜스포머의 핵심 기능이지만 매번 이 메모리를 읽어 들이기 때문에 계산 부담이 크다. TTT는 히든 스테이트를 머신러닝 모델로 대체해 데이터를 처리한다.
에이직랜드 "기술고도화로 美 팹리스 공략"
반도체 회로선폭이 미세화해 기술력 있는 디자인하우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업체)가 원하는 고사양 반도체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가 정확하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디자인하우스인 에이직랜드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의 디자인하우스 역할이 확대되는 흐름을 적극 활용해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미국은 세계 팹리스 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큰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직랜드는 국내 유일한 TSMC 협력사(VCA)인 만큼 미국에서도 TSMC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이직랜드는 기술 고도화를 위해 지난 8월 대만 신주시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했다. 대만 R&D센터는 3·5나노 선단공정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5나노 이하 선단공정의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8.1%지만 같은 기간 5나노 이하는 35.8%, 3나노 이하는 92.3%로 조사됐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는 3·5나노 선단공정과 2.5차원(2.5D) 패키징 기술을 내재화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대만의 반도체 고급 인력을 채용해 관련 기술을 습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칩렛 기술 내재화 역시 대만 R&D센터 설립의 주요 목적이다. 칩렛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각각의 반도체를 하나로 연결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패키징 기술이다. 필요에 따라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을 결합하면 되기 때문에 인공지능(AI)기업 요구에 따라 신속하게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10년간은 AI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칩렛은 AI 시대에 각광받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6년 상반기 자사 칩렛 기술을 적용한 샘플을 내놓을 것”이라며 “우리가 칩렛 기술을 내재화했는지 이때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 개발 외에 대만 현지 팹리스와의 계약을 위한 영업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대만 팹리스 시장은 세계 시장의 10% 이상을 차지한다”며 “프런트엔드, 백엔드, 후공정 패키징에 이르는 과정을 턴키로 수주하기 위해 현지 다수 기업과 접촉 중”이라고 했다.
시스템 반도체 투자도 늘릴 방침이다. 이 대표는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에 저장된 데이터를 읽어와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연관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 투자 건은 지난 7월 국내 팹리스 파두와 맺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데이터 저장장치) 컨트롤러 공동 설계·개발 계약이다. 이 대표는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로 미미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턴키 수주를 늘리기 위한 지식재산(IP) 비즈니스도 확대한다. TSMC 공정을 이용하려는 국내외 팹리스 사이에서 검증된 IP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IP 설계기업 아크칩스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아크칩스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5종의 IP를 설계한 업체”라며 “매년 60개 이상의 IP를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 중인 R&D 투자를 발판 삼아 글로벌 회사로 커가는 게 회사의 목표다. 그는 “TSMC의 유일한 한국 VCA라는 건 국내에서나 강조할 수 있는 수식어”라며 “시장을 확대해 2030년에는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적극적 주주환원에 주가 치솟은 KT
KT가 양호한 실적 전망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올 들어 주가가 30%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높여 잡는 등 KT가 ‘밸류업 훈풍’에 올라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지난 25일 0.91% 오른 4만420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종가 기준으로 2011년 1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연초 이후 KT 주가 상승 폭은 28.4%에 달한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KT 주식을 50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2.7%에서 현재 48.6%로 늘어나며 통신주 외국인 지분 취득 한도(49%)를 거의 다 채웠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주당 1960원을 배당한 KT는 올해도 3분기까지 분기마다 주당 5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KT의 주당 배당금은 2020년 1350원, 2021년 1910원, 2022년과 지난해 1960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KT는 올해 2000억원이 넘는 자사주도 매입·소각했다. 이에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KT가 추가 편입을 통해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KT는 한국형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도 나섰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고 AI 전환을 돕는 전문 기업을 설립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MS가 투자하는 오픈AI의 ‘GPT-4o’, MS가 자체 개발한 소규모언어모델(SLM) ‘파이’ 등을 활용해 한국 문화와 산업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는 게 협업의 골자다.
호실적 전망도 쏟아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608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보다 43.2% 늘어난 규모다. 이달 들어 증권사 5곳이 KT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5만1000원이다. 현 주가보다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
홍콩서 난리난 '한국 가방'…하루 만에 7000만원 '대박'
지난 26일 홍콩 완차이구 코즈웨이베이. 흰색 간판의 이색적인 매장 앞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글로벌 1호점 문을 연 ‘마뗑킴’ 매장(사진)이었다. 개점 첫날 반응은 뜨거웠다. 매장 앞은 사진을 찍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계산대에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매장에서 만난 웡 니콜(25)은 “거의 모든 홍콩 대학생이 마뗑킴 가방을 하나씩 들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디자인이 한국적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홍콩 버스에 붙은 마뗑킴 광고.
코즈웨이베이는 홍콩의 대표적인 번화가다. 대형 쇼핑몰, 명품 매장, 카페, 레스토랑 등이 한데 모여 있어 ‘쇼핑 성지’로 불린다.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도 많이 찾는다. 패션 브랜드 인큐베이터 하고하우스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마뗑킴은 이곳에 해외 1호점이자 중화권 첫 매장을 열었다. 105㎡ 규모로 문을 연 매장에서는 가방, 재킷, 티셔츠 등 인기 제품군을 비롯해 하이엔드 라인인 ‘킴마틴’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마뗑킴에 따르면 개점 당일 매출은 40만홍콩달러(약 7150만원)에 달했다. 매장을 찾은 틴양룽(26)은 “3년 전 인스타그램에서 마뗑킴을 처음 알게 됐다. 특히 한국 인플루언서들이 입는 걸 보고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마뗑킴은 올 4월 홍콩·마카오·대만 현지 파트너사와 5년간 1615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중화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다음달엔 대만, 12월엔 마카오에 단독 매장을 열 예정이다.
마뗑킴은 지난해 10월부터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K패션의 인기에 힘입어 마뗑킴 매출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22년 5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으로 두 배로 급증했다. 올해는 1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늘어날 전망이다.
홍콩에서 인기가 높은 K패션 브랜드는 마뗑킴뿐만이 아니다. 코즈웨이베이에는 ‘3마’(마뗑킴,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르디 메르크디) 매장이 두 블록에 걸쳐 자리 잡을 전망이다. 8월 마르디 메르크디가 인근에 매장을 열었고, 오는 11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가 들어선다. 이 지역 최대 쇼핑몰인 타임스스퀘어에서는 F&F의 MLB와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매장을 운영 중이다. MLB 매장엔 한 달 평균 30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2010년대만 해도 중화권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무덤’으로 불렸다. 이 지역에 진출한 패션 브랜드들이 번번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최근 트렌드가 바뀌었다. K콘텐츠의 인기, 합리적인 가격, SNS의 영향, 직구(직접구매) 활성화 등이 맞물려 K패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패션잡화 카테고리의 대(對)홍콩 수출액은 5억5100만달러(약 766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54.1% 급증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적용된 이후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K패션이 채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갭, H&M 등이 매장을 철수하거나 축소하자 비슷한 가격대의 K패션 브랜드 판매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현지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화권은 K패션업체들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라며 “인구가 많고 K콘텐츠의 인기도 높아 글로벌 매출 확대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암세포만 따라가 없애는 ‘마법의 탄환’ … 항암제 역사 바꿨죠”
2022년 ‘세계 암 올림픽’으로 불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주인공은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신약 ‘엔허투’였다. 기존 항암제보다 생존 기간을 2배 연장해준다는 연구 결과에 청중석에 앉아 있던 각국 의학자는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엔허투 이전에도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는 있었다. 하지만 암세포만 따라가 정교하게 없애는 ‘마법의 탄환’을 현실에 가깝게 재현한 약물은 엔허투가 시작이었다. 다이이찌산쿄의 ADC 플랫폼(DXd-ADC)이 세계 제약산업 역사를 바꾼 것이다.
다이이찌산쿄는 1915년부터 합성화합물을 개발한 다이이찌제약과 1899년 창립된 항체 기업 산쿄가 2005년 합병해 탄생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ADC 매출은 3조원을 넘었다. 2028년 14조원으로 세계 1위를 이어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합병 당시 16조원이던 기업 가치는 80조원 넘게 성장했다. 올해 최고점이던 8월 말엔 100조원을 넘겼다. 내년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오쿠자와 히로유키 다이이찌산쿄 사장은 두 회사 통합 등을 이끈 주역이다. 그는 차세대 ADC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이 성장동력을 이을 것이라고 했다.
▷2005년 합병 후 짧은 기간에 세계적 신약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다이이찌산쿄의 신약 개발 역사는 120년이 넘습니다. 합병이 이뤄진 것은 비교적 최근이죠. 원류엔 벤처정신이 있습니다. 산쿄는 소화제와 아드레날린 역사의 시작에 해당하는 신약을 개발했습니다. 다이이찌제약도 순환기 계열 혁신 신약 개발 기업이었죠.”
▷항암제 ‘엔허투’로 성과를 냈습니다.
“합병 당시엔 순환기 영역의 ‘파워하우스’를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10년, 20년, 30년 후 의료 수요 변화를 분석해 암 영역에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초기 비전인 ‘제약 분야 글로벌 혁신가’를 실현하기 위해서였죠. 산쿄와 다이이찌제약 연구진이 힘을 합쳐 2010년 구성한 ADC연구소가 엔허투라는 성과를 냈고, 결국 다이이찌산쿄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두 회사가 ADC를 개발하려는 운명처럼 서로를 택했네요.
“당시 일본 상위 10위권 제약사 중 규모 등을 고려하면 합병 상대 후보는 2~3개였습니다. 산쿄와 다이이찌제약이 합병하면 순환기 영역에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있었죠. 여담이지만 두 회사 간 거리는 걸어서 10분 정도로 가까웠습니다(웃음). 쉽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다는 것도 합병 배경이 됐죠.”
▷합병은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각자 후보물질을 어떻게 평가할지, 영업 조직은 어떻게 재편할지 등 논의 주제가 너무 많았습니다. 상당히 격렬한 토론이 이뤄졌죠. 이때 ‘내가 산쿄 출신이기 때문에 이 방법이 더 맞다’고 주장하거나 ‘다이이찌가 해온 방식이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하면 틈이 메워지지 않습니다. 제약 분야 글로벌 혁신가란 방향성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를 생각하면서 의사결정을 한 게 성공 비결이 됐습니다.”
▷2008년 인도 복제약 회사 란박시를 인수했습니다.
“란박시는 당시 50개국에 영업 거점을 보유했습니다. 인도에 공장도 있었죠.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도입하는 게 인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란박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이를 은폐한 거죠.”
▷결국 6년 뒤 재매각을 결정했습니다.
“다이이찌산쿄엔 뼈아픈 실수였습니다. 교훈도 얻었죠. 같은 윤리관을 공유하지 않는 상대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는 것이죠. 이를 알아보는 눈이 중요하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2016년 ‘항암제 전문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후 바로 엔허투가 나왔습니다.
“항암제 상업화를 위해선 글로벌 임상 역량이 필요했습니다. 순환기 영역에선 능력이 충분했지만 암은 그렇지 않았죠. 인재 영입으로 이를 극복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에서 항암제 임상을 주도한 앙투안 이베르와 암젠에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담당한 고가 준이치 등을 영입한 게 항암 분야 성공의 열쇠가 됐습니다. 당시 경영을 맡은 나카야마 조지 CEO는 엔허투에 자원을 집중한다는 과감한 의사결정을 했죠.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와의 전략적 제휴 결정도 주효했습니다.”
▷1등 기업 경영가로 지금 무엇을 고민하고 있나요.
“‘DXd-ADC’ 플랫폼으로 6개 항암제를 동시 개발 중입니다. 매출과 이익 규모를 보면 많은 물질을 동시에 개발하고 상업화하는 데는 제약이 있습니다. 제품을 하루빨리 환자에게 제공하는 게 중요한데 혼자 힘으로 해내기는 쉽지 않죠. 글로벌 항암제 경쟁력을 갖춘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머크(MSD)와 공동 개발 전략을 택한 배경입니다. 두 회사에서 받은 계약금과 개발·판매 인센티브(최대 약 50조원)는 자체 신약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경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혁신 산업의 리더는 늘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환자 중심주의 가치도 중요하죠. 환자를 중심으로 두고 과학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경영 원리이자 원칙입니다.”
▷직원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 세계 다이이찌산쿄 직원 1만9000여 명은 모두 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평소 역량과 책임을 다하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게 결국 기업의 목표를 이루는 길입니다. 기업의 목적과 직원 개인의 가치·목표가 만나는 교집합을 찾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엔허투 신화’를 이을 후속 신약은 무엇인가요.
“ADC는 암뿐 아니라 다른 질환 치료제로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차세대 ADC 연구도 하고 있죠. 다이이찌산쿄는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세 번째로 일본에서 코로나19 mRNA 백신 제조 승인을 받았습니다. mRNA 연구도 확대하고 있죠.”
▷한국 기업도 ADC 연구를 늘리고 있습니다.
“제약산업에서 R&D 성과가 나타나려면 투자 규모와 시간에서 최소한의 임계량이 충족돼야 합니다. 유행을 따르기보다 장기적 호흡으로 기업이 가진 우위 기술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죠. 기업이 장기간 인적·물적 투자를 하려면 정부 지원도 중요합니다.”
글로벌 제약 공룡들, ADC 기술 확보戰…2033년 40조 시장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엔허투’의 성공은 글로벌 ADC 기술 사냥의 신호탄이 됐다. 미국 화이자가 60조원을 투입해 ADC 기업 시젠을 인수하는 등 지난해 글로벌 제약 공룡들이 ADC 기술 확보에 투입한 비용은 160조원에 육박했다. ADC가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으로 이어진 항암 신약에 새 패러다임을 연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
올해 1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ADC 계열 항암제는 11개다. 2019년 허가받은 엔허투가 지난해 글로벌 매출 3조6000억원으로 1위다. 엔허투는 유방암, 폐암 등 특정 암을 넘어 모든 고형암으로 치료 대상군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후속 신약 개발이 잇따르면서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조원에서 2033년 40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란 평가다.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되는 항체는 몸속에 있는 특정 단백질만 찾아 결합할 수 있다. ADC는 이런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폭탄 같은 약물을 붙여 만든다.
ADC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1980년대부터다. 암만 찾아가는 ‘선택적 독성’은 ADC 개발 기업에 큰 숙제였다. 2010년대 초반 시젠, 제넨텍, 화이자 등이 ADC 항암제를 개발해 FDA 승인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강한 독성 탓에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미완의 기술’로 평가받았다.
엔허투는 유방암과 폐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20개월 넘게 치료 효과를 입증한 첫 ADC다. 엔허투의 개발 프로젝트명은 ‘운명(DESTINY)’. 고혈압 등 순환기계 치료제를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던 다이이찌산쿄엔 ‘운명’을 바꾼 신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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