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변화와 성장의 기본원리를 가진 우주에서 살고 있는 우주인이자 지구인 대한민국인이다. 지구가 어떻게 변할까? 글로벌 변화가 더 재미있다. 사우디는 생존을 위해 점유률을 확대하기 위해 저유가를 감수하기 시작했다. 12월 본격적으로 증산한다. 오일패권 전쟁은 시작되었다. 중국또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5%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바주카포'급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의 수혜를 보는 기업은 코스맥스와 아모레퍼시픽 등이다.
사우디 "오일패권 되찾겠다"…12월 본격 증산 예고
中 '바주카포급' 경기 부양책 통했다…증시 나흘간 12% 껑충
'AI 인프라' 통큰 투자 러시…수조원 퍼붓는 알파벳·MS
中 국경절 설렌다…화장품·카지노주 '화색'
[아르떼 칼럼] 인류, 폭염에 대응해 진화할까
사우디 "오일패권 되찾겠다"…12월 본격 증산 예고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말부터 증산에 나서기로 했다. 원유 감산 이후 미국 등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에 시장을 잠식당하자 저유가를 감수하고서라도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해 12월부터 산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10월로 예정된 감산 해제 조치를 두 달 미루기로 한 가운데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가 증산에 앞장서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의 현재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890만 배럴이다. 사우디는 12월부터 매달 하루 평균 8만3000배럴을 더해 내년 12월까지 100만 배럴을 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사우디가 배럴당 100달러라는 비공식 유가 목표치도 포기할 예정”이라며 “저유가 시대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유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02달러(2.90%) 급락한 배럴당 67.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도 1.86달러(2.53%) 떨어진 배럴당 71.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엑슨모빌(-1.72%), BP(-4.1%), 셸(-5%), 토탈에너지(-3.3%) 등 주요 석유회사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사우디를 시작으로 OPEC 내에서 경쟁적으로 증산이 이뤄지면 회원국 간 ‘치킨 게임’ 양상이 펼쳐져 가격이 더욱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타마스 바르가 PVM 분석가는 “(OPEC) 조직 안팎의 공급 전쟁이 벌어지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대로 급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배럴당 100달러 목표 포기…원유시장 脫OPEC 가속화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12월부터 공격적인 증산에 나서기로 한 것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가 사상 최대 산유국으로 등극한 미국에 국제 원유시장의 헤게모니를 빼앗긴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한 담합 산유국들은 감산을 주도하는 사우디에 반기를 들며 분열 양상을 보여왔다. 유가를 떠받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만 뺏기고 있다는 판단하에 증산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사우디 당국이 12월 1일부터 증산을 재개하는 방안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유가가 더 떨어지더라도 이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그간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로 유지하는 목표를 비공식적으로 고수해왔지만 이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배럴당 100달러는 사우디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지돼야 하는 최저 기준선이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장기간 저유가 상태가 지속되더라도 더 이상 시장 점유율을 다른 국가에 빼앗길 수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 고유가에 의존하는 대신 각종 프로젝트에 외환보유액을 활용하거나 국채를 발행하는 등 대체 자금 조달 옵션을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우디의 주요 전략 변화로 해석된다. 사우디는 2022년 11월 이후 OPEC과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를 통해 반복적으로 감산을 단행해왔다. 국제 벤치마크 유종인 브렌트유가 2022년 평균 배럴당 99달러로 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고유가 호시절을 누렸던 국제 원유시장이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중동 분쟁 등에도 불구하고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배럴당 평균 73달러로 주저앉았다.
오는 10월부터 생산량 감축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던 OPEC+는 유가가 계속 떨어지자 지난달 해제 시점을 2개월 연장해 12월로 미뤘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12월부터 증산에 나서기로 하면서 OPEC 회원국의 증산에 불을 댕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의 그간 감산 방침은 전통 우방국인 미국과의 긴장을 야기하는 부작용도 빚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했을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 측에 생산량을 늘릴 것을 요구했지만 합의가 불발됐다. 이후 미국 행정부는 자국 내 셰일업계를 통해 원유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대로 늘어나며 석유 시장 점유율에서 사우디를 두 배가량 앞섰고, 이는 OPEC+의 감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분석으로 이어졌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브라질 등 다른 비(非)OPEC국가도 빠르게 원유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석유 탐사 및 시추 기술 발전으로 가이아나, 콜롬비아, 호주 등 더욱 다양한 국가가 석유를 대량 생산하게 된 것도 OPEC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OPEC 내부 분열도 심각해지고 있다. 이라크와 카자흐스탄 등 OPEC+ 회원국 일부는 감산 할당량을 초과해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고 있고, 앙골라는 감산 조치에 불만을 나타내며 지난 1월 아예 OPEC을 탈퇴해버렸다.
사우디 관계자는 “여전히 다른 국가의 (감산 할당량) 준수 여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할당량을 지키지 않을 경우 사우디가 더 빠르게 증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OPEC+ 감산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하루평균 200만 배럴 감산’ 부담을 짊어져 왔고, 현재 하루평균 890만 배럴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충격 등을 제외하면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사우디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했다. 수요가 줄어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면 감산 효과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中 '바주카포급' 경기 부양책 통했다…증시 나흘간 12% 껑충
중국 증시가 나흘간 12%가량 뛰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5% 성장률 사수를 위해 연일 ‘바주카포’급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중국 경제의 장기 침체를 우려하던 월가에서조차 이례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에 재빨리 투자 의견을 조정하며 중국 증시를 잠재력이 큰 신규 투자처로 꼽고 있다.
2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8% 오른 3087.53에 장을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중국 인민은행이 1조위안(약 189조5000억원)의 유동성 공급과 부동산·증시 안정화 대책을 전격 발표한 지난 24일 이후 이날까지 총 12.31% 급등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 역시 전일 4.23%에 이어 이날도 4.47% 오른 3703.68을 나타냈다. 올 6월 초 이후 처음으로 3600선에 올라서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소비가 집중되는 다음달 1~7일 국경절 황금연휴를 앞두고 전방위적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에서 시작된 경기 둔화로 치솟은 실업률과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은 증시 등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이달 24일 각종 금리 인하, 부동산·주식 시장 규제 완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5일 곧바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0.3%포인트 낮췄다. 27일엔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지방정부도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시 정부는 호텔·레스토랑 이용과 영화·스포츠 경기 관람 등에 쓸 수 있는 5억위안 규모 쿠폰을 발행하기로 했다.
통화 정책 완화만으로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중국 경제가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고 인정한 뒤 재정 지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공무원들이 실수를 걱정하지 말고 민간 부문 지원과 경제 회복을 최우선에 두라고 한 시 주석의 발언은 강력한 성장 의지를 대변했다”고 해석했다.
이렇다 보니 월가에서도 ‘이번엔 다르다’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인민은행이 내놓은 부양책과 정치국 회의 내용 모두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CSI300은 단기적으로 1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헤지펀드업계 거물인 데이비드 테퍼 애팔루사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최근 급등 이후에도 중국 증시는 상승 여력이 크다”며 “중국 자산이면 상장지수펀드(ETF)와 선물 등 무엇이든 사겠다”고 말했다.
다만 유동성발(發) 랠리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내 소비자 신뢰 수준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다”며 “재정 정책을 확대하고 속도감 있게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AI 인프라' 통큰 투자 러시…수조원 퍼붓는 알파벳·MS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대 기술 기업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수조원대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은 연달아 AI 부문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3억달러(약 4조3600억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 두 곳을 새로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체스터 카운티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데 20억달러, 버클리 카운티 기존 데이터센터 한 곳을 확장하는 데 13억달러를 집행할 예정이다. 지난 2분기 알파벳의 설비 투자액은 130억달러(약 17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70억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비슷한 투자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MS 역시 같은 날 브라질에 향후 3년간 147억헤알(약 3조57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MS 창사 이래 브라질에 대한 최대 규모 투자다. 상파울루주 내 여러 데이터센터에서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를 확장하고 약 500만 명에게 AI 훈련을 제공한다.
생성형 AI 열풍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진 기술 기업은 인프라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MS는 지난 17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과 함께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 펀드를 출범시켜 데이터센터, 전력 프로젝트를 비롯해 AI 인프라 시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일 미국 원전 기업 컨스텔레이션에너지와 직접구매계약(PPA)을 맺고, 가동을 중단한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운영해 2028년부터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클라우드컴퓨팅 사업 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11일 영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맞추기 위해 2028년까지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80억파운드(약 14조1500억원)를 투자한다고 알렸다. 브라질에는 2034년까지 101억헤알(약 2조4500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기로 했다.
中 국경절 설렌다…화장품·카지노주 '화색'
화장품과 카지노 관련주가 일제히 들썩이고 있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자 국내 화장품 등에 대한 수혜 기대가 커졌다.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85% 급등한 1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개월간 30% 넘게 하락한 주가는 최근 중국의 소비 진작 정책에 힘입어 큰 폭으로 뛰었다. 네오팜(5.61%), LG생활건강(5.36%), 아모레퍼시픽(3.68%) 등 나머지 화장품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중국 관광객 증가로 수혜가 기대되는 카지노와 면세점주 등도 상승했다. 롯데관광개발(7.03%), 파라다이스(5.89%), GKL(3.49%)을 비롯해 글로벌텍스프리(3.09%), 현대백화점(2.68%), 호텔신라(2.52%) 등이 오름세에 동참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인 헝셩그룹과 컬러레이도 5% 넘게 올랐다.
중국이 10월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이례적인 경기 부양책을 공개하자 관련 기업의 실적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금융시장에 1조위안(약 19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해 침체한 경기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10월 국경절을 맞아 시민들에게 지급되는 일회성 지원금도 기대 요인이다. 상하이시는 5억위안(약 942억원) 규모 소비 쿠폰을 배포하기로 했다. 베이징, 광저우, 톈진 등도 비슷한 규모의 쿠폰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휴 기간 한국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 12만 명이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국경절 연휴 기간 대비 85% 늘어난 것으로 전년 대비 150% 증가한 수치다.
당국의 소비 촉진 카드에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김명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면 화장품 업황이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며 “중국 외 지역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는 코스맥스와 아모레퍼시픽 등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르떼 칼럼] 인류, 폭염에 대응해 진화할까
처음 폭염을 만난 것은 1994년 여름이었다. 가건물처럼 지어진 옥탑방에서 자취하는 학생에게는 더욱 잔인한 더위였다. 무작정 긴 노선의 버스를 타고 열대야로 부족했던 잠을 채우거나 책을 읽기도 했다. 그래도 견디기 힘들 땐 노래방이나 비디오방을 찾아 나섰다. 그랬던 1994년의 폭염은 ‘개같은 날의 오후’라는 영화로도, ‘응답하라 1994’ 같은 드라마에도 기록돼 있다.
2018년의 폭염은 이른바 ‘폭염 불감증’에 빠져 있던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더워 죽겠네, 추워 죽겠네, 배고파 죽겠네라는 말을 생각 없이 달고 살아왔지만 진짜로 ‘더워 죽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키우던 고양이가 폭염 탓에 원인 모를 피부병에 걸렸고, 고양이를 데리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다가 온열질환을 경험했다. 결국 그해에 큰맘 먹고 에어컨을 들여놨다.
<폭염 살인>이란 책이 있다. 저자 소개란에 ‘전 지구를 가로지르며 참혹한 기후 재앙의 현장을 전해온 최전선의 기후 저널리스트’라고 적어놓은 제프 구델이 썼다. 이 책은 2023년, 그러니까 1년 전에 이미 인간의 ‘적응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책의 2장인 ‘열과 진화’ 편은 매우 흥미롭다. 인간의 적응 가능 범위를 벗어났다는 폭염에 대한 의미를 진화론과 연결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속도를 우리의 진화 속도가 따라갈 수 없을 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보통 인정머리 없고 차가운 사람(원래는 남자)을 ‘냉혈한’이라고 한다. 차가운 피를 가졌다는 뜻이다. 반면에 뭔가 열정을 쏟을 일이 생기면 ‘피가 끓는다’고 하거나 ‘뜨거운 피’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인정이 많든 적든 사람 피의 온도는 늘 일정하다. 우리가 도마뱀이나 개구리처럼 체온이 변하는 생명체가 아니니까.
파충류, 양서류와 같은 변온동물은 주변 상황에 따라 체온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포유류, 조류와 같이 환경에 따라 몸 안에서 항상 안정적인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온혈동물은 체온 조절을 위해 많은 칼로리를 소모해야 한다. 그 대신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도록 진화한 온혈동물은 변온동물에 비해 크고, 빠르고, 강하고 똑똑한 생명체를 지구상에 출현시킬 수 있었다.
인류의 진화를 더위 또는 열의 관점에서 보면 ‘털이 적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류는 땀을 흘림으로써 체온을 유지하게끔 설계됐다. 몸속에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장착한 셈이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최소한의 털을 지닌 이유도 보다 많은 땀을 흘릴 수 있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털을 없애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진화론적으로 이토록 대단했던 인류의 열관리 전략도 이른바 골디락스존 내에서 최적화된 시스템에 불과하다. 급속한 기후 변화로 이런 진화의 혜택이 더는 유효하지 않을 거란 전망은 매우 충격적이다. “우리가 앞당겨 맞이한 것은 여름이 아니라 죽음이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올해 누구나 느꼈겠지만 폭염 살인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상과학(SF)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법은 지구를 떠나는 것이다. 거대한 노아의 방주 같은 우주선을 타고 쾌적한 위성으로 가거나 우주를 떠돌거나 다른 행성을 찾아 이주하는 식이다. 물론 이것도 선택받은 소수의 사람이나 가능한 대안이긴 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폭염이 진화의 속도를 따라잡은 지금, 종말이 아니라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사피엔스들의 생존 협력이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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