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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4.07.12.

by FROMA_W 2024. 7. 12.

 

영원무역

두산

HD현대중공업

 


영원무역

글로벌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영원무역이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연구개발(R&D)센터를 세운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11일 “방글라데시에 직조, 프린팅, 디자인 등 분야별로 일곱 개 R&D센터를 완공해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 섬유, 의복 디자인 커리큘럼을 갖춘 대학 수준의 교육기관도 설립하기로 했다. 성 회장은 “국내 대학은 물론 세계 유수 대학과 협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영원무역이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기 위해 대대적인 기술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베트남,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등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R&D센터를 짓는 방글라데시는 영원무역 의류 생산량의 약 60%를 담당한다.

맨손으로 시작해 매출 4조원대의 글로벌 ODM 업체를 일군 성 회장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미증유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이렇게 큰 위기감을 느낀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각 분야 이해관계자들의 첨예한 대립으로 어떤 대책도 세우고 실행할 수 없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發 저가 공습에 의류산업 위기…기술 경쟁력만이 돌파구"
눈앞의 큰 이익만 좇기보단 좋은 파트너와 함께 성장

스물일곱 청년이 지인 둘과 수출회사를 차렸다. 한국의 연 수출액이 50억달러가 안 되던 1974년이었다. 그로부터 50년. 영원무역은 매출 4조원대의 글로벌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성장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영원무역의 창업자 성기학 회장의 이야기다. 50년간 가장 잘한 일을 묻자 돌아온 답은 겸손했다. “버틴 겁니다.” 성 회장은 “원래 포기를 잘 안 하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옷차림은 수수했다. 넥타이 없는 셔츠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그는 글로벌 패션업체 회장이지만 와이셔츠는 이틀씩 입고, 오래전 미국 공항에 있는 중저가 매장에서 산 넥타이를 즐겨 맨다. 올해 77세임에도 여전히 일 년의 절반을 해외 생산기지에서 보낸다. 11일 성 회장을 서울 퇴계로에 있는 영원아웃도어에서 만났다.

▷올해가 창립 50주년입니다.

“사업 시작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50년이네요. 창업 당시 1차 오일쇼크가 미처 극복되지 않아 무척 힘들었습니다. 클리프 리처드의 ‘The Young Ones’란 팝송이 유행해 사명을 영원으로 지었죠.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한결같이 어떻게 고객을 섬길까 고민한 것이 50년간 쉼 없이 성장한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비결은 뭔가요.

“기업 경영활동의 최우선 과제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좋은 거래선을 확보하고, 우리와 함께 그들도 성장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어 바이어를 쥐어짜서 한꺼번에 큰 이익을 낸 뒤 이후에 적자를 내는 것은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패션산업에서도 기술 우위가 필요한데요.

“방글라데시에서 직조, 프린팅, 디자인 등 분야별로 7개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할 것입니다. 외부 교수진 20명, 국내외 석·박사급 연구인력 30여 명 등 총 2000여 명이 근무하게 됩니다. 2026년까지 충원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인근에 올해 말 목표로 섬유, 의복 디자인 커리큘럼을 갖춘 대학 수준의 교육 기관도 세웁니다. 사내 교육·연구기관으로 운영한 뒤 외부 학생도 모집합니다. 이를 통해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해야죠.”

▷해외 공장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1980년대 방글라데시에 해외 첫 공장을 지은 이유는 싼 임금보다는 한국에 부과된 주요 수출국 쿼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중국엔 임금이 싸서, 베트남엔 생산기지 다양화 전략의 일환으로 생산기지를 세웠습니다. 시장 규모가 큰 인도와 케냐에도 생산 거점을 마련 했습니다. 생산 기지를 확대하면 ‘적시 납품(speed to market)’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인도, 케냐 이외에 더 진출할 국가가 있습니까.

중남미 시장 확대를 위해 엘살바도르 인근 과테말라에 꽤 큰 규모로 추가 투자할 계획입니다.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두고 모로코, 튀니지, 보스니아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업장에 자주 가십니다.

“현장이 거기에 있고, 모든 생산이 해외법인에서 이뤄지니까요. 최고경영자(CEO)가 현장을 중시하면 다른 간부들도 현장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흔히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다. 현장에 가보면 말과 글로 주고받은 것과 다른 것이 항상 있습니다. 회사의 이상과 현장을 매칭하는 과정이 경영이라고 봅니다.”

▷대표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요즘도 잘되나요.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국내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좋은 품질의 원자재로 트렌드에 맞는 옷을 만들었기에 10년간 국가고객만족도(NCSI) 지수에서 의류 브랜드 1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옷을 오래 입는 것이 자연보호’라는 신념을 노스페이스에 구현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눕시 패딩은 10년은 거뜬히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옷입니다.”

▷일각에선 패션 라이선스 사업이 한계에 부닥쳤다고 합니다.

“자체 브랜드와 라이선스 브랜드가 경쟁하는 시장이 건전합니다. 라이선스가 잘되니 라이선스를 해야 한다는 도그마에 빠져선 곤란합니다. 제가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각자의 길이 다르고 그걸 존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경영엔 100가지 다른 길이 있고, 나름대로 다 가치 있는 길입니다.”

▷K웨이브가 거센데, K패션 브랜드는 적습니다.

“한국 의류업계엔 세계적인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국 고유의 패션 브랜딩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최근 등장한 신세대 디자이너들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면서 경영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원무역은 자체 브랜드를 안 만듭니까.

“누군가 저에게 나이키처럼 하면 어떤가 물은 적이 있습니다. 나이키와 영원무역의 경험은 다릅니다. 각자 전문 영역이 있습니다.”

▷인수한 자전거 회사 스캇의 실적이 부진합니다.

“코로나 기간 스캇뿐만 아니라 모든 자전거 브랜드가 재고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과다한 재고를 소진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스캇은 최고의 품질과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에 지금의 난국을 타개할 수 있습니다.”

▷C커머스 공습은 어떻게 보십니까.

“의류 등 소비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업종에서 심각한 중국발 과잉 공급과 저가 공세가 거셉니다.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입니다. 정부는 긴급히 대비책을 세우고 제도를 정비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에게 중국발 저가 제품의 실상을 알려야 합니다.”

▷50년 뒤 영원무역은 어떤 기업일까요.

“우리 업종에서 최고, 최대 기업이 되는 것을 넘어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패션산업을 통해 국가와 세계 경제에 크게 이바지하는 기업이 됐으면 합니다.”
 

 

두산

“20년 전 사업 재편이 소매업에서 중후장대 산업으로의 변신이었다면 이번엔 첨단 미래제조업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11일 두산그룹이 발표한 사업 재편에 대해 두산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주력 사업인 원자력발전 등 에너지와 건설기계 분야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자, 미래 먹거리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 높아질 것

두산그룹이 11일 내놓은 사업 재편 방안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넘기는 것이다.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의 자금력을 활용해 신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기존 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주식 교환 방식이어서 별도의 자금이 들지 않는다는 게 두산그룹의 설명이다.


두산그룹은 사업 재편 작업이 끝나면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바뀐다고 밝혔다. 에너지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맡는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로 넘어가 제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낸다.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은 두산테스나가 중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회사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 46.06%가 있는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신설 투자회사 지분은 두산로보틱스로 넘겨 합병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보통주 0.0315651주를 신주로 배정받는다.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산밥캣 지분 46.06%를 100%로 늘린 후 상장폐지한다.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에게 합병 대가로 두산밥캣 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17462주를 지급할 계획이다. 교환 비율은 상장자인 두 회사의 1개월 평균 주가 등을 감안해 정했다.

○또 한 번의 승부수

두산그룹은 이번 사업 재편으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두산밥캣과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동안 별도 회사처럼 운영됐다. 원전 등 에너지 중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등지에 소형 건설기계를 판매하는 두산밥캣의 사업 영역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모션(움직임)제어, 비전 인식 등 두 회사가 함께 연구개발(R&D)할 분야가 많아서다. 두산로보틱스가 생산하는 협동 로봇을 두산밥캣 공장 자동화에 적용하는 등 당장 낼 수 있는 시너지도 많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무인 자동화 건설기계 개발”이라며 “두산로보틱스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8년 업력의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에 둔 900여 개의 딜러망도 두산로보틱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두산로보틱스에 든든한 자금줄이 생긴다는 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7월 설립 후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32억원, 19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의 18.6%인 98억원을 R&D에 썼지만, 로봇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돈 먹는 하마’인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자금줄이 필요하다.

두산밥캣은 그룹 내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기업이다. 작년 기준 두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7%(지난해 기준)를 두산밥캣이 올렸다. 업계에선 두산밥캣의 배당액이 고스란히 두산로보틱스에 유입되는 만큼 이를 투자자금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국내외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계약을 위한 일종의 ‘자격증’을 얻으면서 MRO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이 이번에 미 해군과 맺은 MSRA는 향후 5년간 해군 함정 MRO 사업에 입찰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사전협약이다. 미국은 규정상 MRO에 입찰하려는 민간 조선소를 사전 점검하는 개념으로 MSRA를 체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써 HD현대중공업은 연간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 함정 MRO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앞서 필리핀에서 MRO 입찰을 한번 따낸 경험이 있는 만큼 미국에서의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에서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국내 함정 건조 업체로는 처음으로 해외 MRO 계약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를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은 함정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아시아, 남미 등으로 MRO 시장을 확대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성과가 다른 권역에서의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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