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_중국 수요 반영
편의점의 진화
싱가포르
현대차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유연해졌다.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으니 중국 수요를 반영한 자동차를 만든다. 유연한 자세가 기업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지켜보자. 편의점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PB제품을 해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힘은 무엇인가? 독재적인 통치체계가 빛을 발하고 있는가?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5위, 한국은 세계 29위이다.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이다.
현대차_중국 수요 반영
목적 | 알게된 점 | 용어 |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 너무나 크다. | 현대차가 중국 현지 상황에 맞는 진화를 택했다는 점이 대단하다. 유연해졌다는 느낌이다. 자신의 모델로만 승부를 볼려는 것이 아니라 중국 현지 수요에 맞춘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바로 유연함이다. | *OE RE: 새로운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중국 현지 수요에 맞춘 전기차를 만들겠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에 몸을 실은 건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 작년 10월이었다. 당시 주최 측이 대회장을 오가는 차량을 공식 스폰서 차량인 지커로 제한한 탓에 국가대표 양궁팀을 격려하기 위해 자리를 옮겨야 했던 정 회장에겐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
그렇게 만난 ‘중국 전기차’의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정 회장이 인상 깊게 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당시 정 회장이 주변 직원들에게 ‘중국 전기차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중국 전기차의 성공 요인을 배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달라진 중국 전략
현대차의 중국 전략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중국에선 돈 벌기 어렵다”며 위축돼 있던 데서 벗어나 “전기차 세계 1위 시장에서 부딪쳐 보자”며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이다. 그렇게 베이징현대가 들고나온 게 새로운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인 ‘OE RE’다. 아이오닉 시리즈 등 현대차가 보유 중인 전기차 모델을 그대로 중국에 들여오는 게 아니라 중국 현지 수요에 맞춘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국인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과 기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을 낮춘 전기차로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맞춤형 전기차’를 만든다는 큰 그림은 그렸지만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비보다 공격 택한 현대차
지난해 베이징현대는 베이징차의 전기차 모델인 ‘아크폭스’를 베이징 3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베이징현대 생산라인의 절반을 놀리고 있는 만큼 이 공장에서 아크폭스를 제작하면 공장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전기차 생산 노하우도 쌓게 될 것이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생산 조건 등을 둘러싼 베이징차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협상은 결렬됐다. 이것도 현대차가 중국용 신규 전기차 개발에 나서는 요인이 됐다.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이 된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비야디(BYD)가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르는 등 중국산(産) 전기차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수출한 자동차 491만 대 가운데 120만 대는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카·수소차)였다. 신에너지차 수출 물량은 1년 전보다 77.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로선 어차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과 맞붙어야 하는 만큼 중국 본토라고 전쟁을 피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며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中 배우자”
현대차가 오랫동안 ‘한 수 아래’로 보던 중국 업체들을 배우기로 한 배경에는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선호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가속 능력, 코너링 등 주행 성능과 정숙성이 ‘좋은 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었지만 전기차 등장과 함께 ‘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의 성능이 차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을 때는 중국차가 현대차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며 “‘전기차 시대’란 새로운 세상이 열리자 사람과 돈을 집중 투입한 중국이 주도권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차가 세계를 휩쓴 배경에는 가격 경쟁력이 한몫했다. 저가형 배터리로 평가절하되던 LFP 배터리는 BYD의 기술 혁신으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중국 전기차 성장의 일등 공신이 됐다. 배터리 셀을 배터리 팩에 직접 장착하는 셀투팩(CTP) 방식을 통해 LFP 배터리의 성능을 크게 개선하면서다.
편의점의 진화
목적 | 알게된 점 | 용어 |
진화하고 있는 1번 주자라 하면 편의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편의점의 진화가 어디까지인가? | CU는 PB상품 수출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 CU는 일본, 홍콩, GS는 미국, 영국으로 수출한다.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되기도 했다. |
국내 편의점들이 자체브랜드(PB)를 앞세워 ‘수출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e커머스 플랫폼의 급부상으로 내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PB 상품 수출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 편의점 PB 상품은 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편의점들이 진출한 국가의 현지 매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CU는 PB 상품 ‘헤이루(HEYROO) 치즈맛 컵라면’을 일본 최대 할인잡화점 돈키호테에 수출한다고 29일 발표했다. 매출 20조원, 영업이익 1조원에 달하는 돈키호테는 국내 식품·유통사 상품기획자(MD)들에겐 ‘꿈의 채널’로 통한다. 일본 전역에 450여 개 매장을 보유한 데다 관광객 사이에선 ‘일본 여행 시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유명하다.
CU의 PB 컵라면은 오는 4월부터 일본 전역 돈키호테 매장에서 판매된다. 돈키호테엔 이미 한국 라면 과자 등이 입점해있지만, 한국 편의점이 직접 개발한 PB 상품을 파는 건 CU가 처음이다. 돈키호테는 우선 컵라면 3만 개를 수입한 뒤 판매 동향에 따라 물량과 품목 수를 늘릴 계획이다. CU는 다음달 말엔 홍콩 최대 슈퍼마켓인 파크앤숍에도 맥주와 하이볼 PB 상품 10종을 수출한다.
편의점의 PB 상품 수출은 중간 수출전문업체를 끼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다. 편의점이 직접 신규 바이어 발굴부터 발주, 운송 등 수출 전 과정을 책임진다. 납품처도 과거엔 주로 한인마트였는데, 이제는 현지 유통업체로 넓어졌다. CU 역시 돈키호테를 뚫기 위해 1년간 공을 들였다. 이태건 BGF리테일 글로벌트레이딩팀 MD는 “지난해 7월 돈키호테 본사를 방문할 때 캐리어에 라면과 맥주 샘플을 20㎏ 넘게 싸가서 설득했다”며 “일반 한국 라면보다 덜 매운 치즈맛이라는 특징을 앞세운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수출길에 오른 건 CU 제품뿐만이 아니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PB 제품인 ‘세븐셀렉트 바프허니버터팝콘’과 ‘세븐셀렉트 버터갈릭바게트’를 하와이 세븐일레븐 매장에 수출했다. GS25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연간 수출액 100억원을 넘겼다. 수출액이 매년 늘고 있는 CU와 GS25는 올해 나란히 수출액 1000만달러 돌파를 목표로 잡았다.
편의점들이 PB 상품 수출에 나서는 건 내수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등 e커머스 플랫폼이 편의점의 경쟁자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는데, PB 상품 수출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김밥 떡볶이 등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CU 관계자는 “해외 식품박람회에 가면 한국 기업 부스를 찾는 사람이 예전보다 확연히 많아졌다”며 “몽골 등 해외 CU 매장에도 PB 상품을 사러 오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편의점 PB 상품 수출은 중소 납품업체의 해외 판로를 열어주는 역할도 한다. CU가 몽골과 말레이시아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30%는 국내 중소기업 제조 상품이다. GS25가 수출하는 제품의 대다수도 중소 협력업체가 생산한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과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전문무역상사’로 각각 지정되기도 했다.
싱가포르
목적 | 알게된 점 | 용어 |
싱가포르가 궁금하다. | 싱가포르는 영국, 일본의 식민지였다.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했다. 서울 크지 정도의 국토 면적이다. 1인당 GDP는 8만 4500달러로 세계 5위이다. 국가경쟁력은 세계 4위이다. | *1인당 GDP 8만 4500달러 세계 5위 (한국 1인당 GDP 3만3500달러 세계 29위) |
싱가포르는 말레이반도 끝자락에 걸친 작은 도시 국가다. 영국, 일본의 식민 지배를 거쳐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했다. 그때만 해도 ‘곧 없어질 나라’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서울 크기 정도의 국토 면적에 당시 인구는 530만 명에 불과하고 변변한 산업 기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가 지금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부자 나라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만4500달러로 세계 5위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평가한 국가경쟁력은 세계 4위다.
싱가포르의 성공은 생존을 위한 끝없는 혁신과 노력의 산물이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란 지리적 이점을 살려 물류 허브 전략을 펴고, 카지노를 허용해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을 키우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로 외국 기업을 유치한 게 그런 사례다.
통치 체제가 ‘독재적’이란 점은 싱가포르 비판 때 나오는 단골 메뉴다. 싱가포르는 초대 리콴유 총리와 후계자인 고촉통 총리를 거쳐 지금은 리콴유의 아들 리셴룽 총리가 20년째 집권 중이다. 21세기에도 태형(곤장)이 버젓이 있는 나라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 중 하나다. 영어가 공용어고 가정부나 베이비시터를 구하기 쉬운 데다 싱가포르국립대(NUS) 등 세계 수준의 대학을 보유해 전 세계 최고급 인재가 몰린다. 세금 부담도 낮다. 상속세, 증여세, 양도소득세가 없고 법인세 최고세율은 17%(한국은 24%), 소득세 최고세율은 22%(한국은 45%)에 불과하다. 한국의 기업가, 자산가들이 낮은 세 부담과 편리한 거주 여건 때문에 싱가포르로 달려간 지 꽤 오래됐다고 한다. 하지만 절세를 위해 무턱대고 이주했다가는 곤경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조언이다. 싱가포르의 자금세탁 방지법은 엄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세금 회피 목적의 자금 유입을 막지는 않지만 자금 이동을 철저히 추적해 불법이 드러나는 순간 계좌를 동결하고 국고로 환수하기도 한다. 금융 신뢰가 높다는 것은 금융 부패 청정국가라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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