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年 16기씩 늘어나는 원전시장…美 그늘 벗어나 점유율 확대 나서
한전원자력연료, 노심 설계·핵연료 배치…원자로 '두뇌'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맡아
트럼프 가족도 사익추구 논란…나스닥에 코인기업 우회 상장
K조선 낙수효과는 덤…특수선·중형탱커 '틈새 공략' 적중
포스코퓨처엠, 1.1조 유상증자…"북미사업 강화 승부수"
LS일렉 37%·효성重 21%↑…전력기기株, 다시 상승 랠리
年 16기씩 늘어나는 원전시장…美 그늘 벗어나 점유율 확대 나서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형 원자력발전소 원천기술 개발에 나섰다. ‘탈원전’ 정책으로 2019년 중단된 새 원자로 노형 개발을 6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대형 원전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원전 수출 시 ‘팀코리아’의 수익금 분배 비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13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 품질기술본부는 최근 새 대형 원전의 ‘개념 개발’에 들어갔다. 원자로 노형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원자로의 설계 방식과 구조를 말한다. 개념 개발에 나섰다는 것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원자로 노형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이다.
한국은 1990년대 미국 컴버스천엔지니어링(현 웨스팅하우스)에서 원천기술을 도입해 2세대 경수로인 OPR1000을 만들었다. 현재 주력 모델은 이를 발전시킨 3세대 경수로 APR1400이다. 수출 본계약을 앞둔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APR1400에서 용량만 줄인 APR1000이다. 이번에 아예 한국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3.5세대’ 경수로를 새로 설계해 국내외 원전 건설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미국식 원자로 핵증기 공급 계통(NSSS) 설계도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자동차로 치면 그랜저를 페이스리프트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네시스로 넘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수원은 당초 이 같은 계획이 담긴 아이파워(I-Power) 프로젝트를 2016년 시작했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2019년 중단됐다. 그사이 미국(AP1000), 프랑스(EPR2)의 경쟁 노형은 안정성과 경제성을 꾸준히 개선했다.
이번 개념 개발에는 1년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개념설계, 기본설계, 표준설계 등의 상세 단계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과거에는 10년 정도 걸렸지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게 한수원 설명이다.
예산은 기본설계 단계에서 사업비를 추산해 2000억원 이상이라고 판단되면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6년 만에…한수원, 신형 원자로 개발 돌입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형 원전의 신규 노형을 개발하기로 한 것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수출 모델을 다양화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3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차세대인 3.5세대 경수로형 원자로 노형과 설계 방향 등을 확립하는 개념 개발에 착수했다. 원자력 발전의 핵심인 ‘원자로 핵증기 공급 계통(NSSS)’ 설계를 미국 기반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 짜는 게 목표다.

NSSS는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증기발생기로 전달해 발전용 터빈을 돌릴 수 있도록 고온·고압의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시스템이다. NSSS 내에 원자로, 냉각재펌프, 가압기, 증기발생기 등을 몇 개씩 어디에 배치할지가 설계의 핵심이다. 미국은 가장 오래된 NSSS 기본 설계 모형을 가진 원천기술 국가다. 한수원은 이번 개발로 미국이 보유한 NSSS에서 벗어나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한수원이 대형 원전 노형 개발에 나선 건 6년 만이다. 2016년 시작한 혁신형 원전 프로젝트 아이파워(I-Power)가 탈원전 기조로 2019년 중단됐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원전 수요가 급증하자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최대 55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원전이 추가로 건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24%가 소형모듈원전(SMR)이고 나머지 76%는 대형 원전이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원전 용량이 통상 1GW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25년에 걸쳐 매년 최소 16기의 대형 원전이 착공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체코 원전 수출 시 지식재산권 분쟁을 겪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악연을 털어내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자력학회장을 지낸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미국 원전 설계도는 이미 공개된 수준인데, 그걸 가져다 썼다고 지재권 침해라고 하는 건 마치 ‘자동차에 바퀴가 네 개 달렸으니 내 특허’라고 우기는 것과 같았다”며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지재권 문제에서 최대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자동차 개발에 비유하면 기존 엔진 블록에 맞춰 구성된 엔진, 냉각수 파이프, 워터펌프 같은 부품을 전부 재배치하고 엔진 용량까지 바꾼다는 것”이라며 “속도나 연비 등에서 (미국식과) 완전히 다른 설계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형 노형을 개발하면 유럽 수출 시 한국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 기술도입 계약을 맺을 당시 제3국으로의 수출 권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22년 체코 정부가 신규 원전 사업을 입찰에 부칠 때 한수원이 참전하자 웨스팅하우스가 제동을 걸었다. 미국 기반 기술로 만든 원전인 만큼 미국 에너지부의 수출통제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은 협상 끝에 올해 초 합의를 이뤘는데, 원자력업계에선 한수원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때는 웨스팅하우스와 조율하고, 중동·동남아시아 등 비유럽 시장에는 한국이 독자 진출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이번 독자 모델 개발로 발전소 형상을 완전히 바꾸면 지재권 잡음이 없어지고, 유럽 수출이 한층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만 새로 개발한 모델을 원활하게 수출하려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표준설계 인가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협업은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일단 초기 단계인 개념 개발은 독자 노선으로 가더라도 이후 단계는 수출 판로 개척 등에서 미국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동 개발을 염두에 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원자력연료, 노심 설계·핵연료 배치…원자로 '두뇌'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맡아
한국수력원자력이 6년 만에 재돌입한 대형 원자력발전소 원천기술 개발 사업은 국내 원전학계와 산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13일 “한국의 원전 생태계는 설계, 핵연료, 시공, 기자재 등 A부터 Z까지 모두 다 갖춰져 있다”며 “이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은 초기 단계의 개념 설계와 기본설계에 강점이 있는 기관이다.
노심 설계와 관련된 핵연료 배치 등은 한전원자력연료(KNF)가 맡을 예정이다. 노심 설계란 원자로 내부에서 핵분열이 일어나는 핵심 구역인 노심의 구조와 구성 요소를 설계하는 작업이고, 핵연료 배치는 연료 집합체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해 출력 효율과 수명을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계통 설계는 한국전력기술이 담당한다. 이는 원자로 내 각 장치가 어떻게 상호 연계돼 작동할지를 설계하는 것으로, 냉각계통·제어계통·전원계통 등 모든 원전 시스템의 연결 구조를 짜는 일이다.
계측제어시스템과 주요 기기 제작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도한다. 계측제어시스템은 원자로의 ‘두뇌’ 역할을 하며, 온도·압력·중성자속 등을 실시간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전을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한국은 2012년 뉴테크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포함한 냉각재 펌프, 안전해석코드 등 3대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는데, 계측제어시스템과 냉각재 펌프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술 이전을 받아 자체 제작하고 있다.
부품 단위까지 내려가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개발 중인 원자로 압력용기 제조 신기술을 접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원자로 압력용기란 핵연료가 들어 있는 노심과 냉각재를 안전하게 감싸는 강철 용기를 말한다. 통상 제작에 5~6년이 걸렸다. 대형 단조 주물을 만들어 반조한 뒤 용접·가공과 검사를 수차례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제작 속도를 높여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기간이 2~3년인 SMR은 원자력안전법상 인허가를 받기 전에는 원전 부품을 선주문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는 2~3년 안에 제조가 가능하도록 제작 기법을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빔 용접, HIP(열간 등방압) 기술 등이다.
트럼프 가족도 사익추구 논란…나스닥에 코인기업 우회 상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공동 설립한 암호화폐 기업이 뉴욕 나스닥에 상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가족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이 세운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메리칸비트코인’은 12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 계획을 발표했다. 나스닥 상장사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 방식이다. 아메리칸비트코인은 올해 3월 비트코인 채굴업체 ‘헛8’과 협력해 설립됐다. 트럼프 일가는 자체 디지털화폐 발행을 시작으로 밈코인 출시 등 가상자산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암호화폐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9월에는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출범시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밈코인 사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시장 부양이 트럼프 일가의 ‘자산 불리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정부 들어 “미국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며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그는 취임 직후 ‘가상자산 전략 비축’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부가 범죄자에게서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해 정부 예산으로 신규 구매까지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1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취임을 앞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 ‘$TRUMP’를 출시했다. 다음 날 에릭이 SNS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디지털 밈”이라고 홍보했다. 폭스비즈니스는 이 코인이 나온 당시 몇 센트에 불과했으나 하루 만에 33.87달러까지 올라 1만8000%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멜라니아 여사도 자신의 이름을 딴 밈코인 ‘$MELANIA’를 출시했는데, 공식 발표 직전 일부 투자자가 코인을 대거 매수해 거액의 차익을 챙긴 사실이 최근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멜라니아 여사가 1월 19일 SNS에 코인 출시를 알리기 2분 전부터 암호화폐 지갑 약 20개에서 260만달러(약 37억원) 상당의 코인을 매수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대부분 물량을 단기간에 매도해 9960만달러(약 1418억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 정부에서 항공기를 선물받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도 이 같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그는 이를 골프의 ‘오케이(OK)’ 상황에 비유하며 “이런 제안을 거절하면 멍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골프에서 근거리 퍼팅을 남긴 동반자에게 실제 퍼팅을 하지 않고도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관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유명 골퍼의 말을 인용해 “사람들이 퍼팅을 면제해주면 당신은 ‘감사합니다’고 한 뒤 다음 홀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공익과 사익 간 ‘경계 허물기’ 행보가 더욱 과감해졌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식을 위해 JP모간, 델타항공, 타깃 등 주요 기업과 개인에게서 총 2억3900만달러(약 3400억원)를 모금했다. 이는 2017년 첫 취임 당시 모금액(1억700만달러)의 두 배를 넘어선 액수다.
K조선 낙수효과는 덤…특수선·중형탱커 '틈새 공략' 적중
2008년 세계 5위 조선사(건조량 기준)였던 HJ중공업(당시 한진중공업)의 ‘고난의 항해’는 예상보다 길었다. 그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규 선박 발주의 씨를 말렸다. 2012년과 2013년 HJ중공업의 조선소 가동률은 말 그대로 ‘0%’가 됐다. 독(dock·선박건조장)을 그냥 놀렸다는 얘기다. 생존의 기로에 선 HJ중공업이 찾은 돌파구는 중소형 특수선. 대형 조선사들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경비함, 공기부양선 등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체력을 비축한 HJ중공업이 요 몇 년간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타고 완전히 부활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빅3의 독이 꽉 차자 HJ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중형 3사로 일감이 넘어오는 ‘낙수 효과’ 덕분이다. 미국의 중국 제재로 한국 조선소를 찾는 글로벌 선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만큼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 호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방문한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는 한마디로 ‘공사판’이었다. 2개 독에는 마무리 작업이 이뤄지는 9000TEU급 컨테이너선들이 들어섰고, 땅에선 특수선 7대에 사람들이 달라붙어 한창 작업 중이었다. 공기부양선 4척과 고속 경비함 2척, 어업지도선 1척 등 선종도 다양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1937년 영도조선소 문을 연 이후 이렇게 많은 특수선을 동시에 건조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HJ중공업의 부활은 단순히 슈퍼사이클이 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10년 전부터 중소형 특수선과 친환경 선박에 ‘올인’해온 전략이 이제 결실을 보는 측면이 크다. HJ중공업은 구축함이나 초계함 등 대형 특수선 시장에 뛰어들려면 독을 추가로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대형 조선사와 맞붙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틈새 공략으로 방향을 잡았다.
친환경 선박에 주목한 건 중국의 저가 공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LNG추진선 분야에선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 한국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HJ중공업은 지난 2월 LNG 벙커링선을 11년 만에 수주했다.
대한조선도 HJ중공업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09년 워크아웃(채권단 관리) 과정에 주력 사업을 블록 제작에서 중형 탱커(12만t급 원유운반선)로 돌렸다. 대한조선의 ‘방향 전환’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이 확인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세계 중형 탱커 시장에서 점유율 12.6%로 1위에 올랐다.
장사도 잘한다. 제조업인데도 영업이익률이 14.7%에 달한다. 강재 전처리부터 블록 제작까지 모든 공정을 외주 없이 직접 맡는 사업구조 덕분이다. 대한조선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선종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소형 탱커에 집중하기는 케이조선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7만4000t급 탱커 시장 점유율 19.1%로 세계 1위다. 작년 7월엔 세계 최초로 LNG와 디젤연료를 함께 쓸 수 있는 중형(5만t급) 탱커도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대형 탱커에 집중한 덕분에 중형 탱커 시장을 접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형 조선사들의 실적 질주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상선에 입항 수수료를 물리기로 하면서 한국 조선사를 찾는 글로벌 선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봉쇄 정책을 발표한 이후 컨테이너선 발주 문의가 3~4배 늘었다”며 “선박을 빨리 받고 싶어 하는 선주들이 대형사 대신 중형사를 찾는 만큼 수주 호황이 4~5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 '피지컬 AI' 본격 투자…지주 부문에 전담조직 신설
두산그룹이 하드웨어에 담긴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PAI) 분야에 본격 투자하기로 하고 지주 부문에 피지컬 AI 혁신 담당 조직인 ‘PAI 랩’을 신설했다고 13일 밝혔다.
피지컬 AI는 의사결정 능력을 지닌 AI가 하드웨어에 적용돼 작업 시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나 로봇의 작업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산업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두산은 피지컬 AI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비정형 작업 환경에 대응하는 로봇 솔루션을 만들고,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는 건설기계와 발전기기 등에 각각 피지컬 AI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PAI 랩은 두산 주요 사업 부문과 관련된 하드웨어의 지능화를 주도한다.
두산은 이런 피지컬 AI 추진의 일환으로 지난달 25일 미국 스탠퍼드대 휴먼센터드AI연구소(HAI)와 산학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두산은 HAI가 산학협력을 맺은 첫 기업이다. 양측은 피지컬 AI와 관련한 다양한 협력 연구 및 인적 교류를 통해 기술 협력과 지식 전수를 하기로 했다.
두산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해 발전하는 일반적인 AI와 달리 피지컬 AI 개발·운용엔 해당 사업을 하는 기업만이 가진 전문적 지식과 데이터,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이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AI 학계·업계 구루급 인재를 영입해 계열사의 사업영역과 관련 있는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1.1조 유상증자…"북미사업 강화 승부수"
포스코퓨처엠이 1조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짓고 있는 캐나다 양극재 공장 신축과 한국 포항·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에 투입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 이후를 염두에 두고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에 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13일 공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의 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는 임직원 우선 배정물량(20%)을 제외한 유상증자 대금을 기준으로 지분율(59.7%)에 해당하는 5256억원을 투입해 신주 100%를 인수한다. 다음달 17일을 기준으로 신주를 배정한다. 발행 가액은 7월 16일 확정된다. 신주 상장은 8월 8일 마무리된다.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엔 시설 투자 등을 위해 1조2735억원을 조달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조단위 자금 수혈에 나선 건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져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해 매출 3조6999억원에 영업이익 7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1년 전(4조7599억원)에 비해 매출이 22.3%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659억원보다 99.6% 줄었다. 수익성 악화에 투자 재원도 감소하고 있다. 작년 말 6442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 3월 말 4448억원으로 1995억원(31.0%) 빠졌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금액 중 6307억원은 GM과 함께 짓고 있는 캐나다 양극재 공장 등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자금 1810억원은 포항과 광양 양극재 공장 증설 등에 투입된다. 운영자금으론 2884억원이 쓰인다. 이 자금으로 음극재 사업도 강화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말에는 카본신소재주식회사를 설립하고 3961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음극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원료인 구형 흑연 생산 내재화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가 북미 현지 생산 공장 설립에 중요한 재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최근 캐나다 양극재 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시장이 되살아나는 시점에 맞춰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캐즘이 끝나는 2027~2028년에는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춰 승부를 봐야 한다”며 “기술과 양산 시설을 잘 준비한 회사들만 살아남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퓨처엠 외 배터리 소재 기업에도 자금을 수혈한다. 리튬 생산과 리사이클링 부문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에 3280억원,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에 690억원을 투입한다. 포스코홀딩스가 이들 3개 회사에 출자하는 자금은 총 9226억원이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광산개발사 필바라미네랄스가 각각 82%와 18%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호주산 리튬 광석을 들여와 국내 광양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포스코HY클린메탈의 지주사로,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공동 투자했다.
배터리업계는 업황 부진 장기화로 잇따라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2조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유상증자 대신 외화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고, SK온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총 1조5000억원을 확보했다.
LS일렉 37%·효성重 21%↑…전력기기株, 다시 상승 랠리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기기 3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 주가는 지난 1개월간 37.16% 뛰었다. 같은 기간 효성중공업이 21.44%, HD현대일렉트릭은 10.91% 상승했다. 이들 기업 주가는 지난 2~3월엔 일제히 하락세를 탔다. 빅테크의 인공지능(AI) 관련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 속에 관세 갈등까지 터진 영향이다.
전력기기 회사들의 분위기는 최근 확 달라졌다. 1분기 외형 확장과 함께 영업이익률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흥국증권 보고서를 보면, 효성중공업 미국법인의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한다. 주요 수주처인 미국 유럽 등에서 초고압 대용량 변압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AI 데이터센터, 전기자동차, 산업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미국 유럽 등은 대용량 변압기 주문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전력기기 3사는 과거 박리다매식 영업을 접고 고마진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중대형 변압기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91.6%, 대형 변압기 수출은 64.2% 급증했다. 반면 가격이 저렴한 소형 변압기 수출은 37.9% 줄었다.
2분기부터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수주처 요청으로 미룬 300억원 규모의 매출을 2분기 회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LS일렉트릭도 이연 매출을 2분기 실적으로 잡는다. 이상헌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의 1분기 수주 잔액은 61억5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며 “특히 북미 지역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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