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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5.02.06.

by FROMA_W 2025. 2. 6.

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로봇주에 관심이 생긴다. 이미 많이 오른 종목도 있지만 기회는 반드시 있다. 

 

"우리 없이 애플·엔비디아도 없다"…日 반도체, 화려한 부활___반도체Arm

젠슨 황도 러브콜…탐나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슈퍼 乙'___반도체Arm

'AI 플레이어'로 뛰겠다…제조 야심 드러낸 Arm___반도체Arm

AI와 '찰떡궁합'…"대박이네" 외국인 1400억 쓸어담은 종목___로봇

철보다 질긴 '커피찌꺼기 섬유'…韓, 5조 시장 공략__나노셀룰로스

'해상 LNG 터미널' 붐…물 만난 HD현대마린___기업(HD현대마린솔루션)

이녹스첨단소재 영업익 2배 쑥___기업(이녹스첨단소재)

 


"우리 없이 애플·엔비디아도 없다"…日 반도체, 화려한 부활

반도체 설계 최강자 Arm 본사는 푸른 풀밭과 칠면조 농장이 즐비한 영국 케임브리지의 시골에 자리 잡고 있다. 겉만 봐서는 이 기업의 위용을 짐작하기 어렵다. 엔비디아의 첨단 인공지능(AI) 칩도 Arm의 ‘블루프린트’(설계도)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1978년 창업 이후 3000억 개 이상의 칩이 Arm 기반으로 출하됐다.

설계만 제공할 뿐 자체 칩은 만들지 않는 ‘반도체산업의 영세 중립국’ Arm이 글로벌 AI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Arm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Arm의 저전력 설계 기술을 무기로 일본 반도체산업 부활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리콘 결정체 구조 모양을 한 Arm 본사에 방문하려면 가방 검사와 몸 수색은 기본이고, 6장에 달하는 전자 서약서에 기밀 유출을 하지 않는다는 서명까지 해야 했다. 리처드 그리즌스웨이트 Arm 총괄부사장은 “스마트보드 기록, 엔지니어 대화 등 모든 것이 지식재산(IP)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 본사의 명물인 ‘페이턴트월’(특허의 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은 “이곳은 반도체 IP 용광로”라며 “설계 천재들이 이곳에 이름을 새기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rm이 보유한 특허는 지난해 기준 6800건, 출원 대기 중인 특허는 2700건에 달한다. Arm은 IP를 개발해 1600여 개 회사에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칩의 99%가 Arm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경제신문이 Arm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그사이 Arm은 미·일 AI 동맹의 핵심 고리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0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는데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함께 Arm이 핵심 기업에 포함됐다. PC용 반도체 설계의 강자 인텔, Arm과 소송 중인 퀄컴은 제외됐다.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4일 오픈AI가 서울에서 연 개발자 행사에 손 회장과 함께 등장했다.

"AI는 인류 100년史 최고의 혁신…이젠 '저전력 싸움' 시작될 것"
독보적 기술력으로 AI 시대 주도…'반도체 팜' 시스템으로 인재 확보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옆에 가장 자주 서는 기업인이다. 지난 4일 오픈AI가 서울에서 연 개발자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손 회장과 일본에서 동반 입국했을 정도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 회장 간 3자 회동에도 동석했다. 2023년 Arm의 나스닥시장 상장을 진두지휘하고, 소프트뱅크그룹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은 인류가 지난 한 세기 동안 이룬 혁신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영국 케임브리지 Arm 본사에서 이뤄진 인터뷰엔 폴 윌리엄슨 수석부사장, 리처드 그리즌스웨이트 총괄부사장이 함께했다. 이들은 “AI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훨씬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Arm의 저전력 설계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전망했다.

▷왜 Arm이 주목받는 겁니까.
하스 CEO=“Arm은 처음부터 전력 효율적인 디자인을 설계하는 데 역점을 뒀어요. (인텔 등) 다른 아키텍처는 따라 할 수 없죠. AI산업이 커질수록 인프라를 저전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빅테크도 AI 칩을 만들려고 하는데요.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극단적으로 말해 Arm이 없었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AI, 엔비디아, 애플도 없을 겁니다. Arm이 사라진다면 글로벌 빅테크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투자를 해야 현재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예요.”

▷핵심 기술이 뭡니까.
하스 CEO=“‘네오버스 컴퓨팅서브시스템(CSS)’이 Arm의 대표적 저전력 플랫폼입니다. 시스템온칩(SoC)의 핵심 기술을 모은 IP(지식재산) 플랫폼이죠. 파트너사가 칩을 쉽게 구현하도록 돕기 때문에 대응이 빨라지고 비용 절감 효과도 좋습니다. 빅테크의 네오버스 CSS 수요가 엄청나죠.”

▷비결이 궁금합니다.
하스 CEO=“소프트웨어(SW) 에코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이에요. 세계적으로 2000만 명이 넘는 개발자가 Arm 에코시스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영향력이 대단할 것 같은데요.
윌리엄슨 부사장=“지금까지 세계적으로 SW 개발자 2000만여 명이 Arm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설계했어요. 이들이 개발자 수요를 파악해 친개발자 성향의 IP를 계속 공급할 겁니다. Arm의 지배력은 앞으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얘기죠.”

▷인재 영입 전략이 궁금합니다.
윌리엄슨 부사장=“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략은 없어요. 회사가 매력적이면 저절로 몰리죠. Arm은 인재가 역량을 펼치도록 자유로운 소통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윌리엄슨 부사장=“개발자끼리 서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받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토론을 통해 생각이 섞이면서 신기술이 나옵니다. 그래서 소통 공간이 중요합니다. 신사옥의 개방감을 극대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Arm 사옥 중앙 통로는 200m 넘게 길게 뻗어 있다. 임직원이 식사 등을 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다.)

▷어떤 인재를 선호합니까.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설계업계에선 숙련 인력 의존도가 높습니다. Arm 본사는 케임브리지에 있지만 미국 텍사스 오스틴, 남프랑스 소피아앙티폴리스, 노르웨이 및 스웨덴 등 북유럽, 인도 벵갈루루 Arm 디자인센터를 두고 숙련 설계 인력을 모으고 있어요.”

▷인재는 어떻게 육성합니까.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제 업무 중 하나가 ‘영국 정부 반도체자문단’ 활동입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왜 반도체가 흥미로운 진로인지 설명하는 게 자문위원의 일이죠. 반도체업계로 인재를 끌어들이는 건 영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 의제입니다.”

▷외부와의 협조가 중요하군요.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케임브리지에는 라즈베리파이라는 재단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반도체를 일찍 접하도록 콘텐츠를 제작하는 자선단체죠. 이 재단과 Arm이 연계해 학생들에게 반도체 잠재력을 빨리 알려주려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라즈베리파이 외에 영국 정부와 BBC가 함께 설립한 마이크로비트 재단이 있습니다. Arm에는 이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전담 부서가 있고요. 반도체 분야의 팜(farm)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부 지원도 궁금합니다.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영국 정부는 최근 ‘국가 반도체 전략 정책보고서’에서 반도체를 영국 5대 핵심 미래 기술 중 가장 중요한 기술로 정했습니다. 반도체 IP에 집중 지원해 설계 분야 생태계를 더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예요. 영국은 이를 위해 설계에만 10년간 10억파운드를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가장 선호하는 학위는 무엇인가요.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컴퓨터공학이죠. 그중에서 데이터사이언스를 선호합니다. 다행히 영국에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늘고 있어요.”

▷Arm의 특허왕은 누구입니까.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였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특허 117개를 보유 중인데 최근 저를 앞지른 개발자가 나왔습니다.”

▷Arm의 차세대 기술이 궁금한데요.
윌리엄슨 부사장=“사물인터넷(IoT)입니다. 미래 IoT는 기존 기술을 뛰어넘는 훨씬 광범위한 개념이 될 거예요. 일상의 모든 물품이 통신기기가 되는 거죠. 중요한 건 실생활에서 쓰는 디바이스이기 때문에 응답 시간이 빨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Arm의 영역이 확장되는 듯합니다.
하스 CEO=“지금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Arm은 모바일을 넘어 데이터센터, AI PC, 오토모티브, IoT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AI 전환을 이끌 겁니다.”

▷한국과의 협력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하스 CEO=“2020년 중소벤처기업부와 손잡고 ‘Arm 플렉서블 액세스’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팹리스 스타트업이 설립 초기 자금 부담 없이 설계와 샘플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입니다.”

▷성과는 나타나고 있습니까.
하스 CEO=“물론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팹리스 18곳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이들은 Arm IP에 대한 초기 비용 없이 SoC 설계를 통해 경험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교류를 늘릴 계획이 있나요.
하스 CEO=“Arm과 한국 반도체산업은 지난 30년간 협력을 지속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Arm이 1994년 공개한 반도체 디자인 ‘Arm7TDMI’를 활용해 스마트폰 혁명의 발판을 마련했죠. 한국과의 협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젠슨 황도 러브콜…탐나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슈퍼 乙'

Arm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양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유일한 회사다.

2016년 Arm이 매물로 나오자 손 회장은 서둘러 투자팀을 꾸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가 베팅한 금액은 무려 234억파운드. 소프트뱅크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였다. 당시 은퇴를 선언한 손 회장은 “인공지능(AI)과 스마트로봇, 사물인터넷(IoT)에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은퇴 번복 이후 뜻을 이루기 위해 단행한 첫 번째 투자 대상이 Arm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oT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본 손 회장은 이 모든 시스템이 구동되려면 저전력 설계가 필수라는 점을 꿰뚫었다. 고성능을 내지만 전기를 많이 먹는 인텔 CISC 기반의 칩 설계보다 저전력에 특화된 RISC 기반 칩 설계를 하는 Arm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손 회장은 주변 만류에도 Arm을 인수하기 위해 2016년 당시 보유한 알리바바 지분까지 정리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6800건 특허로 빼곡한 Arm 벽 >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Arm 본사 2층의 ‘페이턴트월’(특허의 벽). 리처드 그리즌스웨이트 부사장은 “이곳은 반도체 IP 용광로”라며 “설계 천재들이 이곳에 이름을 새기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강경주 기자


너무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는 지적에 손 회장은 “Arm 칩이 언젠가 러닝화와 안경, 심지어 우유 용기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2020년 7월 Arm 매각을 검토했다. 설계만이 아니라 반도체 칩 제작을 요구했으나 Arm 이사회가 기존 사업 모델을 고수해서다. 이때 기다렸다는 듯 나타난 인물이 젠슨 황 CEO다. 엔비디아는 Arm이 만든 설계도를 사용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특허 수수료를 내고 있었다. 젠슨 황 CEO는 손 회장과 400억달러에 Arm을 거래하기로 합의하고 계약까지 마쳤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반도체 경쟁 업체들이 인수에 반대하고 나섰다. Arm 기반 프로세서의 성능이 좋아져 반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 엔비디아가 Arm까지 인수하면 독과점 우려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규제당국은 “Arm을 독식하면 공정한 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거래를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2022년 2월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포기했다. 젠슨 황 CEO는 “Arm이 앞으로 가장 중요한 CPU 설계자가 될 것을 확신한다”며 인수 좌절에 통탄했다.

2022년 하반기엔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인텔과 SK하이닉스 같은 회사도 인수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 계약까진 이르지 못했다. Arm 매각이 몇 차례 무산되자 소프트뱅크는 Arm을 2023년 9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손 회장의 다짐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6월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서 손 회장은 “10년 뒤 인간보다 1만 배 똑똑한 ‘초인공지능(ASI)’을 구현하겠다”며 “ASI가 로봇과 연결되면 생산, 청소, 쇼핑 같은 물리적 작업을 인간 대신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Arm이 인공일반지능(AGI)을 견인할 것이라고 선포한 셈이다.
 

'AI 플레이어'로 뛰겠다…제조 야심 드러낸 Arm

Arm은 인공지능(AI) 시대의 숨은 지배자가 되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가 설계할 수 있도록 IP(지식재산)만 제공하는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직접 칩을 설계하는 ‘AI 플레이어’로 뛰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Arm이 로열티를 최대 300%까지 인상하는 장기 전략을 추진했으며, 자체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Arm이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IP 침해 소송 과정에서 나온 증언과 문서 등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Arm은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부상에 핵심 역할을 했지만, 2024회계연도 매출은 32억3000만달러(약 4조7200억원)로 쟁쟁한 고객사들에 비교해 여전히 적다. Arm은 모바일 IP 시장의 99%를 점유하고 있음에도 이 IP를 활용한 애플은 Arm 매출의 약 90배를 벌어들이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는 장기 전략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바꿀 결심을 했다는 게 글로벌 테크업계의 전망이다. ‘피카소 프로젝트’로 알려진 Arm의 계획은 적어도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원 증언에 따르면 약 10년에 걸쳐 연간 스마트폰 관련 매출을 10억달러가량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카소 프로젝트는 기존 엔비디아(블랙웰 등), 퀄컴(스냅드래곤), 삼성전자(엑시노스), 미디어텍(디멘시티) 등의 팹리스처럼 Arm도 자체 칩 생산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첨단 칩을 어떻게 제조할지는 미지수다. 손 회장이 라피더스 등 일본 신생 파운드리 업체를 활용해 사무라이 반도체 부활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난 4일 손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3각 동맹을 맺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으로 풀이된다. Arm을 등에 업은 손 회장이 저전력 AI 데이터센터 칩을 만들면 삼성이 제조 일부를 담당하는 구조다.
 

AI와 '찰떡궁합'…"대박이네" 외국인 1400억 쓸어담은 종목

올해 로봇주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역시 로봇 개발에 공들이며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외국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 매수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시장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1420억원어치)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제조사로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37만9000원)를 경신했다. 올 들어 상승률이 75.41%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현장 보안 업무에 이 회사 사족보행 ‘로봇개’를 투입했다는 소식이 관심을 모았다.

로봇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는 인공지능(AI) 부문과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AI 모델이 로봇의 인식, 판단 기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로봇주를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올해 부품 제조사인 한국무브넥스(120.34%), 고영(99.21%), 에스피시스템스(54.20%) 등 관련주가 큰 폭으로 뛰었다. 고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뇌수술 의료 로봇을 승인받았고, 에스피시스템스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납품하고 있다.

로봇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FT)도 고공 행진 중이다. 올 들어 거래소 주요 ETF 가운데 상승률 1위는 ‘RISE AI&로봇’(30.06%), 2위는 ‘KODEX K-로봇액티브’(27.50%)였다. 업황 활황세에 장외 로봇 기업도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나우로보틱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티엑스알로보틱스도 지난달 코스닥 입성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테마를 중심으로 최근 국내 로봇주에 관심이 늘고 있다”며 “메모리, AI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로봇 등 분야에 선별 투자하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술 경쟁 본격화

글로벌 로봇 선두 주자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 경쟁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도 호재다. 오픈AI는 지난달 말 미국 특허청에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오픈AI는 스타트업 피규어AI와 함께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말까지 최소 1000대 생산해 공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다목적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하반기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자동차 생산 공장에 투입하는 게 목표다. 이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한 비인간형(논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업도 지켜볼 만하다”고 내다봤다.

아직 기대에 비해 상용화 정도가 늦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요 기업 실적 발표 등에서 로봇 관련 언급이 여럿 나와 기대가 높아졌다”면서도 “현재 상용화된 협동로봇 등의 실제 수요가 당초 시장 전망보다 부진하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보다 질긴 '커피찌꺼기 섬유'…韓, 5조 시장 공략

철보다 강하고 플라스틱보다 가벼워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나노셀룰로스를 둘러싼 국내외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목재 펄프를 원료로 하는 나노셀룰로스의 특성상 펄프 의존도가 높은 제지업체가 시장 선점 경쟁에 먼저 뛰어들었다. 이어 중국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석유화학업체도 이 소재를 신수종 분야로 삼고 있다. 고가인 목재 펄프 대신 저렴한 커피 찌꺼기 등을 원료로 사용해 ‘경제성 부족’이란 나노셀룰로스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국내 기술벤처까지 등장해 글로벌 선두 주자인 유럽, 일본과의 일전을 예고했다.

○연평균 20% 커지는 시장

5일 시장조사업체 모도인텔리전스 등에 따르면 글로벌 나노셀룰로스 시장은 올해 13억2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에서 2030년 32억8000만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나노셀룰로스는 나무 등 식물에서 추출한 셀룰로스 섬유를 나노미터(㎚·1㎚=10억분의 1m) 크기로 쪼갠 천연 나노 소재다. 가벼운 펄프를 고분자 구조로 만들어 플라스틱보다 가볍고 강철의 다섯 배에 이를 정도로 강하다. 천연 원료라 플라스틱과 달리 자연에서 분해가 가능하다. 차세대 첨단 소재로 꼽혀 유럽과 일본 업체들이 일찌감치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핀란드 UPM은 상처 치료제 같은 바이오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일본 니혼페이퍼는 나노셀룰로스를 사용해 악취 제거 기능을 세 배 이상 높인 기저귀를 내놨다.

국내에선 제지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디지털화로 종이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같은 펄프 원료로 만들 수 있는 나노셀룰로스를 새 성장 동력으로 택한 것이다. 무림P&P는 작년 7월 소재의 50%를 나노셀룰로스로 대체한 자동차 내장재 시제품을 선보였다. 한솔제지는 화장품에 이를 적용해 보습성과 무해성을 높인 친환경 소재 ‘듀라클’ 생산에 성공했다. 석유화학업체 SKC는 나노셀룰로스를 첨가제로 활용해 석유 기반 생분해성 플라스틱 PBAT의 강도를 높인 신제품을 연내 생산할 계획이다. 이 업체들은 2차전지 분리막과 휴대폰·노트북 소재, 화장품에 나노셀룰로스를 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

○커피 찌꺼기로 원료 다변화

나노셀룰로스의 최대 단점은 높은 생산 비용이다. 친환경 목재 펄프에서만 추출할 수 있어 생산량이 많지 않다. 가격은 ㎏당 약 10만원으로 플라스틱 대체재로 사용하기엔 경제성이 낮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시도가 국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포스텍 연구실 창업 기업인 에이앤폴리는 커피 찌꺼기, 왕겨 등을 사용해 저렴한 나노셀룰로스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에이앤폴리가 LG전자와 함께 개발한 전장, 가전용 소재는 기존에 쓰던 폴리젖산(PLA) 소재에 비해 9.8% 가벼우면서 내구성은 46% 개선됐다. 효성과 손잡고 기체차단성을 1만4627배 향상한 필름을 개발하기도 했다.

노상철 에이앤폴리 대표는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이 자동차 제조 시 재활용 자원을 20% 이상 쓰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업체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와 전자, 바이오 등 수요처가 다양하고 제조업 노하우가 있는 한국이 경제성을 확보하면 세계 나노셀룰로스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 LNG 터미널' 붐…물 만난 HD현대마린

낡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해상 LNG 터미널’로 개조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LNG 수출 확대 정책에 발맞춰 해상에서 LNG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FSRU(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사진)를 확보하려는 나라가 속속 나와서다. LNG 운반선을 FSRU로 바꾸는 기술과 경험을 갖춘 국내 한 곳뿐인 선박 개조업체 HD현대마린솔루션에도 일감이 밀려들고 있다.

◇FSRU 개조 문의 ‘싹쓸이’


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전날 연 작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하반기에 LNG 운반선을 FSRU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처음 수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FSRU 개조 프로젝트는 척당 1억~1억3000만달러(약 1400억~1800억원)짜리 사업이다.

미국이 수출하는 LNG를 바닷길을 통해 도입하려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 그동안 러시아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에 의존해온 유럽 선진국도 선박 개조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이면 LNG 운반선을 FSRU로 개조할 수 있어서다. 반면 육상에 LNG 터미널을 지으려면 3~5년이 걸리고, FSRU를 새로 건조하는 데는 2~3년이 필요하다. 미국이 쏟아낼 값싼 LNG를 저장하는 데 ‘선박 개조’가 가장 빠르고 저렴한 방법인 셈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싱가포르 시트리움과 함께 세계에서 이런 선박 개조를 가장 잘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세계 곳곳에서 FSRU 개조 문의를 받고 있다”고 공언할 정도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LNG 운반선 개조 수요를 늘리고 있다. 해운사 입장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노후 LNG 운반선을 고철로 넘기는 대신 FSRU로 바꿔 팔면 수익을 더 낼 수 있어서다. 에너지 기업은 신조선가(척당 5400억원)보다 싸고 빠르게 FSRU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윈윈’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피니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선박 개조 시장은 2023년 19억달러(약 2조7500억원)에서 2028년 42억달러(약 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이 FSRU를 많이 건조한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이 처음 대표이사를 맡은 계열사로, 설립부터 상장까지 직접 관여했다.

◇中 선박도 잠재 고객

LNG 운반선에 재액화 설비를 장착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LNG를 보관하는 화물창에서 누수되는 가스를 다시 액화하는 설비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척당 1000만달러 수준인 재액화 개조 프로젝트를 10척가량 수주했다. 한 척은 끝냈고 나머지는 내년까지 마무리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2017년부터 현재까지 개조한 친환경 선박은 853척에 이른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하락세인 것도 HD현대마린솔루션에 호재다. 해운사는 운임이 떨어지면 미뤘던 수리·정비를 한다. 올 들어 선사들이 정비 계획을 잇달아 세워 애프터마켓(AM)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AM 매출에서 엔진 수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중국 선박에 장착된 중형 엔진의 70%가 HD현대중공업 제품이란 점에서 중국 선박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고객이다. 회사 관계자는 “친환경 엔진은 기술 장벽이 높기 때문에 중국이 쉽게 따라오기 힘든 분야”라고 말했다.
 

이녹스첨단소재 영업익 2배 쑥

전자 소재 업체인 이녹스첨단소재의 영업이익이 두 배로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이녹스첨단소재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41억원, 249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4.6%, 영업이익은 1114.6%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4228억원으로 전년(358억원)보다 9.3% 늘었고 영업이익은 868억원으로 105.9%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필름을 비롯한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며 “고부가가치 신제품 매출이 늘면서 이익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녹스첨단소재는 디스플레이용 OLED 필름과 회로 소재, 반도체 패키지용 소재 등을 제조한다. 발열을 제어하는 방열필름, 전자파를 차단하는 자성필름, 폴더블폰용 필름, 터치펜 인식 필름 등이 대표 제품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또 2차전지 열폭주 방지용 필름, 전장용 특수 디스플레이 필름 등을 미래 신규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용 2차전지의 열폭주 방지용 필름은 국내 대기업과 공동 개발 중이다.

현재 계열사인 이녹스리튬을 통해 충북 오창에 연간 생산량 2만t 규모의 1기 수산화리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를 통해 2차전지 소재인 수산화리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완공되면 내년에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화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는 소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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