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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3.09.04.

by FROMA_W 2023. 9. 4.

인도 황금 시대

목적 알게된 점
인도의 시대가 열리는가?
모디총리의 전략은?미국이 전기차에 목숨거는 이유는?
인도의 모디 총리의 의지가 돋보인다. 현대차는 전기차로 인도에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인도 뉴델리에 있는 레드 포트(붉은 요새). 타지마할을 건설한 무굴제국의 샤자한 황제가 1648년 완공한 성이다. 1947년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곳이기도 하다. 인도의 77번째 독립기념일인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가 의장대를 사열하며 레드 포트 성곽에 모습을 나타내자 전국에서 모여든 3만여 명의 군중이 일제히 환호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주요 20개국(G20)을 대표하는 언론사와 함께 이날 행사에 초청받아 현지 취재했다. 모디 총리는 장장 9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암릿 카알(Amrit Kaal)’이라는 단어를 14차례 언급했다. 암릿 카알은 산스크리트어로 ‘영약(靈藥)의 시기’를 뜻한다. 모디 총리 자신이 2년 전 독립기념일에 처음 제시한 용어다. 독립 100주년을 맞는 2047년까지 약 25년이 인도의 미래 1000년을 좌우할 ‘결정적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암릿 카알에는 모디 총리가 지난 9년간 이끌어온 경제 개혁과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인도의 자신감과 기대가 담겨 있다. 모디 총리는 연설에서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전 세계가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미·중 갈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 한국 일본 등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와의 공급망 협력이 인도에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또 “세계에서 30세 미만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의 인구구조와 다양성은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인도의 인구는 14억 명으로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다. 그중 52%가 30세 미만이다. 인도가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거점이자 세계 최대 내수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경 특별취재팀이 오는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인도 G20 정상회의 참석과 올해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이제는 인도다’ 기획 시리즈를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달 17일 인도 남동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도 최대 차량호출 기업 ‘올라’로 현대자동차의 현지 전략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부르니 10분 만에 도착했다. 한 시간가량 달린 고속도로에서 만난 차량 4~5대 중 한 대는 현대차·기아 차종이었다. 현지 회사 현대모터플라자의 한 딜러는 “‘인도의 디트로이트’라고 불리는 첸나이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입지는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찾은 현대차 첸나이 2공장에선 또 다른 현지 전략 소형 SUV 엑스터 생산이 한창이었다. 엑스터는 지난 7월 출시 첫 달에만 7000대가 팔렸고, 사전계약도 5만 대를 넘기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공장에선 아우라, 니오스까지 총 4개 차종이 ‘혼류 생산’되고 있었다. 크레타를 생산하는 1공장과 2공장을 합쳐 450여 대의 ‘결합 로봇’이 쉬지 않고 뼈대에 차체를 연결했다. 이 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은 국내 공장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27년 전 첸나이에 진출한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1996년 현대모터스인디아(HMI)를 설립하고, 1998년 생산공장을 지었다. 당시 인도 진출을 두고 외부에선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인도는 제대로 된 도로조차 없어 ‘자동차 불모지’란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그러나 인구 대국인 인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합작투자가 아니라 단독 진출이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현지 부품 조달 등을 앞세워 인도 정부를 설득했고, 그 결과 외국 자동차 업체 최초로 인도 시장 단독 진출에 성공했다. 판단은 맞아떨어졌다. 인도는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했다. 이 사이 첸나이 공장은 현대차의 해외 최대 생산기지로 성장했다. 현대차가 지금까지 인도에서 생산한 차량은 누적 1150만 대, 현지 판매한 차량은 800만 대가 넘는다. 인도 가구당 승용차 보급률이 아직도 채 10%가 안 되는 만큼 향후 성장성도 무궁무진하다. 현대차는 올 7월 기준 인도 시장에서 14.3%의 점유율로 일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2019년 인도에 진출한 기아까지 더하면 점유율이 20%에 달한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은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인지도 1위, 선호도 1위를 석권했다”고 말했다.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대차가 인도 진출 초기에 선보인 ‘i10’과 ‘상트로’가 대표적이다. 한국보다 길이 좁고 험한 현지 사정에 맞춰 저렴하면서도 오래 탈 수 있는 맞춤형 소형 차종을 출시한 것이다. 이들 차량은 인도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바통은 크레타가 이어받았다. 이번엔 ‘고급화’로 승부를 걸었다. 크레타에 LED(발광다이오드) 램프, 동급 최초 자동변속기 등으로 고급 이미지를 더했다. 크레타는 2016년 ‘인도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된 데 이어 다른 신흥국에까지 수출하는 효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차는 전기차로 인도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도를 찾아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인수한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을 지렛대로 삼을 계획이다.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하는 탈레가온에 기존 첸나이 물량을 넘기고, 그 자리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할 방침이다. 10년간 인도에 2000억루피(약 3조2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2025년부터 가동되는 탈레가온 공장(연산 13만 대) 물량을 더하면 총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 대에 달한다. 김 부사장은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도 인도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연간 37만3000대 수준인 아난타푸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 끌어올려 급증하는 현지 점유율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현대차(20%)와 기아(10%)가 각각 목표를 달성하면 합산 점유율은 30%에 이른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인도 1위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아트

‘고급 예술이 소수의 부자를 위한 복지라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나온 데이터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들려준다.’ 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7~8월 열린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악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분석한 글의 요지다. 이 음악 축제는 25만 장(2017년 기준)에 달하는 티켓의 97%가 팔렸고, 무료 행사엔 5만여 명이 몰려들었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창출한 현금 수입만 1억8300만유로(약 2600억원)에 달했다. 축제를 보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관광객의 체류 기간은 보통 6~7일. 그 덕분에 2800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여기서 발생한 세금 수입만 7700만유로(약 1100억원)에 이르렀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고급 문화·예술 축제가 창출하는 경제 효과, 이른바 ‘아트 이코노미’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사례다. 2020년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제조업 강국’일 뿐이었다. 문화·예술이 높아진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수준인지에 관해선 의문 부호가 달렸다. 하지만 ‘코로나 3년’을 거치면서 전 세계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바뀌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타고 K콘텐츠가 퍼져나가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트렌디한 나라’로 떠올랐다. 오는 6~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과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 글로벌 미술계의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런 위상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국내 미술계의 시각이다. 이번 행사엔 수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행사가 처음으로 함께 열린 지난해엔 약 8만 명이 참여했다. KIAF 관계자는 “작년엔 국내외 관람객이 너무 많이 몰려 참가 갤러리들이 당황했을 정도로 대중적 관심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김주현 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외국인의 한국 관광과 관련해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쇼핑, 음식에 이어 예술에 관심이 급증했다는 점”이라며 “아트 투어의 수요층도 미국, 유럽 위주에서 브라질, 키르기스스탄 등 다양한 나라의 부유층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국들이 아트 이코노미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로 인한 낙수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프리즈 서울과 KIAF 기간에 맞춰 세계 미술계의 거물들이 대거 방한할 예정이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마크 글림처 영국 페이스 대표를 비롯해 컬렉터로 유명한 홍콩 뉴월드개발그룹의 오너 3세인 에이드리언 청 등 손에 꼽을 만한 인플루언서만 20여 명에 달한다. 프라다가 김지운 영화감독과 협업 작품을 선보이는 등 해외 명품업체들도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그 덕분에 잠실 시그니엘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종로 포시즌스호텔 등 글로벌 미술계 관계자들과 아트 투어 참가자들이 주로 묵는 호텔은 9월 중순까지 모든 객실이 꽉 찼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예약은 3개월 전부터 동이 났다”고 말했다. ‘쉐이크쉑’ ‘에그슬럿’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SPC는 올해 아트페어 행사에 대비해 주요 식자재 주문을 1.5~2배씩 늘렸다. SPC 관계자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를 잡은 프리즈 서울, KIAF를 앞두고 관련 직원들이 총출동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K아트’의 잠재력이 만개하기 위해선 범정부적 차원의 기획·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문화·예술계에선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DMZ(비무장지대)에서 아트 페어를 열면 대박 날 것이란 아이디어도 나온다”며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 내 부서별 칸막이가 워낙 높아 이런 행사를 종합적으로 기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도슨트(미술관·박물관의 전문 해설가) 등 관련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주현 연구원은 “요즘은 해외 부자들이 ‘한국의 특정 예술가와 전시회를 열 수 있게 연결해달라’고 먼저 요청하는 사례도 많은데, 주요 특급 호텔의 컨시어지조차 전문 인력이 없어 어디에 연락하는 게 좋을지 모를 때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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