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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신문

생각신문 24.10.07.

by FROMA_W 2024. 10. 7.

유무상생[ 有無相生 ]: 있고 없음은 서로 상대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한국서 금맥 찾는 아마존…"공공시장 문 두드릴 것"

개방·협력으로 빚어낸 '소버린 테크'…세계 공급망 '핵심 키' 된다

 


한국서 금맥 찾는 아마존…"공공시장 문 두드릴 것"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기술 생태계를 보유한 나라입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 시장을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일 미국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만난 맷 가먼 신임 AWS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우리가 큰 기대를 가진 지역인 한국에 계속 투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타트업부터 대형 반도체기업까지 인공지능(AI) 포트폴리오가 탄탄한 만큼 AWS도 한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다.

○“공공 부문 점유율 확대할 것”

지난해 AWS는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에 58억8000만달러(약 7조9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5년간 AWS가 한국에 투자한 총금액(20억4000만달러)의 세 배 수준이다. 한국에 대한 연평균 투자액은 11억7600만달러로 인구 14억 명의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강국 인도(15억8750만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지난 2일에는 AI 서비스 개발용 플랫폼 베드록도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2028년까지 6년간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창출될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10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AWS의 예상이다. 가먼 CEO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에 기꺼이 적응하려고 하는 건 한국 기업뿐 아니라 한국의 일반 소비자도 마찬가지”라며 “한국 생태계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 공공 부문에서의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엔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그는 “우리는 원래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운을 뗀 후 “공공 부문의 어려움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업을 하는 거의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AWS는 2021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62.1%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공 부문에서는 맥을 못 췄다.

공공 부문 클라우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공공용 서버와 민간용 서버를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 구축하고 관리 인력도 별도로 두도록 하는 ‘물리적 망 분리’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들어서야 물리적 망 분리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암호모듈 검증 제도와 관련한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이 제도는 해외 클라우드업체의 국내 공공 시장 진출을 막는 ‘허들’ 역할을 했다.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하려는 업체는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받아야 하는데, 국제표준 기반의 암호화 모듈을 쓰는 해외 클라우드업체는 검증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

○스타트업 지원도 대폭 확대

가먼 CEO는 “많은 국가가 다양한 규제를 가하고 있고 데이터 주권을 걱정한다”며 “우리는 그런 걱정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 그들이 우려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얻을 수 있는 기술적인 이익은 엄청날 것”이라며 “AWS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이슈들을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먼 CEO는 AWS가 아마존의 사내 스타트업이던 시절부터 함께한 창립 멤버다. 그는 2005년 노스웨스턴대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 중 인턴으로 처음 아마존에 입사한 뒤 이듬해 설립된 AWS에서 첫 프로덕트매니저(PM)를 맡았다. AWS 입사 18년 만인 지난 6월 AWS CEO로 취임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AWS를 탄생시킨 원동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의 스타트업이 미래의 빅테크이기 때문이라는 게 가먼 CEO의 설명이다. 넷플릭스나 핀터레스트 같은 곳도 스타트업 시절부터 AWS의 고객사였다.

가먼 CEO는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한 AI 스타트업의 96%가 모두 AWS 플랫폼으로 구축됐거나 인프라의 일부로 AWS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건 AWS의 서비스와 기술을 개선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진정한 투자”라고 말했다.
 
 

개방·협력으로 빚어낸 '소버린 테크'…세계 공급망 '핵심 키' 된다

주요 선진국은 미·중 패권 전쟁에 휘둘리지 않을 ‘소버린 테크’를 창안하고, 이를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버린 테크의 핵심 요소로 ‘개방’과 ‘협력’을 꼽는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ASML보다 더 나은 광학기술을 보유한 일본 기업들은 폐쇄적이고 순혈주의를 고수하는 개발 방식인 ‘지마에슈기(自前主義)’에 매달렸다.


단적인 예로 ASML 연구논문 저자는 대부분 다수 기관 소속이지만, 캐논토키와 니콘의 논문 저자는 거의 내부 연구원들이었다. 크리스토퍼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가 “교류와 협력, 공동 연구는 ASML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영국은 합성생물학을 소버린 테크로 키우고 있다. 1950년대 DNA 구조를 발견한 프랜시스 크릭을 배출한 영국은 70여 년이 흐른 지금, DNA 구조 읽기와 쓰기를 넘어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대로 손꼽히는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이 운영하는 런던DNA파운드리는 단 하루 만에 서로 다른 유전자 1만5000개를 설계하고 시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임페리얼칼리지의 거대한 네트워크다. 메리 라이언 임페리얼칼리지 부총장은 “과학과 혁신은 전 세계적인 도전”이라며 “임페리얼칼리지는 재능 있는 사람을 데려와 학제 간으로 협력하는 팀을 꾸리는 데 탁월한 대학”이라고 했다.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수소 동맹’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스웨덴은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있는 등 수소 생태계 전반을 북부 노르보텐 지역에 조성 중이다. 핀란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발상 전환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배터리를 제조하지는 않지만 전기차 배터리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데도 가장 앞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순환 테크’의 선두 주자다. 북유럽 국가는 이처럼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수소 생태계 구축에선 국가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든다. 일국만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을 누빈 이번 취재 현장에서 절감한 것은 소버린 테크가 나오려면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수라는 사실이다. 스위스가 대표적이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는 뇌과학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스위스의 브레인컴퓨팅(BCI) 스타트업들은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이 DNA 합성이라는 도전에 과감히 나선 건 역설적이게도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이후다. 바이오 정보와 관련한 EU의 견고한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지자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미·중의 아성을 뛰어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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