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모든 것에는 영원히 지속되는 자아가 없다.
인간이 우주유영을 사진을 봤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나라탓, 정부탓, 가족탓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시간은 유한하고 세상은 변하고 있다. “This(Earth) sure looks like a perfect world."라고 말하는 재러드 아이잭먼을 상상해본다. 스페이스X의 EVA 우주복을 입고 정말 먼 곳에서 지구를 보는 경험을 떠올려본다.
美,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전…공병대 투입
오픈AI o1
中 CXMT, 글로벌 D램 '톱4' 올랐다
오라클
<아쿠아 플래닛> -제러미 리프킨-
지구 밖 ‘검은 바다’서 자유롭게 헤엄 … 우주관광 시대 열렸다
재러드 아이잭먼
美,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전…공병대 투입
중국과 인공지능(AI)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부가 AI 발전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를 이른 시간 내에 대량으로 짓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백악관은 국가경제위원회와 국가안보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범부처인프라 TF가 활동을 시작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백악관은 “미국이 AI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AI 기업, 데이터센터 운영자, 유틸리티 회사 책임자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 열린 회의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 루스 포랫 알파벳(구글 모회사)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등 AI 데이터센터 수요 기업 관계자 12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 레이얼 브레이너드 국가경제고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18명이 자리를 지켰다.
백악관은 “참가자들이 미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AI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력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또 “범부처 TF를 통해 (기업이) 기관과 연락할 수 있는 단일 창구를 지정하고,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돕기 위해 기존 권한을 조정하고 연방정부 권한을 수정하거나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TF 출범은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AI 행정명령의 후속조치 성격이다.
이날 회의에서 핵심 논의 사항은 데이터센터를 확보할 부지를 마련하는 방안과 전력을 공급하는 방법이었다. 에너지부는 특히 폐쇄됐거나 문을 닫을 예정인 석탄발전소 부지를 데이터센터 부지로 재활용하도록 관련 자료를 기업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석탄발전소는 이미 전력망에 연결돼 있고 부지 면적이 넓어 데이터센터로 바꾸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 석탄발전소를, 아마존은 미국 버지니아 석탄발전소를 데이터센터로 바꾸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태양광 패널 또는 풍력 터빈을 갖추면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를 세울 만한 땅을 찾기 위한 작업에는 육군도 동원될 예정이다. 백악관은 “육군공병대(USACE)가 전국 부지의 허가 내역을 분석해 기업과 공유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안보를 목적으로 마련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연방정부 소유 토지 정보도 함께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폭발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챗GPT가 질문 1건당 답변할 때 쓰는 에너지는 구글 검색 1건의 10배 수준이다. 또 이미지를 만드는 데 쓰이는 에너지는 텍스트 생성의 60배(허깅페이스 연구자료)에 달한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이미 5000개를 넘어섰지만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크게 모자란다. 미국 상무부 산하 전기통신정보청(NTIA)은 자국 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2030년까지 해마다 9%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앨런 데이비드슨 통신정보 담당 상무부 차관 겸 NTIA 국장은 “미국에는 다가오는 AI 혁명을 뒷받침할 만큼 데이터센터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NTIA는 이와 관련해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도 공급망 탄력성을 갖추고 데이터 보안을 확보할 방법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해 달라고 이달 초 업계에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 과정에서 미국인 근로자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오픈AI o1
오픈AI가 새롭게 내놓은 ‘오픈AI o1’의 가장 큰 특징은 ‘생각의 사슬’(chain of thought)이라는 이름이 붙은 논증(reasoning) 기능이다. 회사 측은 “대규모 강화학습 알고리즘은 훈련 과정에서 생각의 사슬을 사용해 모델에 생산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며 “더 많은 강화학습과 더 많은 사고 시간에 따라 o1의 성능이 지속해서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을 적용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기본적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한 뒤 질문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단어를 차례대로 추론(inference)해 내놓는다. 실제 사실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연관성을 찾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내용을 뻔뻔하게 내놓는 ‘환각 현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면 논증 기능이 적용된 o1은 사람이 어려운 질문에 답하기 전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답변을 위해 생각의 사슬을 사용한다. 까다로운 단계를 간단한 단계로 세분화하고, 현재의 접근 방식이 효과가 없을 때 다른 접근 방식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직우상 얻떤 번역깃돋 일끌 슈 없쥐많 한국인듦은 쉽게 앗랍볼 수 있는 한끌의 암혼화 방펍잇 잊댜. 몹음과 짜움위 따양한 편환우로 읨미는 윳이함면설 푯먼적읍롬 댜륵케 포위계 많둔는 빵씩잎타”라는 문장을 GPT-4o에 입력하면 1~2초 만에 “이 문장은 타이핑 오류가 많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한국어의 복잡한 음운 변화와 번역에 관한 주제일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는 답이 나온다.
반면 같은 내용을 o1에 제시하면 약 20초 동안 내용 이해, 단어 분석, 복호화, 해결책 찾기 등의 과정을 거쳐 “지구상 어떤 번역기도 읽을 수 없지만 한국인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한국의 암호화 방법이 있다. 모음과 자음의 다양한 변환으로 의미는 유지하면서 표면적으로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다”라고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
오픈AI는 논증 능력 덕분에 o1이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문제로 모델을 평가한 결과 GPT-4o는 12%의 문제만 풀었지만, o1은 83%를 기록했다. 오픈AI가 공개한 데모 영상에서 o1은 프롬프트만으로 게임을 프로그래밍하기도 했다. 물리학자들이 복잡한 수학 공식을 만들거나 의료 연구자들의 실험을 지원하는 데 o1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o1은 기본 모델 ‘o1-프리뷰’와 소형 모델 ‘o1-미니’ 두 종류로 출시됐다. o1-미니는 모델 크기가 작아 가격이 저렴한 대신 코딩에 적합하다. 챗GPT 유료 이용자는 12일(현지시간)부터 새 모델을 바로 써볼 수 있다. 아직 웹 검색이나 파일·이미지 업로드 같은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o1처럼 논증 기능이 발전하면 생성형 AI가 단순히 답변을 주는 수준을 넘어 명령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할 수 있다. 지금은 “휴가 계획을 세워줘”라고 입력하면 추천하는 여행지와 가볼 만한 곳을 알려주는 정도에 그치지만 AI 에이전트가 되면 비행기 표 예매와 호텔 예약 같은 업무까지 알아서 할 수 있다.
오픈AI는 o1을 기반으로 ‘인간보다 똑똑한 AI’라고 불리는 인공일반지능(AGI) 개발에 한 단계 더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오픈AI는 AI 능력을 수준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누고 AGI를 AI 모델 5단계이자 최종 목표로 설정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o1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복잡한 문제를 추론할 수 있는 AI 모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기술은 여전히 결함이 있고 제한적”이라며 AGI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AI 모델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구글과 앤스로픽도 논증 능력을 끌어올린 AI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만 아직 오픈AI의 독주 양상은 계속되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65억달러(약 8조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오픈AI에 계속 투자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뿐 아니라 애플과 엔비디아도 오픈AI에 대한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한 국영 기업도 오픈AI에 투자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현재 오픈AI의 기업가치는 1500억달러(약 200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中 CXMT, 글로벌 D램 '톱4' 올랐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D램 생산능력(캐파)을 4년 새 5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세계 4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D램 시장의 90% 이상을 나눠 갖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 체제에 중장기적으로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XMT가 세(勢)를 불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결정력이 약화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XMT는 2016년 설립된 신생 D램 업체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캐파를 확장하고 있다. 2020년 월 4만 장(웨이퍼 기준) 수준이던 D램 생산능력은 현재 월 16만 장(글로벌 점유율 10%)으로 늘어 세계 4위가 됐다. 지난해 말(12만 장)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30% 넘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까지는 대만 난야가 월 생산능력 7만6000장으로 세계 4위였다.
캐파 확장은 현재진행형이다. 13일 노무라증권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CXMT의 D램 생산능력은 올해 말 20만 장으로 증가하고, 내년에는 30만 장으로 늘어난다. 전 세계 생산량의 15%를 CXMT가 차지한다는 얘기다. 생산능력만 놓고 보면 3위 마이크론(약 20%)을 거의 따라붙는 규모가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능력은 각각 40%와 30% 안팎이다.
CXMT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스마트폰 업체들의 자국산 부품 이용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샤오미, 트랜션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지난해부터 CXMT의 12Gb(기가비트) 저전력 모바일 D램인 LPDDR5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노무라증권은 “CXMT가 자국산 중저가 스마트폰, PC, 가전제품에 공격적으로 침투하고 있다”며 “성능이나 수익성이 빅3사보다 뒤지고 지식재산권(IP) 문제 때문에 수출도 어렵지만 중국 정부란 뒷배 덕분에 자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XMT가 주력하는 제품은 레거시(범용) D램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다. 2012년 상용화된 구형 제품이다. 현재 시장의 주력은 2020년 상용화된 DDR5다.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가는 핵심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현재 시장의 주류인 HBM3E(5세대)보다 훨씬 뒤처진 HBM2(2세대)를 주로 생산한다.
CXMT가 구형 제품 물량을 쏟아내다 보니 제품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16Gb DDR4의 현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3.5달러에서 올 상반기 3.3달러로 5.7% 내렸다. 같은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로 인해 점유율 하락과 가격 하락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레거시 제품은 첨단 반도체와 비교해 부가가치가 낮지만 PC, 자동차, 방위산업 분야 등에 두루 쓰인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중국 수출 비중은 30~40%에 달한다. 대부분 범용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은 32조3452억원에 이른다. 대부분은 반도체에서 나온다. SK하이닉스도 상반기 중국에서 8조60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에선 상대적으로 범용 반도체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더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삼성전자의 HBM2E를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생산 물량의 대부분을 미국 AI 가속기 업체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오라클
오라클이 인공지능(AI) 학습용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양이 많아지고 모델 크기가 커지면서 강력한 컴퓨팅 성능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오라클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오라클 클라우드월드 2024’에서 클라우드 업계 최고 사양의 AI 슈퍼컴퓨터 ‘OCI 슈퍼클러스터’를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라클이 새로 공개한 OCI 슈퍼클러스터는 최고 수준의 AI 컴퓨팅 성능이 필요한 기업들을 위한 인프라다. 이 회사는 현재 OCI 슈퍼클러스터의 인프라 구축을 마무리하고 수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주문을 받고 있다.
OCI 슈퍼클러스터는 최대 13만1072개의 엔비디아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장착한다. 블랙웰 GPU는 지난 3월 공개된 엔비디아의 최신 GPU다. OCI 슈퍼클러스터는 최대 2.4제타플롭스(zetta FLOPS)의 성능을 낼 수 있다. 기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의 3배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오픈AI의 GPT-3와 같은 AI 모델은 2분 내외, GPT-4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은 한 시간 내외에 학습을 마칠 수 있는 정도다. 기존에는 비슷한 크기의 모델을 학습하는데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렸다.
오라클은 이번 신제품 공개로 AI 학습용 슈퍼컴퓨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오라클은 일론 머스크의 AI 전문 기업 ‘xAI’가 OCI 슈퍼클러스터를 이미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xAI가 지난 8월 공개한 멀티모달 AI 모델 ‘그록2’의 학습에 OCI 슈퍼클러스터가 쓰였다. 오픈AI 또한 올해 챗GPT 서비스에 오라클의 클라우드 AI 서버를 도입했다.
오라클은 이번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CSP)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쿠아 플래닛> -제러미 리프킨-
살기 좋은 기후를 찾아 떠도는 유목 생활이 시작된다. 유목민들 손에 들린 건 기존 국가 여권이 아닌 ‘기후 여권’. 집은 마치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듯 돌아다닐 때마다 새로 짓는다.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어려울 게 없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79)이 내다본 불과 수십 년 뒤의 미래 모습이다.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엔트로피> 등을 통해 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의 전환과 인류 문명이 맞닥뜨린 미래를 예리하게 포착해 왔다. 최근 세계 8개국에서 동시 출간된 <플래닛 아쿠아>에서 그는 ‘물’에 집중한다. 지난 9일 국내 언론과의 줌 인터뷰에서 리프킨은 “수권(水圈)의 재배치에 따라 신유목 시대와 임시 사회가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프킨은 인류 문명의 발전이 수자원 인프라와 깊이 있게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약 6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도의 인더스 계곡, 중국 황허 등에서 인간은 물을 활용해 문명을 탄생시켰다. 댐과 인공 저수지를 건설하고 제방과 둑을 쌓는 등 인간의 필요에 따라 물을 길들였다. 잉여 식량이 증가하고 논밭에 필요한 일손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밀집한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한 결과 대도시가 등장했다. 오늘날 수력 발전뿐 아니라 화력, 원자력 등 에너지 발전 역시 큰 부분을 물에 의존하고 있다.
리프킨은 “물과 인류의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화석연료의 남용으로 지구온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물이 인류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해서다. 북극과 남극의 해빙, 잦아지는 대홍수, 가뭄과 폭염의 장기화, 강력한 허리케인과 태풍 등 이상 기후가 그 증거다. 리프킨은 “지난 50년 동안 1인당 사용 가능한 담수량이 반토막 났고, 2050년까지 세계 수력발전 댐의 61%가 가뭄이나 홍수에 취약한 강 유역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물을 가두고 길들일 수 있다는 ‘오만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와 함께 물의 길을 따라 대규모 인구 이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지난 14년 동안 기후·기상 이변으로 연평균 2100만 명이 강제 이주했다. 2050년엔 기후 난민이 12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인 12명 중 1명은 향후 45년 동안 가뭄과 폭염, 화재에 취약한 미국 남부를 벗어나 서부 산간지대와 북서부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프킨은 “이미 세계 인구의 상당수가 기후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 살기 좋은 온화한 기후를 찾아 움직이면서 새로운 유목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유목 시대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모든 사람이 주권국가의 보호 아래 하나의 고정된 지리적 공간에 소속되는 세상은 점차 과거의 이야기가 된다. 일종의 ‘팝업 도시’가 생겨나고 사라지길 반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리프킨은 “군대의 역할도 국가 안보에서 자연재해 대응과 생태지역 복구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킨은 “인류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오가는 급격한 기후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적응력이 뛰어난 종”이라며 “야생으로 돌아가는 수권에 적응해 동료 생물과 함께 번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 밖 ‘검은 바다’서 자유롭게 헤엄 … 우주관광 시대 열렸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완벽한 세상처럼 보인다.”
“This(Earth) sure looks like a perfect world."
사상 첫 민간 우주탐사대 ‘폴라리스 던’의 기획자인 재러드 아이잭먼은 우주선 밖으로 나와 지구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우주유영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 기관 소속 우주비행사만 가능했다. 이번 민간 우주유영이 성공하자 상업용 우주 비행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폴라리스 던 관계자들이 이번 임무에서 미래 화성인과 우주인이 입을 신형 ‘EVA(선외활동) 우주복’을 테스트하는 데 공들인 것도 우주여행 대중화를 위한 포석이다.
13일 과학계에 따르면 폴라리스 던 임무를 수행할 민간인 우주비행사 네 명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NASA 케네디스페이스센터에서 스페이스X ‘팰컨9’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크루 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비행 궤도보다 세 배 이상 높은 1400㎞ 고도에 도달했다. 이는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 이후 사람을 태운 유인 우주선이 다다른 고도 중 가장 높다. 발사 16시간 만에 목표 고도에 오른 크루 드래건은 이후 737㎞까지 고도를 서서히 낮춘 뒤 첫 민간인 우주유영을 진행했다. 이 위치에서 크루 드래건은 압력을 낮추는 작업을 하고, 12일 오후 7시48분께 아이잭먼이 먼저 우주유영에 들어갔다.
우주유영은 우주복에 산소를 공급하는 작업으로 시작됐다. 아이잭먼은 40분 후 크루 드래건 위쪽 덮개를 열고 우주로 몸을 내밀었다. 아이잭먼에 이어 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인 세라 길리스도 유영에 나섰다. 이날 우주유영은 생명줄에 의지해 허공을 떠다니는 게 아니라 이동보조장치인 스카이워커의 난간을 잡고 우주공간으로 나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른 두 명은 우주선에서 공기와 전력 등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지 점검했다. 우주선이 재가압돼 우주유영이 종료된 때는 오후 8시58분으로, 전체 유영 시간은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우주유영을 하는 동안 크루 드래건은 고도 185~730㎞ 궤도를 공전했다.
우주비행사 네 명은 우주선에 감압실 역할을 하는 에어록 장치가 없어 우주여행 첫날부터 기내 압력을 낮추고 산소 농도를 높이는 50여 시간의 ‘사전 호흡’ 과정을 거쳤다. 이는 호흡을 통해 몸속에 들어온 질소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객실이 우주와 같은 진공 상태로 바뀔 때 혈액 속 질소가 거품을 일으켜 우주비행사의 생명이 위험해진다.
스페이스X는 그동안 사용자가 우주선 안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IVA(선내활동) 우주복만 보유하고 있었다. 스페이스X는 IVA 우주복을 바탕으로 우주선 내외부에서 움직일 수 있는 EVA 우주복을 제작했다. 이번 우주유영의 목적은 스페이스X가 화성 여행을 목표로 개발한 EVA 우주복 테스트다.
EVA 우주복은 우주선 밖에서 다양한 임무를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기존 우주복과 달리 유연하고 단순하게 설계해 사용자가 움직이기 편하다. 스페이스X는 “EVA 우주복 착용자는 손가락, 어깨, 팔꿈치를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우주복 헬멧은 폴리카보네이트 플라스틱을 사용해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했다. 외부는 구리와 인듐, 주석 산화물로 코팅했다. 눈부심 및 김 서림 방지 처리도 돼 있다. 이 밖에 우주복 압력과 온도, 습도 등 다양한 정보를 띄워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기능도 도입했다. 스페이스X가 EVA 우주복을 ‘천으로 만든 갑옷’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EVA 우주복은 안전장치, 의복 재질, 관절 부위 설계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됐다. 신발엔 팰컨9 로켓 및 크루 드래건에도 사용된 내열 소재를 적용했다. 압력 변화가 많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회전 관절을 장착했다. 스페이스X는 “EVA 우주복은 여러 체형에 맞게 개조할 수 있다”며 “인류의 우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체 유형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류가 다중 행성 생명체로 거듭나려면 앞으로 우주복 수백만 벌을 제조해야 한다는 게 스페이스X의 구상이다. 아이잭먼은 “우리가 만든 우주복을 미래 화성인들이 입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역사적인 첫 민간 우주유영을 마친 폴라리스 던 대원들은 우주여행 4일째에 스페이스X의 저궤도 인터넷위성 스타링크와 레이저 통신을 시험한다. 마지막 날인 5일째엔 예정된 36가지 실험 중 미처 하지 못한 것을 마저 할 계획이다. 실험은 대부분 인체가 우주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는 내용이다. 모든 임무를 마치고 나면 이들을 태운 우주선이 플로리다 앞 대서양 해상으로 돌아온다.
재러드 아이잭먼
인류 역사상 최초의 민간 우주유영 임무인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를 이끈 재러드 아이잭먼이 고등학교를 중퇴한 억만장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과학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출신인 아이잭먼은 어릴 때부터 규칙과 경계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15세 때 고등학교를 나온 뒤 검정고시를 치렀다. 1년 뒤인 1999년 16세에 집에 있는 지하실에서 결제 처리 업체 시프트4페이먼츠를 창업했다. 시프트4페이먼츠는 힐튼과 포시즌스호텔, KFC 같은 유명 기업은 물론 미국 내 레스토랑 및 호텔 결제 3분의 1을 처리하고 있다.
평소 비행에 관심이 많던 아이잭먼은 군용 항공기 조종 자격증도 땄다. 2004년 처음 조종사 수업을 받은 그는 2009년 경량 제트기로 61시간51분15초 만에 세계 일주를 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2011년에는 공군 조종사 훈련 및 민간 군용 항공기 방위산업체인 드라켄인터내셔널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민간 기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투용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잭먼은 2019년 드라켄인터내셔널을 블랙스톤 사모펀드에 수억달러를 받고 매각했고, 이듬해 시프트4페이먼츠를 상장시켜 억만장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그의 자산 가치는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폴라리스 던은 아이잭먼의 두 번째 우주비행이다. 그는 2021년 스페이스X의 첫 번째 민간인 우주비행 프로젝트인 ‘인스퍼레이션4’ 임무를 이끌며 3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이잭먼을 “스릴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아이잭먼은 지난달 X(옛 트위터)를 통해 우주산업에 투자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인류가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기술적 경로(우주 탐사)가 있는데, 그것을 추구하지 않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폴라리스 던 우주유영 임무에서 우주선 조종과 통신 지원, 관제센터와의 소통을 담당한 스콧 포티트는 미 공군 조종사 출신이다. 세라 길리스는 스페이스X 수석우주임무엔지니어로 우주비행사 안전 교육과 비행 훈련 등을 맡고 있다. 애나 메논은 이번 임무에서 의무를 담당했다. 우주비행사의 생리학적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시 의료 지원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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